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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장보기도, 커피 1잔 사기도 겁나”···새해에도 깊은 물가 시름

이슈플러스 일반

“장보기도, 커피 1잔 사기도 겁나”···새해에도 깊은 물가 시름

등록 2022.01.08 11:39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커피 한잔 사서 마시기도, 마트에서 장을 보기도 겁나요. 월급은 거의 제자리인데 체감 물가는 가격표 끝자리에 '0'이 하나 더 붙은 것 같아요."

직장인 홍모(34)씨의 하소연이다. 새해 들어서도 가계의 살림살이 걱정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식음료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3월 대선 이후에는 공공요금 인상도 대기하고 있어서다.

우선 외식 부담이 한층 커졌다.

버거킹은 7일부터 버거류를 포함한 제품 33종의 가격을 평균 2.9% 인상했다. 대표 메뉴인 와퍼(단품)는 6천100원에서 6천400원으로, 와퍼 주니어는 4천300원에서 4천400원으로 올랐다.

앞서 롯데리아는 제품가격을 평균 4.1% 올렸다. 이들 업체는 글로벌 원자재 생산 차질과 물류난, 최저임금 인상 등 비용 증가를 가격 인상 이유로 들었다.

커피값도 불안하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오는 13일부터 46종의 음료 가격을 100~400원 인상한다. 아메리카노 가격은 4천100원에서 4천500원으로 오른다. 스타벅스의 가격 인상은 7년 6개월 만이다.

동서식품은 오는 14일부터 커피 제품 가격을 평균 7.3% 인상한다. 매일유업은 새해 들어 매일유업은 컵커피 제품값을 10% 안팎 올렸다.

원두 가격 급등이 주요 인상 요인이다. 국제커피기구(ICO)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 원두 가격은 파운드(454g)당 2.03달러로 2011년 9월(2.13달러)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년 사이에 75% 넘게 뛰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지난달 서울·경기지역에서 39개 생필품과 가공식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64%인 25개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밀가루(8.3%), 간장(4.2%), 생리대(3.9%), 콜라(3.3%), 세탁세제(2.9%) 등의 상승 폭이 컸다.

맥주 가격도 인상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오는 4월부터 1년간 맥주에 붙는 세금을 리터(L)당 20.8원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막걸리에 붙는 세금은 L당 1.0원 인상된다. 원재료 가격 상승 속에 세금까지 오르면서 주류업체들의 인상 고민이 커지게 됐다.

올해 실손의료보험 보험료는 가입 시기에 따라 평균 9~16% 인상된다. 민영의료보험인 실손보험 가입자는 3천500만명을 넘는다. 우리나라 인구가 5천184만명(2020년 기준)인 점을 고려할 때 국민의 70% 가까이가 실손보험에 가입해 있는 셈이다.

올해 2분기부터는 정부가 그동안 억누른 공공요금 인상이 눈앞에 닥친다.

1분기까지는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을 동결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전기요금은 4월과 10월 인상한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연평균 5.6% 올린다. 주택용 4인 가구(월평균 사용량 304kWh 기준) 기준 월평균 전기요금은 1천950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요금은 5월, 7월, 10월 순차 인상된다. 월평균 사용량 2천MJ(MJ·가스 사용 열량 단위)로 소비자의 월평균 부담액이 5월 2천460원, 7월 1천340원, 10월 800원 늘어난다.

정부는 1분기에 철도 요금과 고속도로 통행료 등 다른 공공요금 인상도 최대한 억제하고, 상하수도 요금 등 지방 공공요금 동결을 유도하기로 해 그 이후에는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유류세 20% 인하로 국제 유가 급등에 대응하고 있는데 이 조치가 오는 4월 말 예정대로 종료되면 기름값 부담이 커진다. 정부는 일단 국제유가 동향을 보면서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거나 인하 폭을 단계적으로 줄일 방침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분기부터 공공요금이 올라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점진적으로 인상하면서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정부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2%다. 정부의 물가 안정 의지가 반영된 수치다.

정부는 올해 물가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 코로나19 확산,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 위협 요인이 여전하다.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물가 급등세는 국내 물가의 불안을 부추길 수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지속, 글로벌 공급망 병목 장기화 등으로 중국 생산자물가와 수출물가가 장기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경우 국내 물가에 적지 않은 압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10월 13.5%로 25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11월에는 12.9%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중국산 중간재가 투입된 아세안 5개국(인도네시아·태국·베트남·필리핀·말레이시아)을 통해 수입하는 의류, 가전 등 소비재 가격 상승도 국내 물가의 오름폭을 키우고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가격 강세도 '밥상 물가'를 뛰게 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조사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2014~2016년 평균 100 기준)는 지난해 125.7포인트로 2020년보다 28.1% 뛰며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곡물(131.2포인트), 유지류(164.8포인트)가 고공행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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