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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천덕꾸러기 유배당 보험"···보험사들 IFRS17·채권가치 하락에 고심

금융 보험

"천덕꾸러기 유배당 보험"···보험사들 IFRS17·채권가치 하락에 고심

등록 2022.04.13 09:04

수정 2022.04.13 15:04

이수정

  기자

충당금 쌓기 바쁜데 매년 몇 백억원씩 배당삼성생명 유배당 결손액은 21조 원 웃돌아금리 상승에 채권 가치↓···운용 더 어려워져"장기적으로 유배당보험 비중 낮출 필요있어"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보험사들이 확정형 고금리로 판매했던 유배당 보험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내년으로 다가온 새 회계기준(IFRS)를 앞두고 부채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유배당 보험이 많은 보험사일수록 부담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다수 보험사가 판매한 유배당 보험은 해마다 수백억원이 빠져나가고 자체 결손금액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기준금리의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채권 보유비중이 높은 보험사들의 유배당 보험 상품 운용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확정형 고금리로 판매했던 유배당 보험 상품은 생명보험사에 골칫거리로 전락한 지 오래다. 유배당 보험은 계약자에게 받은 보험료를 받아 운용 수익이 날 경우 배당을 주는 상품이다. 금리가 비교적 높던 2000년대 초까지 판매됐는데, 이 당시 높은 고정금리를 약속한 상품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애를 먹이는 상황이다.

현재 보험업계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 회계기준에 대비해 충당금 쌓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때문에 대표적인 배당주(株)인 보험사가 주주배당을 하지 않는 사태가 벌어지는가 하면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도 했다.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보험 건수(210만 건)가 가장 많은 삼성생명은 2017년 767억원, 2018년 1818억원, 2019년 713억원, 2020년 413억원, 2021년 398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사 중 배당액이 가장 많다.

한화생명(143만 건)의 경우 매년 350억~400억원을 유배당 보험 배당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3대 생보사 중 유배당 보험 규모가 가장 적은 교보생명(82만 건)은 2017년 257억원에서 2018년 178억원으로 다소 줄어든 뒤 100억원대 후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유배당 보험의 자체 부채 적정성 평가 결손 금액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부채 적정성 평가 결손액은 결산 당시를 기준으로 해당 상품이 계속 유지될 경우 향후 돌려줘야 할 보험금, 배당액 등을 계산한 추정치다. 당장 손해가 나는 건 아니지만 미래에 결국 손해를 본다는 의미다.

삼성생명의 경우 지난해 금리확정형 유배당 보험 결손액은 21조3404억원이다. 확정금리 유배당 상품을 유지하는 것만으로 향후 21조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되는 셈이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그래픽=박혜수 기자 hspark@

물론 보험사가 보유한 무배당 보험 계약에 따른 잉여 금액이 이를 모두 상쇄하기 때문에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유배당 보험 가입자 입장에서도 배당 부문에서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는다. 각 사가 최근 유배당 보험 배당금액을 상회하는 '계약자배당안정화 준비금'을 쌓아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은 890억원, 한화생명은 719억원, 교보생명은 780억원을 배당안정화 금액으로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내외 환경이 급변할 경우 유배당 상품이 보험사의 실적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특히, 결손 금액과 같은 부채 항목을 시가로 반영하는 IFRS17을 적용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여기에 채권 보유 비중이 높은 보험사의 유배당 상품 운용은 녹록치 않다. 금리 상승 영향으로 채권을 굴려 수익을 내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유배당 상품을 무배당 등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게 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대형 생보사들의 유배당 결손금액은 지난 2020년부터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삼성생명은 2020년 말 대비 지난해 결손액이 4조원 가량 줄었다. 한화생명은 1조원 가량이 감소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유배당 보험이 여러 방면에서 골칫거리가 되다 보니 계약자들에게 무배당 상품을 우회적으로 권유하는 분위기다"며 "보험사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유배당 보험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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