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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윤종규, 푸르덴셜·KB생명 합친다···"34조 대형 생보사 도약"(종합)

금융 은행

윤종규, 푸르덴셜·KB생명 합친다···"34조 대형 생보사 도약"(종합)

등록 2022.03.14 14:23

이수정

,  

차재서

  기자

KB금융, KB생명·푸르덴셜생명 합병 결정 하반기 사명 결정···내년초 통합법인 출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수익기반 확대직급·연봉·IT시스템 등 '화학적 결합' 숙제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양대 생명보험사인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을 선언했다. 생명보험 사업의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 리딩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굳히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이 합병을 통해 총자산 34조원 규모의 중위권 생명보험사로 발돋움하는 만큼 업계에도 새 바람이 불 전망이다.

KB금융은 14일 소비자 중심의 리딩 생명보험사로 도약하기 위해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을 통합한다고 밝혔다. 통합 생명보험사의 사명은 하반기 중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거쳐 내년 초엔 완전한 통합 법인이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13번째 자회사로 편입한지 1년11개월여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KB금융은 2020년 4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마친 이래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유지해왔다. 새 식구가 된 푸르덴셜생명이 안정을 찾고 그룹 문화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일종의 적응 기간을 준 셈이다. 이 가운데 회사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자 윤 회장도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두 보험사의 통합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KB금융 측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약 2년의 독립 운영 후 KB생명과의 합병을 검토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어서다. 아울러 푸르덴셜생명이 최근 이사회에서 8월까지였던 민기식 대표의 임기를 연말로 미루자고 합의하자 합병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보험이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한층 강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늘어나는 총자산과 수익을 기반으로 회사의 안정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특히 통합이 마무리되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 보험사는 34조원의 총자산을 갖춘 업계 7~8위 생보사로 탈바꿈한다. 자산 규모가 신한라이프(71조원)엔 미치지 못하지만, KB생명이 도약을 위한 내실을 다지고 있는 가운데 푸르덴셜생명의 수익성을 더하면 곧 중기적으로 성장가도를 이어갈 것으로 평가받는다.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에 인수된 뒤에도 알짜 계열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에는 336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국민은행(2조5908억원) ▲KB증권(5943억원) ▲KB국민카드(4189억원)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수익을 그룹에 안겼다.

여기에 KB생명의 실적(순손실 466억원)을 더하면 통합 보험사의 순이익은 총 2896억원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많은 자산을 보유한 농협생명(1657억원)이나 동양생명(2756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신계약 유치 등 자체적으로 내실을 다지는 KB생명의 노력이 더해지면 성장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쳐진다. KB생명은 매년 신계약비(보험을 유치하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를 증액했고 지난해는 2299억원을 쏟아 부었다. 올해는 방카슈랑스 의존도를 줄이고 KB금융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비대면 영업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사업 포트폴리오가 한층 견고해지면서 수익 기반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KB생명이 방카슈랑스와 법인대리점(GA) 채널에, 푸르덴셜생명은 영업조직(라이프플래너)과 GA에 각각 강점을 지녔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창출할 것이란 분석이다.

KB금융 측은 "경쟁력 있는 양사의 판매 채널이 결합됨에 따라 소비자와의 접점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통합 생명보험사는 더 많은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상품과 프리미엄 종합금융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시간적 제약이 있는 소비자를 위해 아웃바운드 상담뿐 아니라 상속·노후 설계, 가업승계 자문 등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남은 과제는 한 살림을 차리는 두 보험사가 어떤 방식으로 '화학적 결합'을 시도하느냐다. 서로 다른 직급이나 의사결정 과정, 전산 시스템, 연봉 체계 등을 합치는 게 이들의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위화감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통합 이후 '계파 갈등'과 같은 내부 분열이 확산되면서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신한라이프처럼 과거 합병으로 재탄생한 다른 금융사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엿볼 수 있다.

KB금융 측은 "양사가 푸르덴셜생명의 인수 이후 영업 지원, IT, 자산운용, 회계, HR 등 여러 부문의 공동 운영을 통해 '원펌(One-firm)'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면서 "연말까지 통합 관련 절차를 순조롭게 마무리 짓고 소비자 중심 리딩 생명보험사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통합을 잘 마무리해 소비자, 주주,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가치제고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업무공간과 IT통합 등 물리적인 통합뿐 아니라 양사간 서로 다른 기업문화의 융화, 직원간의 화합 등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기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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