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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이커머스 샛별’ 컬리···가치 평가 높지만 물음표는 여전

증권 종목

‘이커머스 샛별’ 컬리···가치 평가 높지만 물음표는 여전

등록 2022.01.17 16:50

수정 2022.01.17 18:15

허지은

  기자

[집중 분석, 2022 IPO 대어 ⑦]‘샛별배송 마켓컬리’ 앞세워 증시서도 샛별로? 유통업계 새 바람 일으킨 ‘K-유니콘’ 대표주자프리 IPO로 몸값 상승···최대 7조원 가치 전망설립 후 6년째 적자행진···수익성 개선은 과제

‘이커머스 샛별’ 컬리···가치 평가 높지만 물음표는 여전 기사의 사진

샛별배송으로 유명한 마켓컬리가 올해 상반기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마켓컬리는 지난달 프리 IPO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았다. 매출도 매년 2배씩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비식품 영역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대·개선됐다. 상장을 위한 최적의 시기다.

시장의 시각은 분분하다. 그간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해온 마켓컬리가 업계 1호 ‘K-유니콘’ 기업으로 성공적인 상장을 이끌 것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커져가는 적자폭을 감안하면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이 평가됐다는 의견도 있다. 설립 후 한 번도 이익을 낸 적 없는 마켓컬리에게 흑자전환은 해묵은 숙제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이르면 이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통상 상장예비심사에 45거래일이 소요되는 만큼 4~5월 상장이 유력하다. 올해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등 경쟁사들도 증시 입성을 예고한 만큼 이들과 겹치지 않는 상장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컬리의 IPO(기업공개)는 오랫동안 추진된 이야기다. 2014년 12월 설립된 마켓컬리는 프리미엄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로 업계를 빠르게 장악해 나갔다. 이후 2018년 삼성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이 가시화되는 듯 했으나 미국 증시 가능성 등이 불거지며 상장은 유야무야됐다. 현재는 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JP모간이 공동 대표주관을 맡고 있다.

컬리는 그간 꾸준한 투자유치로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2020년 ‘시리즈E’ 투자유치 당시 8000억~9000억원 수준이던 컬리 기업가치는 지난해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F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2조5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넉 달 뒤인 같은해 11월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면서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았다. 1년6개월만에 기업가치가 4배 이상 뛴 것이다.

그간 컬리는 높은 성장성을 무기로 투자자들을 설득해왔다. 2015년 29억원 수준이던 컬리 매출은 2020년 9523억원으로 5년새 300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1조원 수준이던 거래액은 지난해 2조원으로 2배 가까운 성장이 예상된다. 일반 배송보다 많은 비용이 드는 새벽배송 영역에서 시장 점유율을 놓치지 않으며 업계 선두 자리를 유지해왔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새벽배송 내 경쟁심화에 따른 성장세 둔화, 이익훼손 등의 우려가 존재하지만 새벽배송 전문몰의 밸류는 지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새벽배송 산업은 파이가 커지고 있는 온라인 식품 내에서도 가장 고성장하고 있는 영역이기에 시장 선점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컬리는 좀처럼 이익이 나지 않고 있다. 2014년 설립 후 이익을 낸 적이 한 번도 없다. 성장성은 높지만 수익성은 낮다는 얘기다. 마켓컬리의 최근 3년간 실적을 보면 매출은 1571억원→4259억원→9531억원으로 매년 크게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37억원→-1013억원→-1163억원으로 점점 악화됐다. 설립 후 누적 적자만 27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컬리 측은 다소 생소한 ‘공헌이익’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컬리 관계자는 “적극적인 선투자로 영업 손실이 증가했지만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공헌이익은 흑자로 전환한 지 3년이 넘었다”고 설명했다. 공헌이익이란 매출액에서 변동비를 제외하고 남는 이익으로, 여기서 고정비를 빼면 영업이익이 된다. 즉 고정비를 빼기 전엔 흑자가 나고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컬리의 변동비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변동비는 매출의 증감과 비례해 오르내린다. 매출이 오를수록 변동비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삼정회계법인이 작년 3월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컬리의 2020년 매출액 대비 변동비 추정 항목(재료비, 인건비, 서비스이용수수료, 세금과공과, 운반및임차료, 포장비)의 비중은 104%에 달했다. 컬리는 2020년 포장비로만 787억원을 썼다. 새벽배송 경쟁이 심해지면서 운반 및 임차료(786억원)도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또 컬리는 지난해 12월까지 회계장부상 우선주 관련 평가손실 등이 반영되며 자본 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자본잠식 상태였다. 이후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자본 총계는 흑자로 전환되며 자본잠식은 벗어났지만 우려는 남아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시장에선 컬리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컬리의 경우 작년 4월 도입된 ‘K-유니콘’ 제도 등으로 상장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흑자 전환이 필수 요소는 아니다. 다만 그간 외부 수혈에 의존해 높은 성장을 거듭해온 만큼, 구조적인 흑자전환이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컬리의 폭발적인 매출 성장세의 이면에는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마케팅 투자가 있었다. 단기적으론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한 비용 변화에 따라 수익성이 변화했을 것”이라며 “흑자전환을 할 정도로 강력한 수익성 상향을 위해서는 식품 매출 규모를 더 키워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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