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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 함정···"금리 조정, 신청건수 들여다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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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 이달부터 공시
최근 신청건수는 늘었지만 수용률은 줄어
업계에선 단순 공시 부작용 우려 높아져
수용률 높이려 금리 소폭 인하하고 건수 늘릴 수도
이자감면액, 신청방법, 총 신청건수 등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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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웨이 카드뉴스

금융회사들의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 공시를 앞두고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수용률만을 놓고 비교할 경우 실제 운용과는 왜곡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방법에서부터 이자감면액 등 모두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9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금리인하요구가 수용된 대출규모는 총 32조8000억원으로 1년 기준 감면이자액은 약 16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대출을 받은 뒤 승진이나 급여 상승 등으로 상환 능력이 커지면 금리를 내려달라고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지난 2019년 6월 은행법과 상호저축은행법, 여신금융업법, 보헙업법에 근거가 마련됐고 신용협동조합법에도 법제화됐다.

최근에는 금리인하 신청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수용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다만 신청건수 증가폭 대비 수용건수 증가폭이 작아 수용률은 하락하고 있다.

실제 금리인하 신청건수는 2017년 19만8000여건에서 2020년 91만1000여건으로 약 5배 가량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수용률은 61.8%에서 37.1%로 떨어졌다.

이에 금융당국은 각 금융회사가 금리인하 요구권을 받아들인 실적을 공시하도록 했다. 금융회사들은 이달 말 올 상반기 금리인하요구권 운영 실적을 일제히 공개하게 되는 셈이다. 공시에는 신청건수와 수용률이 담기게 된다.

업계에서는 단순 공시가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각 금융사별 판단 기준이 다른데 이를 결과만 놓고 비교하게 되면 또 다른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신청건수 대비 수용률이 낮을 경우 '나쁜 금융회사'으로 낙인 찍힐 가능성이 크다. 은행의 경우 금리 인상기에 '이자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라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신한은행이 타행보다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이 낮았다는 조사 결과에 적극적으로 반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별 수용률을 보면 NH농협은행이 95.6%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63.0%), 하나은행(58.5%), KB국민은행(38.8%), 신한은행(33.3%) 순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 신청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도록 지난 2020년 시스템을 바꾸며 신청 건수가 많아 수용률이 낮게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중은행 대비 접수 건수가 월등히 많아 수용률이 낮게 나왔지만, 수용액, 수용금액은 시중은행 중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20년 2만 1201건이었던 신한은행의 금리인하요구권 신청 건수는 지난해 12만 9398건으로 6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의 접수 건수는 1만 4719건에서 2만573건으로 6000건 정도 늘었다.

이러한 '착시 효과' 외에도 부작용이 더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수용률만을 비교하게 되면 금융사들이 건수는 늘리되 금리를 깎아주는 폭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 대출 이용자들이 실질적으로 받는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 금리 적용은 각 금융사별로 다른 상황"이라면서 "개인의 신용정도가 다르고 은행의 판단 기준이 다른데 이를 일괄적으로 비교하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요구권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세밀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관계자는 "정부는 '비대면'과 관련된 금리인하요구제도를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금리인하요구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안한 세부방안은 '대면' 방식에 중심을 두고 있고, '비대면'의 특성에 대한 고려는 부족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리인하요구제도의 활용 수준을 '수용률'로 판단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수용률은 금융회사의 책임만으로 결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금융회사의 금융소비자 보호 수준을 판단할 때에는 수용률뿐만 아니라 신청건수, 이자감면액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며 수용률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금융회사가 오히려 신청 안내 등을 소극적으로 할 수 있다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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