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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무신사의 공든 탑

오피니언 기자수첩

무신사의 공든 탑

등록 2022.04.18 16:25

천진영

  기자

reporter
2001년 등장한 온라인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사진 많은 곳'은 트렌드에 민감한 10~20세대의 시선을 사로 잡기 충분했다. 정체성이 뚜렷한 길거리 패션과 유행 스타일을 소개하는 '무신사 매거진'을 발행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2009년 커머스 기능을 도입하며 현재의 무신사로 성장했다.

새로운 온라인 패션 시장을 개척한 무신사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중소 패션 브랜드와의 상생문화 조성에도 주력했다. 단순히 쇼핑몰을 넘어 회원과 브랜드 간 소통을 돕는 네트워킹 채널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여기에 주 고객층인 1020세대 맞춤형 서비스와 차별화된 쇼핑 경험 제공 등도 탄탄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명품 카테고리로 영역 확대에 나선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가품(짝퉁) 논란에 휘말리며, 무신사는 적지 않은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 1일 무신사가 판매한 미국 명품 브랜드 '피어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가 최종 가품 판정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1위 자존심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재발 방지가 최우선이었다. 무신사는 에센셜 제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200% 보상 결정 등 즉각 수습에 나섰다.

네이버의 리셀(재판매) 플랫폼인 크림과 올 초부터 이어진 '짝퉁 공방'이 일단락 됐지만, 논란을 회피하기 위한 일보 후퇴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 한다.

에센셜 티셔츠의 상표 권리권자인 피어 오브 갓 본사 측은 무신사 부티크 판매 제품 뿐 아니라 타 리셀 플랫폼에서 정품 검수 통과한 제품, 에센셜이 공식 유통사에 공급한 제품까지 모두 '정품으로 판정할 수 없다'고 결론을 지었다. 이는 에센셜 브랜드 판매처 곳곳이 가품 지뢰밭이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식 유통처에서 신규 발매한 상품조차 정가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고객 보호 차원에서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는 게 무신사 측 입장이다.

동시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 작업도 일사불란하게 이뤄졌다. 무신사는 해외 명품에 대한 검수 절차를 강화하기 위해 기존 시스템을 전면 개선하고, 공식 파트너로서 상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파트너십을 확대키로 했다. 가품 발생에 대비해 체계적인 대응 프로세스도 세웠다.

'짝퉁 논란'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지만 고객 관심이 꾸준히 늘어나는 점은 위안거리다. 빅데이터상 무신사의 저력은 흔들림이 없었다는 평가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무신사의 일일 활성 사용자수(DAU)는 지난 10일 기준 1만2087명으로 집계됐다. 가품 이슈가 불거진 1일(8994명) 대비 34.4% 늘어난 규모다.

앱 활성화 지표 중 하나인 사용률에서도 무서운 기세를 이어갔다. 사용률은 총 설치 기기 수(AOS+iOS) 대비 사용자 수를 나눈 값이다. 이달 1~10일 9%대 안팎의 사용률을 유지했으며, 지난 8일에는 9.97%까지 뛰었다. 같은 기간 국내 상위 명품거래 앱들의 평균 사용률(5%대)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그만큼 앱 자체가 잘 돌아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면에는 짝퉁 이슈가 크게 부각된 것도 높은 관심에서 비롯됐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지난해 무신사는 국내 패션 플랫폼 최초로 거래액 2조 시대를 열었다.

다년 간 쌓아온 고객 신뢰에 짝퉁 논란으로 떠안게 된 부담은 적지 않다. 그간 공든 탑이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와의 업무 협약 등 신뢰 회복에 방점을 찍은 노력은 주목할 만 하다. '공든 탑이 쉽게 무너질 리 없다'는 가설을 증명해 낼지 무신사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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