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구광모·허태수·조현준 새해 포부 크다···총수들 ‘도전·변화’ 주문

호랑이 해인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맞아 주요 그룹 총수들이 잇달아 ‘도전·변화’를 강조한 신년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변이 바이러스가 3년째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계속될 경영 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이겨내자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31일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보낸 신년사를 통해 “새해에도 위대한 도전 정신으로 미래를 앞서가는 ‘새로운 시간의 프런티어(개척자)’가 되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정학적 갈등이 경제적 발전을 이렇게 위협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과거 경험에 안주하지 말고 전략적 유연성에 기반해 창조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SK가 2030년까지 탄소 2억톤을 감축한다는 담대한 목표를 세웠음을 상기하면서 “SK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을 선도할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앞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대기업 총수 중 가장 빠른 지난달 20일 신년사를 통해 “2022년은 가치 있는 고객 경험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구 회장은 “고객이 느끼는 가치는 사용하기 전과 후의 경험이 달라졌을 때,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것을 느꼈을 때 만들어진다. 우리가 고객에게 전달해야 할 것도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감동할 사용 경험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의 생각과 일하는 방식도 여기에 맞게 혁신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새해 하루 전날인 31일 디지털과 친환경을 접목한 신사업 발굴에 매진하자는 내용의 신년 메시지를 냈다.

허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미래 성장으로 나아가려면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사업 생태계를 확장해야 한다”며 “새해에도 구체화해 GS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으로 발전해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 “새해에는 내외부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고객의 문제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조직 문화를 더욱 확산시켜나가자”고 말했다.

같은 날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변화의 시기에 회사가 생존하고 성공의 기회를 만들려면 속도와 효율성에 기반한 민첩한 조직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내용의 신년사를 냈다.

조 회장은 “우리 회사는 아직도 환경 변화에 빠른 대응과 실행력이 부족해 경쟁에 뒤지거나 실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회사의 체질을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고 부서간 기민한 협력을 통해 기술과 트렌드를 빠르고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직접 현장에 나가 정보를 빠르고 폭넓게 수집·분석해 디지털 전환을 한 뒤 이를 모든 경영활동에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두산은 2일 박정원 회장이 새해 주요 실행목표로 △신사업군 성장 △수소 사업 선도 △혁신적 기술과 제품 개발 △기존 사업 시장 선도 등을 제시하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는다’는 긍정적 마인드로 더욱 공격적으로 나아가자”는 신년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전자는 부회장으로 승진한 한종희 대표이사(DX부문장)이 3일 미국 CES 출장에 앞서 신년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1월 4일 온라인 시무식을 통해 김기남 전 대표이사(현 삼성 종합기술원 회장)가 “도전과 혁신이 살아 숨 쉬는 창조적 기업으로 변모해 혁신의 리더십과 차별화한 경쟁력으로 업계 판도를 주도해 나가자”며 신년 메시지를 냈다.

이와 별도로 이재용 부회장이 새해 첫 현장 행보에서 별도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월 4일 첫 근무일을 맞아 평택 2공장의 파운드리 생산설비 반입식에 참석한 뒤 “2021년 새해를 맞아 새로운 삼성으로 도약하자. 함께 하면 미래를 활짝 열 수 있다. 삼성전자와 협력회사, 학계, 연구기관이 협력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어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신화를 만들자”고 했다.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3일 비대면 시무식에 맞춰 신년사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