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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최장수 부총리 홍남기···마지막까지 "재정건전성 지켜달라" 당부

떠나는 최장수 부총리 홍남기···마지막까지 "재정건전성 지켜달라" 당부

등록 2022.05.09 13:34

주혜린

  기자

1247일간 경제부총리 재임···코로나 위기 극복 진두지휘'홍두사미'·'홍백기' 등 논란···부동산시장 불안정 책임도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2.11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2.2.1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7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했다. 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진 홍 부총리는 9일 열린 이임식에서 마지막까지 재정 건전성 관리를 당부했다.

홍 부총리는 춘천고와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기재부의 전신인 경제기획원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기획예산처 예산실 예산총괄과 서기관, 기획예산처 성과주의예산팀장·예산실 예산기준과장 등 핵심 보직을 거쳤고,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근무를 했다.

이후 미래창조과학부 제1차관을 거쳐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무조정실장(장관급)으로 중용된 그는 2018년 12월 10일 경제부총리로 임명돼 이날까지 1247일간 재임했다. 홍 부총리는 윤증현 장관(842일)을 제치고 역대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중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우게 됐다.

홍 부총리는 재임 기간 중 총 365회 장관급 회의를 주재하며 사흘에 한 번꼴로 회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장관 모두발언은 전날 새벽까지 손수 수정하는 꼼꼼한 성미로 이름을 날렸다. 홍 부총리는 임기 동안 126번 현장을 찾아 기업과 서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또 작년 상반기 국무총리 공석으로 총리 직무대행과 경제부총리 역할을 병행 수행해 국정운영에 공백이 없도록 대응하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이임사에서 "한 치의 후회도 없도록 공직 생활에 열정을 다 쏟으며 달려왔다"고 회고했다.

홍 부총리의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경제 전방위적인 충격에 맞서 금융·재정 지원을 이어갔다.이 과정에서 7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총 11차례 예산을 편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국가채무가 급증하고 재정 건전성이 악화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었다.

재임 기간 내내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홍 부총리 또한 시장 불안정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홍 부총리는 "못다 한 일, 아쉬움이 큰 과제들은 '애가 타다 남은 굳은 살'로 가슴 한편에 깊숙이 남는다"며 "여러 가지 복합적 요인으로 부동산시장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번번이 정치권의 요구에 밀리면서 홍 부총리는 '홍두사미(홍남기+용두사미)', '홍백기(홍남기+백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2020년 11월 주식 양도소득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 강화에 따른 논란이 이어지면서 당시 정치권의 압박으로 결국 대주주 기준이 유지되자, 홍 부총리는 사표를 던지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위기 극복을 포함한 경제 운용의 공과와 장관의 정책 결정에 대해 여러 언론 평가가 있었지만, 충분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일정 부분은 추후 역사가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 후배들에게는 "긴 안목에서 큰 흐름을 보면서도 작은 것을 꼼꼼히 살피는 '대관소찰'의 자세와 부서·부처 간 협업의 자세, 공직자로서 자신에 대한 엄격함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새 정부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겹쳐 쌓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등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상황이 점점 복잡하고 엄중해지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동안 조치해온 위기 극복 정책들의 정상화도 숙제이며, 특히 재정 영역에서 재정의 지속가능성 회복은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국제기구와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재정 지속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점점 매서워지고 있으며, 고령화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시간도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의 역할 수행과 건전성이 조화롭게 지켜지는 나라 곳간을 지키고, 새 정부에서 재정준칙을 조속히 법령으로 제도화하여 중기 재정 관리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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