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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한 일이 없다고?"···산업은행, 구조조정 책임론에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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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KDB생명 매각 불발에 책임론 제기
본점 부산 이전과 '민영화' 강행하려는 포석
일각선 의구심···"외부 환경 받쳐주지 않아"
"금호타이어·두산重 등 성공사례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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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업은행 제공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과 KDB생명 등 연이은 구조조정 자회사 매각 불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년간 신경을 쏟은 노력이 무위로 돌아간 것은 물론, 이를 빌미로 정치권에서 책임론을 제기하며 '부산 이전'과 '정책금융 개편' 카드로 대대적 공세에 나섰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치권으로부터 정책금융기관 재편 여론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산업은행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 개최한 토론회에서 참가자들은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실패를 둘러싼 책임론에 불을 지폈다. 또 정책금융기관이 주채권은행으로 주도해 사후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이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정치권의 이 같은 발언은 산업은행이 연초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이달 KDB생명 매각까지 실패한 데서 비롯됐다.

산업은행은 전날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JC파트너스 측에 매매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들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후 1년 반이 지나도록 KDB생명 인수를 매듭짓지 못한 데다, 현재 운영 중인 MG손해보험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여파에 대주주 요건까지 상실한 탓이다. 이로써 산업은행이 10년을 끌어온 KDB생명 '새 주인 찾기'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이를 놓고 국민의힘 측은 산업은행이 지난 5년간 기업 구조조정에 실패했다는 논리를 폈다. 궁극적으로는 새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당선인의 공약인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에 MB정부 시절 한 차례 무산된 민영화까지 동시에 밀어붙이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다만 일각에서는 KDB생명과 대우조선 매각 실패의 책임을 온전히 산업은행으로 돌리는 게 과연 합리적이냐는 근본적인 의구심도 존재한다. 애초에 인수 후보를 잘못 선택한 것은 잘못이지만, 대내외 환경도 받쳐주지 않았다는 진단에서다.

일례로 대우조선 매각을 무산시킨 쪽은 분명 유럽연합(EU)이었다. EU 집행위원회는 연초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을 승인하지 않았는데, 통합 조선소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에 지배적 위치를 형성하면서 선박·에너지 시장 경쟁을 저해할 있다는 이유였다. 즉, 자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겠다는 '지역 이기주의'가 두 조선소의 통합을 가로막은 셈이다.

KDB생명 매각 건의 경우 산업은행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업황 악화로 보험사 인수를 원하는 기업이 많지 않고, 비슷한 시기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에 비해 KDB생명이 수익성 측면에서 매력적인 기업도 아니어서다. 결국 산업은행은 2020년 6월 본입찰에 단독으로 뛰어든 JC파트너스에 손을 내밀었으나,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맞았다.

따라서 두 건 만을 놓고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역량을 따지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게다가 산업은행이 지난 5년간 구조조정 분야에서 전혀 실적을 내지 못한 것도 아니다. 2018년에는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했으며 2019년엔 동부제철(현 KG스틸), 2020년엔 한진중공업에 각각 새 주인을 찾아줬다.

1년11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체제를 졸업한 두산중공업은 국책은행이 주도하는 기업 구조조정의 모범사례로 평가받는다. 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과 함께 두산중공업에 긴급자금 3조원을 지원했으며 두산그룹과의 협의 아래 보유자산 매각과 자본 확충을 유도했다. 그 결과 두산은 두산타워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을 처분하며 유동성 위기를 모면했을 뿐 아니라, 지난 2월28일자로 채권단과 맺은 재무구조 개선약정(MOU)에서도 벗어났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건 역시 실패 사례로 보기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방침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나, 미국·영국·EU 등 6개국 경쟁당국의 심사를 남겨뒀고 전망도 긍정적이라 마지막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올 들어 대우조선과 KDB생명 매각에 연이어 실패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간 굵직한 기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데 기여한 것은 사실"이라며 "정치권도 그에 대한 공과를 정확히 평가하고 정책금융의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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