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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세 조종 행위 제재, '쇠몽둥이'로 다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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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쌍방울그룹에 대한 의혹이 무성하다. 그동안 벌여온 무분별한 기업 인수전 참여가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스스로의 목을 죄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과 쌍용차 인수 시도는 되레 '먹튀 논란'과 '시세조종' 의혹만 키운 채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사실 올해 쌍방울그룹의 비정상적인 주가 상승을 감안하면 예상 못했던 일도 아니다. 앞서 쌍방울은 올해 3월 말 쌍용차 인수전 참여 발표로 상한가 랠리를 펼쳤다. 당시 쌍방울의 주가는 사흘만에 108% 넘게 치솟았다. 같은 기간 광림(83%), 미래산업(100%), 아이오케이(73%) 등 관련 계열사도 상한가로 내달렸다. 다만 KG그룹이 쌍용차의 우선매수권자로 선정되면서 쌍방울 주가는 올해 고점 대비 반토막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쌍방울은 이달 들어 쌍용차 인수전에 다시 뛰어들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일각에서는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가 주가 급등에 따른 시세 차익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쌍방울은 "진정성을 가지고 임하고 있다"며 해명했지만 투자자들은 외면했다.

그럴 만도 했다. 앞서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미래산업은 4월 초 아이오케이의 지분(647만6842주)을 모두 처분하면서 '먹튀 논란'이 일었다. 처분 금액은 124억원, 주당 평균 매각가는 1916원으로 쌍용차 인수 추진 발표 전 종가(1235원)와 비교하면 55% 가량 높다. 여기에 쌍방울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광림은 전환사채(CB)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서 100억원대 차익을 챙겼다.

이같은 흐름은 지난해 6월 쌍방울그룹이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참여했을 때와 매우 유사하다. 당시 쌍방울은 이스타항공 단독 입찰 기대감에 개인들의 매수세가 이어졌고 주가도 끝없이 치솟았다. 쌍방울그룹은 이 시기를 틈타 45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약 50억원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다만 쌍방울은 (주)성정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서 최종 인수에 실패했고,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 쳤다. 주가는 입찰 의향을 밝힌 후 50% 가까이 오른 상태였는데 인수 불발 이후 추가적인 하락이 이어졌다.

최근 검찰은 이와 관련해 시세조종 등의 혐의로 쌍방울 본사와 쌍방울그룹 계열사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쌍방울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참여하면서 주가가 5일 만에 두 배 이상 치솟은 바 있다. 검찰은 해당 시기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본 정황을 포착하고 그룹 차원의 시세 조종이 있었는지 살피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올해 초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쌍방울그룹의 자금 흐름에 대한 자료를 전달받고 관련 수사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쌍방울그룹의 상장사는 서로가 서로의 최대주주로 있는 구조로 이루어져있다. 광림은 쌍방울의 지분 12.04%를 소유해 최대주주로 있으며, 쌍방울은 비비안의 지분 13.46%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광림은 미래산업의 지분(10.88%)을, 칼라홀딩스와 아이오케이 컴퍼니가 광림의 지분을 각각 15.92%, 8.18%씩 소유하고 있는 순환 구조다.

쌍방울그룹은 계열사간 지분이 얽혀 있는 만큼 자금 거래도 활발하다. 이에 검찰은 그룹 계열사 간 자금 교환이 잦고 일부 액수의 불투명한 거래 정황을 포착했다며 약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양선길 회장을 비롯한 쌍방울그룹 경영진이 횡령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가 있다면 엄하게 다스려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 금융감독당국이 주가 조종 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는 참으로 낮았다. 아무리 잘못을 해도 두드리는 방망이의 수준이 맞아도 아프지 않은 솜방망이였기에 시세 조종 의혹이 걸핏하면 등장하는 것이다.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정상적인 잣대가 무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증권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새로운 양형 기준 정립이 절실히 필요하다. 앞서 미국의 엔론 사태에서 회장과 CEO가 주가조작 혐의로 각각 45년형, 185년형을 선고받은 점을 상기해봐야 한다. 건전한 자본시장 발전을 원한다면 당국이 쇠몽둥이에 필적할 만한 엄격한 법적 잣대 적용이 필요한 시점이다.

안윤해 기자 runh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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