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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씨젠 천경준 회장 부부, 자식에 90만주 증여했다 취소 왜?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씨젠 천경준 회장 부부, 자식에 90만주 증여했다 취소 왜?

등록 2022.04.28 14:50

수정 2022.04.29 10:52

유수인

  기자

지난 2월 자녀 세 명 등에 약 98만주 증여주가 하락기 증여세 절감 후 재증여 가능성 관측천종윤 대표도 최저점 때 증여···사측 "개인적 사유" 주가부양책으로 ESG경영‧포스트코로나 대비 나서

씨젠 천경준 회장 부부, 자식에 90만주 증여했다 취소  왜? 기사의 사진

대표적인 코로나19 수혜기업 씨젠의 천경준 회장 부부가 지난 2월 자녀 3인에게 준 총 90만주의 증여를 갑자기 취소하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기간을 틈타 세부담을 줄이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씨젠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종전 30.87%에서 30.71%로 소폭 낮아졌다고 전날 공시했다.

현재 씨젠 최대주주는 천종윤 대표(18.21%)이다. 천 대표의 삼촌인 천경준 회장 부부가 각각 3.54%, 3.20%의 지분을 보유해 2‧3대 주주를 유지하고 있다. 천 대표의 동생인 천종기 씨젠의료재단 이사장은 2.22% 지분 보유로 4대 주주다.

공시를 보면, 천 회장은 지난 2월 7일 천혜영, 천미영, 천시영 등 자녀 3인에게 준 45만주에 대한 증여를 취소해 보유 주식이 변동 전 139만8522주에서 184만8522주로 늘었다. 앞서 천 회장은 같은 달 17일 모교인 한양대 총동문회 외 13인에게 7만6480주(약 40억원)를 증여해 보유주식이 147만5002주에서 139만8522주로 감소했다.

부인 안정숙씨도 이날 자녀 3인에게 증여한 45만주 증여를 취소해 총 167만2464주를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자녀들의 씨젠 지분은 천혜영 0.49%(25만5016주), 천미영 0.14%(7만586주), 천시영 0.30%(15만6231주)로 변동됐다.

갑작스러운 증여 취소 소식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증여세 절감을 위한 조치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여세는 증여 발표 전후 각각 2개월간의 주가 평균액을 기준으로 한다. 때문에 증여 시점을 결정할 땐 과거 2개월간 주가가 적당히 낮았는지, 당분간 주가가 오르지 않을지에 대해서 숙고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천 회장 부부의 주식 증여 시점 당시 주가는 종가기준 5만7000원이었으나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전환 분위기로 주가가 지속 하락하며 이달 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27일 종가기준으로는 3만9400원이다.

과거 천종윤 대표도 주가가 저점일 때 특수관계인에게 보유 주식 68만주를 증여한 이력이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대 주주였던 천 대표는 2015년 5월 보유 주식 68만주(2.71%)를 특수관계인 친인척 6명에게 증여했다. 증여 전인 2014년 12월까지는 주가가 4만원대에 머물렀으나 이후 증여 발표일까지 3만원대를 유지했다.

만약 천 회장이 절세 차원의 재증여를 목적으로 증여를 철회한 거라면 주가는 더 하락할 수도 있다.

천 회장은 2000년 9월 씨젠의 설립 과정에서부터 깊숙하게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천 회장은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국내 최초로 팩시밀리와 휴대폰을 개발해 연봉 100억원을 달성한 인물이다. 그는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조카 천종윤 대표에게 3억원을 빌려주며 씨젠 설립을 전폭적으로 도왔다. 최 회장의 재력과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씨젠은 2009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201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그러나 회사측은 개인적인 판단에 의한 결정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천 회장이 씨젠의 기타비상무이사 위치에 있긴 하지만 가족간 증여 문제이기 때문에 (증여 취소 이유에 대해) 알지 못한다"면서 "한양대에 지분을 증여한 것도 회사와 관련된 일이 아니라서 따로 파악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천 회장이 직접 회사 경영에 나서는 일도 없다"고 부연했다.

지속되는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의 거센 불만을 사왔던 씨젠이 오너가의 필요에 의해 일부러 주가 부양에 소극적이라거나 주가를 하락시키고 있다는 의혹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특단적 부양책이 요구된다.

현재 씨젠은 주주들에게 약속한 코스피 이전 상장 계획을 잠정 중단한 상태다. 코스피 이전 상장 평가요소 중 하나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ESG 등)과 관련해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씨젠은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지난해 발표한 2021년 4분기 ESG 부문 평가에서 최하위인 'D등급'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사측은 "관계당국이 ESG 관련 사항을 과거보다 엄격하게 검토하고 있어 향후 추진여부를 결정하는 게 보다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며 "무리하게 추진할 경우 평가상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기각된다면 3년간 재신청 불가 가능성, 기업평판 악화 등 이에 따른 리스크 요인도 감안해야 한다는 외부전문가 지적사항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관련해 회사는 전담부서 등을 구축해 ESG 개선 활동을 진행하는 한편, 포스트코로나 대비에도 나서고 있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회사가 급성장함에 따라 ESG경영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지적이 있어서 지난해 10월 전담팀을 만들고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회사 측은 "우리는 코로나 진단 제품 외에도 약 150개의 멀티플렉스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로 감염질환에 대한 경각심 또한 높아져 있기 때문에 호흡기 질환 외에 다양한 감염 진단의 검사 제품들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며 포스트코로나에도 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인체의 진단 영역에서 벗어나 동식물에 이르는 다양한 진단 시약도 출시해 시약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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