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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하자마자 GM·포드 제친 리비안의 정체는?

[해외주식 인사이드]상장하자마자 GM·포드 제친 리비안의 정체는?

등록 2021.11.11 15:46

박경보

  기자

상장 첫날 30% 급등···몸값 117조원 ‘테슬라 대항마’美 IPO 역대 6번째 규모···서학개미 430억원 사들여 아마존 등에 업고 15만대 계약···북미 車시장 특화경쟁 심화·비싼 가격은 부담···향후 판매량이 관건

상장하자마자 GM·포드 제친 리비안의 정체는? 기사의 사진

테슬라의 대항마로 평가받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나스닥 상장 첫날 30% 가까이 급등한 리비안은 미국 완성차업체들의 시가총액을 가뿐하게 넘어섰다. 아마존과 손잡은 리비안에 대한 우호적인 전망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쟁 심화와 비싼 가격, 낮은 공장가동률 등은 리스크로 지적된다.

리비안은 상장 첫날인 지난 10일(현지시간) 공모가(78달러)보다 29.14% 상승한 100.7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리비안은 106.75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장중 한때 119.46달러까지 치솟았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리비안의 시가총액은 986억달러(117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미국을 대표하는 완성차업체인 GM(860억달러·102조원)과 포드(774억달러·92조원)를 넘어서는 수치다. 1조달러가 넘는 테슬라(1조572억달러·1253조원)와는 비교하기 어렵지만 시장의 기대감은 충분히 반영된 셈이다.

리비안의 잠재성에 주목한 국내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투자자)들도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국내 주요 증권사 5곳을 통해 하루동안 사들인 리비안 주식은 3639만달러(약 430억원) 어치에 달한다.

리비안의 IPO 자금조달 규모는 약 120억달러(1억5300만주)로, 뉴욕증시 역대 6번째에 해당한다. 미국의 주요 대기업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IPO로 대규모 실탄까지 끌어오면서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리비안은 2009년 RJ 스카린지가 설립한 신생 전기차업체로, 3000여명의 직원 가운데 178명이 테슬라 출신이다. 미쓰비시 공장을 인수해 양산능력을 갖춘 리비안은 대주주인 아마존(지분율 20%)과 물류 생태계를 구성하고 포드(지분율 12%)와도 협력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리비안은 B2C 기반의 스타트업이지만 이미 아마존으로부터 배달용 전기밴 10만대를 수주했다. 또 주력 모델인 픽업트럭 R1T와 SUV R1S는 10월 말 기준 5만5400대의 사전예약대수를 기록하고 있다.

제품 출시 전인 지난해 리비안의 순손실액은 10억달러(1조2000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9억90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스타트업 특성상 현금 소진이 빠른 편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벤처업체는 흑자 전환에 10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할 때 3가지 성공 조건이 있다”며 “리비안은 배터리 조달처 확정, 기존공장 인수 또는 위탁생산으로 리스크 축소, 배터리 조달처 확정이라는 3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회사”라고 평가했다.

특히 리비안은 미국의 변화하는 자동차 시장에 특화된 회사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미국의 픽업트럭과 SUV는 전체 자동차 시장의 73%를 차지하는데, 바이든 정부의 연비 규제 강화는 급격한 전기차 전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새로운 주력 시장이 될 전기 픽업트럭 시장을 후발주자인 리비안이 테슬라보다 먼저 뛰어든 셈이다.

리비안의 첫 양산차인 R1T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1회 충전 시 386km에서 최대 659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트럭이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4.9초밖에 걸리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한 R1T는 넓은 수납공간과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갖춰 실용성도 극대화했다.

리비안은 지난 2017년 일리노이주의 미쓰비시 공장을 인수해 15만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구축한 상태다. R&D와 부품공장 등 6개의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한 리비안은 내년 4만대나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셀은 국내업체인 삼성SDI가 원통형 배터리로 공급한다.

하지만 리비안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이달 리비안의 일 평균 생산대수는 4대 수준으로, 내년 판매목표인 4만대와는 괴리가 크다. 공장 가동률을 지금보다 훨씬 높이지 않는다면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시장의 한층 치열해진 경쟁도 리비안에게 부담이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현대차를 비롯해 토요타, 폭스바겐, 르노-닛산, GM, 아틀란티스 등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앞다퉈 전동화 전략을 발표한 상태다. 전기차 전문업체인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도 건재하고 애플, 구글 등 IT 업체들까지 전기차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기술 문턱이 낮은 편이다. 전기차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품은 배터리사가 만드는 ‘배터리 셀’이다. 조악한 자동차 품질로 외면받았던 중국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력제품인 R1T의 시장성과 가격경쟁력에 대해서도 물음표가 붙고 있다. 미국정부가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지 소비자들은 여전히 휘발유차를 선호하고 있고,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픽업트럭과 대형 SUV의 입지는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R1T의 가격이 테슬라의 사이버트럭보다 최대 2만7600달러나 비싼 것도 판매의 걸림돌로 꼽힌다. 반면 적재량은 793kg에 불과해 1587kg을 실을 수 있는 사이버트럭의 절반 수준이다. 향후 원가절감과 차별화 노력이 이어지지 않는다면 사이버트럭에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전기차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어 리비안이 상용차 부문에서 제2의 테슬라를 노려볼만 하다”면서도 “다만 전체 픽업트럭 시장이 연간 300만대 규모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GM·포드 등과 얼마나 차별화하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또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리비안은 픽업트럭 전기차 출시로 미국의 전기차 시장 개화를 견인했다”며 “초기 기대감 반영으로 급상승한 주가는 생산 현황에 따라 변동이 예상되며, 매달 생산 및 판매대수 추이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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