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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사퇴]싸늘한 여론에 백기 든 정몽규 HDC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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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 사퇴···“두 사건 책임 통감”
아이파크 퇴출 운동에 HDC그룹 뿌리채 흔들 못버텨
본업 등한시하다 악재 맞아···승계 작업도 중단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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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입장발표.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오전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용산사옥 대회의실에서 광주 아파트 외벽 붕괴 사고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이날 정 회장은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직을 내려놨다. 지난해 광주 붕괴 참사에 이어 최근 건설 중인 광주 아파트 외벽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사퇴 압박이 커진데 따른 조치다.

정몽규 회장은 17일 오전 10시 HDC현대산업개발 용산 사옥 대회의실(9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1999년 현대자동차에서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취임해 23년간 회사 발전 위해 노력했고 고객과 국민신뢰를 지키고자 했다. 이번 사고로 그러한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 돼 마음이 아프다”며 “두 사건의 책임을 통감하며 저는 이 시간 이후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주말 자택에서 장고한 결과 결단 없이는 대국민 신뢰 회복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사고 이후 HDC현산이 수주하거나 입찰을 진행 중인 단지에서는 ‘아이파크 보이콧’ 운동이 일어나고 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이파크 퇴거 요청 글이 오르기도 했다.

관련 광주시 등 일부 공공기관은 HDC현산의 수년간 입찰 자체를 막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한 상황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지난 13일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시가 추진하는 공공사업에 일정기간 HDC현산의 참여를 배제하는 방안도 법률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타매체 라디오에서 HDC현산에 대해 “신뢰하기 어려운 참 나쁜 기업”이라고도 표현했다.

이번 사고로 그룹 시가총액은 며칠 새 5000억원 가까이 증발하기도 하는 등 그룹 전반적으로 여파가 미쳤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정 회장의 ‘모빌리티 DNA’ 탓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항공업‧유통업 등 신사업에 치중하면서 건설업 관리를 등한시해 오히려 본업이 약화되면서 이같은 사고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앞선 현대산업개발 시절부터 사업 다각화에 몰두했다. 지난 2006년에는 용산역에 백화점을 개장하면서 유통업에 진출했고 2015년께는 면세점 사업진출을 선언하는 등 관련산업 강화를 위해 지속해서 힘을 실었다.

지난 2019년경에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항공업까지 진출을 꾀했으나, 코로나19라는 대외변수 발생과 현산의 재실사 요청을 두고 아시아나항공 및 산업은행과 이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그 다음해 결국 M&A가 무산됐다.

타 업종 진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면서 건설업 비중은 자연스럽게 줄었다. 실제 주 수입원인 주택 자체사업이 크게 감소하면서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 매출 4조2165억원을 기록했던 HDC현산은 2020년 3조6702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3조2996억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당기순이익은 2019년 4137억원을 기록한 이후 2000억원대 수준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3년만에 앞자리수가 밀렸다. 올해도 역시 4000억원대의 영업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 회장의 퇴진으로 HDC현산은 당분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년 전부터 정 회장의 세 아들이 HDC그룹 지주회사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다는 점을 미뤄 승계 작업 가능성이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승계보다는 그룹 재건에 몰두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장남인 정준선 씨가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는 점, 세 아들 모두 나이가 아직 어리다는 점 등도 승계가 본격화되기는 이르다고 판단되는 이유다.

또 정 회장이 HDC현산 회장직은 사퇴했지만, 지주사인 HDC 회장직을 유지하기로 해 대주주로써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계속해서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HDC가 전체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고 정 회장은 이 회사의 지분 33.68%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으로 주가가 많이 빠졌음에도 세 아들이 현시점에서 주식을 매입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당분간은 이미지 회복과 피해자 및 고객들을 달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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