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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지배구조 난제 해결사···주택통 박철희 총괄사장

부동산 건설사 건설사 진골 CEO 시대①/호반건설

지배구조 난제 해결사···주택통 박철희 총괄사장

등록 2022.02.14 10:10

김소윤

  기자

1999년 호반건설에 입사한 24년간 '호반맨'스카이밸리골프 수장 맡아 경영 능력 인정성공적 흡수합병 시키며 지배구조 도맡아건설 수주담당 임원 맡으며 사업확장 주도현재 대표이사 올라서도 주택사업에 총력

[건설사 진골 CEO 시대][편집자주] 진골(眞骨). 신라의 신분제도인 골품제(骨品制)의 계급 중 하나다. 최고위 왕족인 성골 바로 아래 계층을 이른다. 신라 초기에는 왕위 계승권이 없는 고위 귀족층을 이르렀지만, 김춘추가 태영무열왕으로 즉위하면서 최고위 귀족층으로 군림하게 된다. 금관가야 왕족 후손인 김유신의 집안 김해 김씨도 진골이었다.

건설사에도 진골이 있다. 이들은 오너가 로열패밀리(왕족)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한 이후 첫 직장으로 특정 건설사에 몸 담은 뒤 창업주(오너) 일가와 초기부터 동거동락을 함께하며 개국공신으로 또는 최측근 복심으로 그간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 마침내 최고경영자인 CEO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들을 말한다. 중대재해처벌법 등 업계의 특수한 사정도 없지는 않지만, 내부출신으로 건설업계 특성상 오너들 믿을맨 역할을 하며 전문경영인으로 대표이사까지 오른 토종 CEO들이 속속 전면에 나서고 있다. 그들은 어떤 능력·역량·경쟁력·소신을 갖추고 있고, 이들이 말하는 앞으로의 회사 비전과 미래 발전 방향은 무엇인지 뉴스웨이가 시리즈로 짚어보기로 했다.


지배구조 난제 해결사···주택통 박철희 총괄사장 기사의 사진

호반건설은 김상열 회장이 지난 1989년 직원 5명과 자본금 1억으로 설립한 회사다. 광주에서 아파트 건설사업을 주로 했으며 2000년대부터 '리젠시빌'이란 브랜드를 붙인 기업형 임대아파트를 광주와 전남권에 공급하면서 성장했다. 지난 2017년 대기업집단에 편입됐으며 2018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호반건설과 호반이 합병됐다.

이후 작년(2021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 대기업집단 순위에서 자산 순위 37위를 기록하며 나름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건설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호반건설은 유통과 리조트, 언론 등에 이어 대한전선까지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몸집을 불려 나갔다.

호반건설이 몸집이 커짐과 동시에 그간 지방 건설사라는 이미지에서도 벗어나 전국구 대형 건설사로 발돋움 했다. 그 중심에는 50세라는 젊은 나이에 호반건설 단독 대표이사를 맡은 박철희 대표가 있었다.

박철희 대표는 호반건설의 대표로 재직하면서 호반건설과 합병을 순조롭게 진행하는 등 그룹의 지배구조 변경 과정에서 어려운 일을 해결해 온 인물이다. 1971년생인 박 대표는 1999년에 첫 직장으로 호반건설에 입사해 24년 동안 몸을 담았다. 당시만 해도 호반건설은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방건설사에 불과했지만 박 대표의 전두지휘 아래 서울과 경기 등 알짜 지역에 수주하며 전국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박철희 대표가 경영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계기는 30대에 골프장 스카이밸리CC 대표를 맡은면서부터다. 호반건설은 지난 2001년 부도가 난 당시의 대영루미나CC를 인수하면서 처음으로 골프장과 인연을 맺었다. 대영루미나CC는 호반건설이 처음으로 나선 골프장 인수합병(M&A) 건이었다.

당시 박철희 대표는 이제 막 인수한 스카이밸리CC 경영을 맡으며 부도가 난 골프장을 인수한 탓에 산적해있던 과제들을 차근차근 처리해나갔다. 인·허가와 노조, 회원 등 산재한 현안들을 말끔하게 정리하면서 경영 능력을 인정 받아 2008년 스카이밸리CC 대표이사로 오르며 경영전면에 나섰다. 안정적인 스카이밸리CC 경영성과는 호반건설의 추가 골프장 M&A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박철희 대표는 스카이밸리CC 가치를 높여 2020년 12월 2597억원에 매각했다. 홀당 71억원으로 골프업 호황 덕분에 상당히 값을 잘 받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카이밸리CC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박 대표의 다음 행선지는 호반건설산업으로 2011년 호반건설산업 대표이사를 맡았다. 이듬해 2012년 호반건설이 호반건설산업을 흡수합병해 자연스럽게 박 대표도 호반건설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박 대표는 호반건설에서 경영관리본부장과 개발사업본부 전무, 사업부문장 등을 거쳤다. 특히 개발사업본부는 호반건설 본업에서도 핵심 부서로 꼽힌 곳인데, 택지를 매입한 후 직접 개발하는 자체사업 업무를 도맡는 일종의 디벨로퍼 역할을 한다. 성공적인 수주 성과를 내면서 2015년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박 대표의 경영 성과는 2018년에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는 호반건설 지배구조가 만들어진 무렵이었다. 호반건설과 호반(옛 호반건설주택)이 합병을 단행하며 김상열 회장의 장남 김대헌 사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완성했다. 이 때도 박 대표가 주도면밀하게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 대표는 호반건설에서 사업부문장으로 재직하다 2018년 1월 호반건설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당시 박 대표는 사업부문 대표로서 다양한 개발사업들을 진두지휘했는데 공모사업, 도시정비사업, 복합개발, 그리고 컨소시엄 등에서 대규모 수주를 이끌어 냈다. 이런 성과를 토대로 2019년 호반건설은 설립 이래 최초로 시공능력평가 1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호반건설이 지난 2019년 기업공개(IPO) 작업을 준비하면서 전문경영인체제에 변화가 왔고 1년 만에 박 대표는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IPO는 잠시 미루게 됐고 2020년 말에 다시 박 대표를 호반건설 사장 자리에 앉히기 시작했다. 다시 수장에 오른 박 대표는 호반건설의 주택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서울 도시정비사업의 '알짜단지' 수주에 노력을 싣었다. 다만 아쉽게도 작년 말 신반포15차 주택정비사업에 도전장을 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럼에도 박 대표는 현재도 주택사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먼저 주택부문 실적 확대를 위해 수도권 내 가로주택정비사업부터 공략하고 있다. 실제 호반건설은 2021년 도시정비사업 분야 첫 수주로 경기도 부천 '삼익아파트2동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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