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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KG그룹이라면"···산업은행, 쌍용차 인수 후보 등장에 반색

"그래도 KG그룹이라면"···산업은행, 쌍용차 인수 후보 등장에 반색

등록 2022.04.14 11:36

차재서

  기자

산업은행도 '쌍용차 인수전' 향방 예의주시'동부제철 정상화' KG그룹 도전에 기대감↑거래 성사 시 자금 지원 논의 속도 붙을듯

"그래도 KG그룹이라면"···산업은행, 쌍용차 인수 후보 등장에 반색 기사의 사진

KG그룹의 가세로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새 국면을 맞으면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내심 반색하고 있다. 자금 조달과 경영능력을 보유한 기업이 인수 의향을 내비친 만큼, 거래만 성사되면 쌍용차가 청산 위기를 벗어나는 동시에 경영정상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점쳐져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G그룹과 쌍방울그룹,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 등복수의 기업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들자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쌍용차 인수전은 '3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쌍방울이 이달초 쌍용차 매각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에 구두로 인수 의향을 밝힌 데 이어 최근 인수의향서(LOI)를 냈고, KG그룹도 KG케미칼을 앞세워 인수 경쟁에 참전했다. 한 차례 고배를 마신 파빌리온PE까지 재도전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서울회생법원은 이르면 이번주 쌍용차 재매각 여부와 매각 방식을 결정할 예정인데, 업계에선 '스토킹 호스'를 택할 공산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회생기업이 인수 예정자를 미리 선정한 뒤 별도로 공개 경쟁입찰을 진행하며, 입찰 무산 시 인수 예정자에게 매수권을 주는 매각 방식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곳이 나타나면 기존 계약을 해지할 수도 있다.

이를 바라보는 산업은행 측 분위기는 사뭇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오랜 역사를 지닌 국내 자동차기업이 '청산'이란 최악의 국면을 피하게 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산업은행 내부에선 여러 후보 기업 중 KG그룹에 주목하는 눈치다. 이 기업이 충분한 자금을 보유한 것은 물론 경영적 측면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낸 만큼 거래 성사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KG그룹은 다른 기업보다 자금력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는 작년말 기준 3600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며, KG ETS 폐기물사업부 등 매각에 따라 하반기엔 5000억원을 추가로 확보한다. 여기에 컨소시엄 참여를 예고한 사모펀드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까지 힘을 보태면 적어도 1조원의 인수 자금을 동원할 수 있을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KG그룹은 이미 경영능력도 입증했다. 2019년 산업은행으로부터 사들인 KG스틸(옛 동부제철)을 흑자 기업으로 돌려놓으면서다. KG그룹은 이후 동부인천스틸을 흡수합병해 물류비 등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적자에 시달리던 강관사업부를 과감히 매각하는 등 노력을 이어왔다. 그 결과 KG스틸은 채권단 공동관리에서 벗어난 지 1년 만에 반기 기준 경상이익 흑자(327억원)를 내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에도 296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전년 대비 176% 성장했다.

덧붙여 KG그룹은 KG케미칼과 KG스틸을 통해 자동차 차체와 내외장제로 쓰이는 강판을 제작하고 있어 쌍용차와 여러모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넓게 보면 이러한 연결고리는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과 지속 가능한 사업계획을 전제로 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구조조정 철학과도 맥을 같이한다. 산업은행의 마음이 자연스럽게 KG그룹으로 기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일각에선 KG그룹이 쌍용차 인수를 성사시키면 산업은행의 추가 자금 투입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흘러나온다. 다방면의 역량을 보유한 이 기업이 자금조달과 신사업 계획을 포함한 쌍용차 경영정상화 방향을 충실히 제시하면 산업은행도 전향적으로 나서지 않겠냐는 진단에서다.

그간 산업은행은 쌍용차가 새 투자자를 확보하고 신사업과 구조조정으로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증명해야 대출 등 지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고수해왔다. 주주가 아닌 주채권은행인데다, 쌍용차의 경우 존속가치(6200억원)보다 청산가치(9800억원)가 더 높다는 진단도 있어 지원 명분이 없었던 탓이다. 앞선 우선협상대상자인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경영자금 조달이나 신사업 추진 방향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것도 위험 요인이었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선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전기차 개발을 목표로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붓는 만큼 에디슨모터스 측 투자계획(500억원 규모)에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공신력 있는 제3의 기관으로부터 자금 조달과 기술, 비전, 관리, 경영능력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연초에는 "에디슨모터스가 부채를 탕감하고 나머지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하겠다는데, 이는 자기돈 안들이고 회사를 인수하는 전형적인 LBO(차입매수)"라면서 "자기돈 10원 집어넣고 회삿돈 100원으로 운영하겠다는 계획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 차원에서 관여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서도 "쌍용차가 새 주인을 찾아 경영정상화에 성공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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