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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앞둔 하형일號, 뒤늦은 차별화 전략 통할까

IPO앞둔 하형일號, 뒤늦은 차별화 전략 통할까

등록 2022.06.27 17:34

수정 2022.06.28 10:18

조효정

  기자

아마존 스토어 효과 미비···차별화된 서비스 필요직매입 기반 익일배송 서비스 확대···'뒤늦은 참전' 지적

IPO앞둔 하형일號, 뒤늦은 차별화 전략 통할까 기사의 사진

출범 100일을 앞둔 하형일 호(號)가 풀어야 할 숙제가 과적돼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커머스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매출 증대, 수익성개선, 점유율 확대 등 11번가의 고질적인 재무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책임이 막중한 상황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직매입 기반의 익일 배송 강화에 나섰다. 내년 계획된 IPO를 앞두고 자사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앞서 11번가는 지난 4월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며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에 나섰다.

다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IPO 시장이 급랭한 시점에서 코로나19 반사이익을 봤던 이커머스 업체들의 몸값마저 깎이고 있다. 새벽배송 선두 주자로 꼽히는 컬리의 상장마저도 회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11번가는 지난 3월 IPO를 위해 대표이사를 하형일 사장으로 교체했다. 하 사장은 맥쿼리투자은행부문 전무, 맥쿼리 기업자산금융그룹 CEO를 역임했다. 2018년에는 ADT캡스 인수, 2020년 SK브로드밴드 티브로드 인수합병을 주도하는 등 사업개발 전문가로 통한다.

하 사장은 내정 직후 "11번가는 앞으로 더 높은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펀더멘털(경제지표)를 갖고 있다"면서 성공적인 IPO를 위해 매출과 수익성 확대를 골자로 한 재무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하 사장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경쟁력 강화 ▲빠른 배송과 연계한 직매입 사업 확대 ▲우주패스를 연결고리로 한 SK텔레콤-아마존-11번가 시너지 및 충성고객 확보 ▲오픈마켓 영역 경쟁력 강화를 성장 전략으로 제시했다.

일환으로 11번가는 최근 '슈팅배송' 탭을 새롭게 오픈했다, 슈팅배송은 평일 자정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는 익일배송 서비스로 기존 '쇼킹배송'을 리뉴얼 한 것이다. 무료 반품 서비스도 도입했다.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우주패스(Universe Pass)' 가입 고객에게는 슈팅배송 무료 반품 혜택을 적용한다.

익일배송 확대를 위해 물류센터도 확보했다. 인천과 대전 물류센터에서 판매자 물류센터를 활용하는 방식(벤더 플렉스, Vendor Flex)으로 슈팅배송 상품과 물량을 늘려간단 방침이다. 여기에 11번가는 현재 보유 중인 물류센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직매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물류센터 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으나 현재는 투자 보단 물류 인프라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운영하면서 직매입을 확대하겠단 전략이다.

11번가는 2016년 이천물류센터를 통해 직매입 기반 이커머스 사업에 공격적으로 나선 바 있으나 이후 수익성 관리 차원에서 오픈마켓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왔다. 직매입 기반 이커머스의 경우 이천물류센터는 정리하고 파주 물류센터를 통해 소규모로 운영해왔다.

업계에선 11번가의 '빠른 배송' 참전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과당경쟁에 따른 출혈을 감수하지 못한 롯데온과 BGF리테일 헬로네이처는 새벽배송 사업을 접었다. 11번가가 빠른 배송에 나선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단 해석도 있다. 오픈마켓 중심의 사업 모델이 차별성이 없는데다 뚜렷한 성과 마저 내지 못하며 손실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11번가의 1분기 매출은 1399억원으로 전년 대비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265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손실폭이 네 배 이상 커졌다. 이러한 추세라면 올해 손실 규모는 지난해 669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설상가상으로 미 아마존과 선보인 해외직구 서비스 마저 소비자를 유인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서비스는 쿠팡, 컬리, SSG닷컴 등에 밀린 입지를 회복하기 위한 11번가의 '비장의 무기'로 꼽혔다.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991만 명까지 늘었던 11번가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지난달 952만 명으로 줄었다. 상품 수가 미국 아마존에 비해 현저히 적은 데다 제품 설명, 리뷰 등의 한글화 서비스도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더 경쟁력을 가지려면 해외 직구가 보편화 된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1번가도 이 같은 시각을 인정하며 '양보단 질로 승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직매입 상품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실제 11번가는 애플 브랜드관을 론칭해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정품을 '슈팅배송' 카테고리에 편입하기도 했다.

11번가 측은 "고객들이 맞는 상품과 영역을 잘 파악해 물류센터에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채우는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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