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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보호한다더니”···은행 집단대출·전세대출 축소에 불만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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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주담대 한도 줄이고 MCI·MCG 중단
“전셋값 증액분까지만”···전세대출도 손질
아파트 입주 앞둔 세대 자금조달 ‘빨간불’
“실수요자 위해 보다 정교한 대책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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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주문에 주요 시중은행이 일제히 주택대출 한도 조정에 착수하자 곳곳에서 원성이 커지고 있다. 갑작스런 규제로 아파트 입주나 이사 등을 앞둔 세대의 자금 조달 계획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전세대출을 아우르는 강력한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예고해 이른바 ‘실수요자’의 근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의 추가 조치를 앞두고 대출 총량을 조절하려는 주요 시중은행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집단대출 등의 한도를 한시적으로 낮췄고 하나은행과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도 대출 조이기에 동참했다.

이는 농협은행이 11월말까지 일부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키로 한 이후 옮겨간 수요에 대출 잔액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올해 은행권에 5~6%의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제시했는데, 이들 은행은 대부분 그 수치에 다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각 은행은 한도를 축소하는 동시에 모기지신용보험(MCI)와 모기지신용보증(MCG)의 가입을 중단함으로써 대출 총량을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MCI는 아파트, MCG는 다세대·연립 등에 적용되는 일종의 보험 상품인데, 이를 제한하면 대출량을 줄이는 효과가 발생한다. 가입 시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제외한 금액만 대출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령 LTV가 3억6000만원이었다면 대출 가능한 금액은 3억1000만원으로 약 5000만원 감소한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은 전세자금대출 한도도 내리기로 했다. 임대차계약 갱신 때 임차보증금의 증액분 범위 안에서만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이렇다보니 아파트 청약 당첨 후 당장 입주를 앞둔 가정은 물론 전셋집을 옮기거나 새로 구하는 세대의 피해가 속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실수요자를 배려해달라는 청원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지난 29일 글을 올린 30대 후반 남성은 “2년전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당첨됐지만 정부 대출규제 영향으로 지정된 은행에서의 보금자리론이 중단됐다”면서 “2년전 계약한 사람들이 현 시점의 대출규제를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엔 사업 지연으로 11년 만에 입주하는 40대 후반 가장의 사연도 소개됐다. 그는 “경기도 하남의 한 아파트에 생애 최초 자격으로 사전청약을 넣어 2010년 12월에 당첨됐고 다음달 27일부터 입주가 시작되는데, 금융위원회에서 대출한도를 축소시켰다”며 “이제야 대출을 받아 잔금을 치르는 서민은 입주도 하지 말고 길거리에 나앉으라는 격”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우려스러운 부분은 정부가 다음달 더욱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내놓는다는 점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등과 진행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6%대로 묶겠다며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특히 꼭 필요한 수요자는 대출을 받도록 하겠지만 반드시 상환 능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일각에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당국은 2023년을 목표로 그 비율을 40%로 설정하는 DSR 규제의 단계적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1년 원리금 상환액과 소득을 비교한 뒤 소득의 40%까지만 대출을 허용한다는 의미다. 지금은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내 6억원이 넘는 주택이나 1억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이 적용대상이나, 규제가 강화되면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모든 사람이 이 기준을 따라야 한다.

이와 함께 고승범 위원장은 전세자금대출 금리 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금리나 조건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지적이 있으니 이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계대출 추가 대책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출 관리 조치가 강화될수록 피해가 확산되는 만큼 정부가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전반적인 시선이다. 선량한 소비자를 가려내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보다 면밀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고 위원장은 “전세대출, 정책모기지, 집단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이 크게 늘어 들여다보고 있다”며 “가계부채 총량을 관리하면서 실수요자를 위해 어떤 개선방안을 내놓을지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도 “실수요자 대출이라도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이 이뤄져야 한다”며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을 받고 그 대출을 처음부터 상환하는 관행이 확립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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