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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계획된 적자’ 쪼그라드는 ‘주가’···반등 과연?

쿠팡, ‘계획된 적자’ 쪼그라드는 ‘주가’···반등 과연?

등록 2021.12.16 17:38

수정 2021.12.17 03:08

신지훈

  기자

상장 첫날 63.50→26.82 달러 반토막 주가매 분기 3000억 넘는 대규모 적자 영향보호예수 해제 후 대주주 차익실현 본격화

쿠팡 경영진이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리고 있다. 쿠팡은 상장 첫날 공모가(35달러)보다 81% 급등한 63.50달러에 거래를 개시했다. 사진=쿠팡 제공쿠팡 경영진이 지난 3월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리고 있다. 쿠팡은 상장 첫날 공모가(35달러)보다 81% 급등한 63.50달러에 거래를 개시했다. 사진=쿠팡 제공

반토막 난 쿠팡의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늘어난 손실 탓으로 풀이된다. 직매입과 물류 등에 대규모 투자로 인해 상장 이후 누적 적자가 더욱 심화했다. 보호예수 해제 이후 대주주의 차익실현이 본격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더구나 국내 이커머스 업체간 경쟁이 더욱 심화하고 있는데다, 온라인 성장세가 이전보단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등 주가가 반등할 만한 요인이 보이지 않고 있다.

16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쿠팡의 주가는 최근 네 달간 30달러 안팎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지난 8월 27일 29.99달러로 거래를 마감하며 지난 3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30달러선 밑으로 내려간 이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재 쿠팡의 주가는 상장 당시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쿠팡은 상장 첫날 공모가(35달러)보다 81% 급등한 63.50달러에 거래를 개시했으나 지난 15일 전일 대비 0.54% 하락한 26.82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 같은 주가 흐름의 가장 큰 원인은 ‘흑자 전환’이 점차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쿠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로 자리매김한 것은 사실이나, 늘어난 매출액만큼 ‘적자규모’가 커지며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 쿠팡 주식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쿠팡Inc는 올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48.1% 신장한 46억4470만달러(약 5조4789억원)를 기록하며 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다. 반면 영업손실은 3억1511만 달러(약 3717억원)로 9887만달러 증가했고, 당기순손실은 3억2397만달러(3822억원)였다. 쿠팡Inc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지난 11월 12일 쿠팡의 주가는 전날 대비 8.94% 하락한 26.58달러로 장을 마쳤다.

쿠팡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쿠팡 주가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올해 2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 8월 12일 쿠팡의 주가는 전날 대비 8.25% 하락한 34.1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쿠팡은 2분기 전년 대비 매출액이 71% 증가하며 사상 첫 매출 5조원을 돌파했으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모두 악화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5월에도 1분기 실적 발표 후 쿠팡의 주가는 30달러 초반까지 내려 앉았다.

상장 이후 매 분기마다 3000억원을 넘는 대규모 적자를 내며 누적적자가 4조800억원에 달하자 고스란히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쿠팡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계획된 적자’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지난 9월 대규모 보호예수 물량이 해제되며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온 것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쿠팡의 주요 주주이자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보호예수 해제 이후 보유 중이던 쿠팡 지분 9%를 16억9000만달러(약 2조원)에 매각했다.

비전펀드는 쿠팡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강조하며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해왔으나 일부 지분을 처분하며 쿠팡의 성장성에 의심을 갖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11월 소프트뱅크의 추천으로 쿠팡 이사회에서 활동하던 리디아 제트 이사가 사임하며 이 같은 의혹에 더욱 힘이 실렸다. 비슷한 시기, 쿠팡의 2대 주주인 그린옥스캐피탈까지 쿠팡의 지분 매각에 나서며 대주주의 엑시트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국내 시장 상황 또한 녹록지 않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마무리하며 쿠팡을 제치고 거래액 기준 업계 2위로 올라섰다.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는 점점 포화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한 업체간 출혈 경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가뜩이나 적자를 내는 쿠팡의 입장에선 늘어날 마케팅 비용이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쿠팡이 흑자 전환을 이루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쿠팡의 주가 흐름과는 반대로 반등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단기적으론 반등할만한 요소가 부재한 상황이지만 장기적으론 쿠팡이 한국 이커머스 업계 강자로서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올 2분기 쿠팡에서 1회 이상 구매한 경험이 있는 활성고객수는 1702만명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여기에 쿠팡프레시의 매출 성장률이 100%를 넘는데다, 쿠팡이츠 역시 연평균 성장률이 121%로 예측되는 만큼 이들의 성장성에 주목한 결과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커머스 경쟁 심화 등으로 단기적으로 주가 재료는 부재한 상황”이라면서도 “쿠팡의 장기 성장성을 의심할 만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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