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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증권부터 보험·카드사까지”···M&A 시장 큰손 부상한 우리금융

금융 은행

“증권부터 보험·카드사까지”···M&A 시장 큰손 부상한 우리금융

등록 2021.11.28 09:01

차재서

  기자

손태승 “사업 포트폴리오 조기 완성” 선언완전민영화 계기로 비은행 M&A 속도낼듯 “인수냐 설립이냐”···증권사 확보가 최우선 롯데카드·보험사 등 인수 가능성에도 촉각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 체제로 새롭게 출발하는 우리금융지주가 인수합병(M&A)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했다. 손태승 그룹 회장이 ‘금융명가’ 재건을 목표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선언하면서다.

현재 증권사부터 보험·카드사에 이르기까지 여러 선택지가 펼쳐져 있는 가운데 6조원대 실탄을 보유한 우리금융이 어떤 곳에 손을 뻗을지 관심이 쏠린다.

◇손태승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해 종합금융그룹 도약”=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3일 임직원과 공유한 이메일에서 “우리금융은 완전 민영화를 토대로 새로운 대도약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기에 완성해 대한민국을 선도하는 종합금융그룹의 면모를 갖춰나가자”고 주문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22일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지분 9.3%의 매각 낙찰자로 유진PE와 두나무 등 5곳을 선정한 바 있다. 특히 지분 4%를 가져갈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가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받고,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는 예보가 비상임이사를 더 이상 선임하지 않으면서 우리금융은 내년부터 과점 주주 중심 경영체계를 확립하게 된다.

이에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당장 내년부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증권·보험사 등 M&A를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지분 매각 성사로 경영의 자율성이 커졌고 내부등급법 도입에 추가 출자여력도 확보한 만큼 인수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력도 충분하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도입을 통해 9월말 기준 13.4%인 국제결제은행(BIS) 총자본비율을 약 1.3%p 끌어올렸다. 6월말 이중레버리지비율(자본총계 대비 자회사 출자총액)이 약 101.33%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금융이 당장 M&A에 쓸 수 있는 자금은 6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비은행 M&A 핵심은 ‘증권사’=그 중 최대 관심사는 단연 증권사 인수의 향방이다. 금융그룹의 비은행 사업 중 수익 기여도가 가장 큰 분야인 데다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도 상당해 우리금융이 각별히 공을 들일 것으로 점쳐져서다.

우리금융 측도 이미 증권사 인수를 예고한 상태다. 이성욱 지주 재무담당 전무(CFO)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은행과 가장 시너지가 많이 날 수 있는 게 증권사인데, 매물이 나오면 가장 먼저 인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중형 증권사 정도는 무리 없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덧붙여 증권업 재진출은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우리금융에 무엇보다 중요한 작업이다. 이 회사는 2004년 인수한 LG투자증권을 우리증권과 합병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이란 대형 증권사로 육성했으나 공적자금 회수 과정에서 2014년 NH농협금융지주에 이를 내줬다.

문제는 마땅한 매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증권시장 호황이 계속되자 각 증권사의 주인이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어서다. 덩달아 회사 몸값도 크게 뛰었다.

지금까지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중소형 증권사는 ▲SK증권 ▲유안타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교보증권 ▲현대차증권 등인데 각각의 사정을 봤을 때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다. 일례로 유안타증권은 대주주가 대만 기업이라는 점, 교보증권은 대주주 교보생명이 내년 IPO(기업공개)를 추진키로 했다는 점 등이 걸림돌로 여겨진다. 반면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여서 협상의 여지는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매물로 나오지 않을 것이란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따라서 우리금융도 당분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내부에선 증권사 인수를 우선순위에 두면서도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이나 신규 증권사 설립 등을 포함한 모든 시나리오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롯데카드 인수설’ 고개···우리카드 몸집 키우나=이와 함께 금융권에선 우리금융이 롯데카드 인수를 추진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리카드의 경우 시장점유율이 국내 7개 전업카드사 중 6위에 불과해 상위권으로 도약하려면 덩치를 키울 필요가 있어서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통해 롯데카드 지분 20%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꾸려 롯데카드 지분 80% 인수에 힘을 보탰고 이를 60%와 20%로 나눠가졌다. 또 우리은행이 5년 만기로 인수금융을 주선했기 때문에 3년 뒤엔 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금융이 MBK파트너스로부터 60%의 지분을 사들임으로써 롯데카드를 손에 넣고 장기적으로 우리카드와 합병을 시도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힘을 싣고 있다. 롯데카드 인수전 당시에도 비슷한 얘기가 있었는데, 우리금융 측은 “먼 미래의 일이 될 것”이라며 완전히 선을 긋지는 않았다.

우리금융캐피탈(옛 아주캐피탈)이 비슷한 케이스다. 우리금융은 2017년 사모펀드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때 1000억원을 출자하면서 펀드 청산 후 잔여지분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했고 작년에 이들로부터 지분 74.05%를 취득하며 경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우리카드의 이례적인 ‘결제망 독립’ 선언을 그 신호로 보는 시선도 있다. 최근 우리카드는 BC카드와 결별한 뒤 자체 가맹점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250만 가맹점을 모집해 내년말까지 독자적인 체계를 완성하는 게 목표다.

◇“매물 넘쳐나는데”···우리금융, 보험사까지?=이밖에 업계에선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시기에 대해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국계 보험사의 국내 시장 철수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거래가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후보군으로 지목되는 회사는 MG손해보험과 KDB생명, 동양생명, ABL생명, AXA손해보험 등이다.

이 가운데 KDB생명은 JC파트너스로의 매각이 1년 넘게 마무리되지 않았고,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의 민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각각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동양생명이 과거 우리금융의 과점 주주 중 한 곳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아울러 MG손해보험은 2019년 JC파트너스로 넘어갈 당시 우리금융이 200억원을 출자한 인연으로 리스트에 올랐다.

만일 이들 보험사를 인수한다면 우리금융은 보험업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그룹 계열사의 역량을 모아 업계에서 빠르게 입지를 굳힐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새 회계기준 도입과 시장 포화 등 현안으로 보험업 전망이 어두운 데다 매력적인 매물도 없어 우리금융의 판단이 관건이다. 이 회사는 산업은행으로부터 KDB생명 인수를 제안받았다는 소문이 흘러나온 2019년에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부문 인수와 관련해선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당장은 오랜 숙제인 증권사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실현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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