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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리 몸값이 4조?···“거품 빠진 쿠팡 꼴될라” 고평가 논란 확산

컬리 몸값이 4조?···“거품 빠진 쿠팡 꼴될라” 고평가 논란 확산

등록 2021.12.07 17:06

신지훈

  기자

기업가치 ‘4조’평가 2500억 규모 프리IPO 성공국내 시장 상장 성공 시 시가총액 최대 7조 전망실적 지표 악화·과점주주 등 ‘고평가’ 목소리 높아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컬리는 4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누적 적자폭이 커지며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데다, 과점주주 우려 등으로 몸값이 지나치게 고평가 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를 유치하고 주요 주주들에게 관련 사실을 공지했다. 이번 투자에는 글로벌 재무적투자자(FI)가 단독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는 이번 투자 과정에서 4조원의 기업가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지난 7월 2254억원 규모 시리즈F 투자 유치 당시 몸값이 2조5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기업가치가 1조원 넘게 뛴 셈이다. 컬리가 이 같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내년 상반기 IPO에 성공할 경우 시가총액이 7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는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인 온라인 장보기 경쟁업체인 오아시스의 상장 후 기업가치(약 1조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임은 물론, SSG닷컴의 예상 기업가치(약 10조원)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컬리는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 출신인 김슬아 대표가 설립해 신선식품을 새벽배송해주는 ‘샛별배송’을 경쟁력으로 성장해왔다. 설립 초기인 2015년 29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9530억원으로 300배 넘게 급증했다. 올해는 2조원 안팎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컬리에게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컬리는 5년째 영업손실을 내고 있다. 2017년 124억원, 2018년 337억원, 2019년 1003억원, 2020년 1162억원에 이어 올해는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컬리는 설립 이후 결손금만 5545억원에 이르는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올 초 미 증시 상장한 쿠팡의 경우도 완전 자본잠식 상태지만 투자금을 기반으로 수조원의 자본을 지니고 있어 적자를 버틸 수 있는 체력 자체가 다르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거래소가 적자 기업도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을 경우 코스피에 상장할 수 있도록 심사 기준을 바꿨다고는 하지만 컬리의 실속 지표가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하고 있는 것은 본격적인 상장 과정에서 부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올해부터 국제회계기준(IFRS)을 적용하며 우선주가 부채로 잡히게 돼 결손금이 늘어난 것”이라며 “결손금 상당 부분이 상황전환우선주(RCPS)로 분류돼 있고, 상장 과정에서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 자본 총계도 흑자로 전환되기에 이 부분은 문제 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에서 투자금을 제외한 공헌이익은 흑자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일정 정도의 투자가 마무리되면 흑자 전환을 이룰 수 있다는 것으로, 컬리의 충성고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 신규고객에게 들어가는 비용과 고정비가 역전되는 순간이 분명히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컬리의 주주가 추가됐다는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컬리의 주요 주주로는 세콰이어캐피탈(13.84%), 힐하우스캐피탈(12.03%), DST글로벌(10.69%), 율러펀드(7.81%), 아스펙스캐피탈(7.6%) 등이다. 컬리 창업자인 김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6.67%에 불과하다. 김 대표의 지분은 추가 투자 유치로 인해 더 축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과점주주 지분 구조가 창업자의 힘으로 사업을 끌어가는 스타트업을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김 대표가 투자자들로부터 경영권을 휘둘릴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창업자에게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 제도가 국내엔 없기 때문에 김 대표의 경영권 행사가 힘들 것이란 지적이다.

아울러 컬리의 지분 절반을 넘게 차지하고 있는 재무적투자자들이 상장 후 엑시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대량의 오버행 물량이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우려 요소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컬리는 주요 주주들과의 공동의결권 행사 협약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가 보유한 지분에 주요 주주들의 지분을 더해 일정 부분 이상의 지분은 공동의결권을 행사하고 일정 기간 매각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컬리 관계자는 “대주주들과 공동 경영 약정 구조를 만들고 있으며 국내 주주의 경우 모두 동의했고, 해외 주주 또한 곧 동의할 예정”이라며 “상장 후 오버행 이슈는 일정 기간 엑시트를 못하도록 제재를 해두면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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