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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주택통 면모 과시한 윤영준 사장, '디에이치' 수주 전략 놓고 고심

부동산 건설사 건설사 진골 CEO 시대 ⑩현대건설

주택통 면모 과시한 윤영준 사장, '디에이치' 수주 전략 놓고 고심

등록 2022.05.12 07:19

수정 2022.05.14 13:21

김소윤

  기자

작년 도시정비 최대 실적 달성해 주택전문가 입증수주 곳간 가득 찼지만 사업 순탄할지는 지켜봐야자재비 인상 두고 곳곳서 잡음···둔촌주공 대표적공사비 인상에 부산 등 고급 '디에이치' 수주 고민

주택통 면모 과시한 윤영준 사장, '디에이치' 수주 전략 놓고 고심 기사의 사진

현대건설이 주택전문가로 알려진 윤영준 대표이사 사장을 수장으로 기용한 후 최근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윤영준 사장은 작년에 도시정비사업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수주 실적 5조원대를 달성해 주택전문가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3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수주액 1위 자리를 지켜낸 것이다. 올해 현재까지도 수주 실적이 2조원대를 훌쩍 넘고 있는데 국내외 수주실적 1위에 도전한다는 야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렇듯 수주 곳간이 가득 찬 현대건설이지만 최근 치솟는 원자잿값 인상에 사업이 순탄할 지에는 아직 물음표가 붙는다. 대표적인 사례가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의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다. 공사비 3조2000억원, 1만20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설 예정인 둔촌주공 재건축은 공사가 중단됐다.

둔촌주공 공사 중단 문제는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 수주 전략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 들어 현대건설은 광주와 대전에 이어 부산 등 광역시에도 '디에이치' 깃발을 꽂으려 했는데 둔촌주공 리스크에 윤영준 사장은 해당 브랜드 적용하는 문제를 두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작년 21개 사업지에서 총 5조5499억원을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에서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막판까지 현대건설을 뒤쫓던 GS건설(5조1437억원)과 4062억원 차이를 기록하며 1위 자리에 오른 성적이다.

윤 사장은 작년에도 도시정비부문에서 1위를 달성하며 주택전문가로서의 면모를 입증한 셈이다. 지난 1987년 현대건설에 공채로 입사한 '정통 현대맨' 윤 사장은 재경본부 사업관리실장(상무), 공사지원사업부장(전무),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20년 12월 사장으로 승진했고 작년 3월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특히 윤 사장은 주택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대표이사로 취임하기 전에 현대건설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 론칭을 주도했고 지난 2020년에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으로 불리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수주전을 진두지휘한 인물이다. 그는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에서 직접 조합원이 돼 현대건설의 수주를 이끌기도 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전례없는 전략을 활용했다며 그의 수주 성공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올해도 연초부터 용산 이촌동 강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과 대전 유성구 장대B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 등을 확보하며 2조원 이상의 재개발·리모델링 수주를 따내며 도시정비사업 강자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이렇듯 수주 곳간을 두둑이 쌓은 현대건설이지만 윤 사장에게도 고민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서울 강동구의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다. 서울 강동구에 있는 둔촌주공아파트 사업장은 현재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과 재건축조합 간 갈등으로 공사가 결국 중단됐다. 갈등의 발단은 2020년 6월 전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이 체결한 공사비 증액 계약 때문이다. 최근 자재비 인상으로 둔촌주공뿐만 아니라 일부 재개발·재건축 현장의 공사가 멈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건설의 수주 사업 또한 순탄할지는 알 수가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둔촌주공 발목으로 '디에이치' 수주 전략에도 적지않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부산 지역에서 이야기다. 최근 공사비가 크게 올라 디에이치 브랜드로는 공사 평단가를 맞추기 어려울 수 있어서다. 자칫 현대건설이 손해를 보고 아파트를 지어야하는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앞서 윤 사장은 올해 '디에이치'를 앞세워 부산을 포함해 광역시에 조 단위 프로젝트를 따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일단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적용 얘기가 나온 부산 지역은 부산진구 범천1-1구역과, 해운대구 우동3구역 등이다. 이들 중 '디에이치'를 적용하게 된다면 부산 지역에 최초로 현대건설 하이엔드 브랜드를 내건 단지가 될 것이다.

먼저 부산진구 범천1-1구역 재개발 조합은 현대건설로부터 '디에이치' 제안서를 제출받았다며 조합원들에게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상 현대건설 측은 "범천1-1구역에 디에이치 브랜드를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동3구역에도 지역 내 정비사업팀이 해당 조합에서 '디에이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미 정비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이 부산 우동3구역 입찰에 참여한다면 이곳에 '디에이치'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달 1차 본입찰 때 현대건설은 결국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후 2차 현장설명회 때는 현대건설이 참여했다. 현장설명회 참여가 반드시 입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설명회에 참여했다는 점은 해당 사업에 관심이 있다는 뜻으로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으면 입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

현대건설 측은 "아직 해당 지역에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상태인 만큼 벌써부터 '디에이치' 적용 문제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공사비 인상으로 인해 '디에이치' 브랜드 공사로 평당 단가 맞추기가 어려울 수 있는 분위기가 있는 만큼 부산 뿐만 아니라 또다른 정비사업지에서도 윤 사장이 '디에이치' 수주 전략에 있어서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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