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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수소에 꽂히다]SK·현대차·포스코·한화·효성 2030년 43조 투자

수소경제 구축에 수소차·수소충전소 선제 조건
수소차 걸음마 단계···저장·유통 인프라 부족
일본 수소경제 ‘정부·민간 협력’으로 앞서 나가
수소 생태계 활성화에 “정부 전방위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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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수소위원회’로 평가받는 수소기업협의체에 참여하는 현대자동차와 SK,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사는 2030년까지 43조원을 수소경제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SK는 인프라(수소연료전지발전소) 구축과 수소에너지(수소 생산·유통) 등에 18조5000억원을 집행하며, 현대차는 모빌리티(수소차 설비투자)와 인프라(충전소 설치) 등에 1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포스코는 수소에너지(수소환원제철 개발) 등에 10조원을 투입한다. 한화는 에너지(그린수소 생산)에 1조3000억원, 효성은 인프라(액화수소공장 및 충전소 보급) 등에 1조2000억원을 쓰기로 했다.

◇수소차·충전소·수소 생산에 집중 = 대기업 수소 사업 방향의 큰 축은 수소모빌리티, 수소충전인프라, 수소에너지 3가지 분야로 요약된다.

수소모빌리티 부문은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이동수단(수소차, 수소트럭)과 부품 등을 아우른다. 현대차는 수소차 보급 확대는 물론 수소차량 등에 탑재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롯데케미칼과 한국조선해양은 수소차와 수소선박에 들어가는 수소탱크 사업을 전개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차에 들어가는 수소연료전지 핵심부품인 수분제어장치 공급을 이미 시작했다. 효성은 수소차에 들어가는 연료탱크를 향후 탄소섬유 소재로 제작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충전인프라 부문은 수소 생태계 구축에 기반이 되는 수소충전소 설치,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운영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GS칼텍스와 롯데케미칼, 효성중공업, 현대오일뱅크, SK에너지와 SK가스 등 여러 기업들이 수소충전소 사업을 계획 중이다. 현재 국내에서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는 수소충전소는 60여 곳이다. 정부는 2040년까지 수소충전소 1200기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전국에 배치된 주유소, LPG충전소 등을 수소충전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정유사 등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에너지 부문은 SK E&S, 포스코, 롯데케미칼, 효성중공업 등이 수소 생산·판매를 위해 투자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수소 대량 생산체제를 가장 빨리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곳은 SK E&S다. 2025년까지 연간 25만톤 수소 생산·공급 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수소사업 관계자는 “생산·저장·유통·활용까지 수소 생태계가 활성화하려면 수소차, 수소트럭 등의 수요가 늘어나야만 그에 따른 기업들의 투자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수소차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을 더 많이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수소차 보급이 늘면 수소충전소 인프라 활용도가 높아지고 수소 사용량도 늘어나게 된다. 다만 수소차에 대한 사용처만 놓고보면 아직은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대 수소차를 생산·판매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전기차 보급률을 높였던 방식대로 정부 보조금 운영 방안이 끊기지 않아야 한다. 수소차 가격이 지금보다 낮게 형성되는 것도 필요하다. 현대차 넥쏘는 2021년형 모델 기준 출고가 6765만원이다.

재계 일각에선 대선을 앞두고 만일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도 수소 정책의 연속성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큰 상황이다.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인 수소 사업 투자 움직임이 정부의 뒷받침이 없다면 속도를 내기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수소 생태계 구현...기업·정부 협력 필수=대기업 수소 사업자와 정부가 수소 밸류체인 완성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일본은 한국의 수소경제 구현에 좋은 사례가 된다.

일본은 경제산업성이 주관하고 민·관·산·학이 협력하는 신에너지개발기구(NEDO)를 통해 수소경제를 구축했다. 수소 관련 기술연구부터 수소에너지의 생산·운송·사용까지 다룬다. 수소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컨소시엄(수소 드림팀)을 이뤄 해외에서 남는 자원을 활용, 싼 가격에 수소를 생산해 일본으로 들여오는 수소사업 전략을 정부가 관리해 준다. 이러한 사업 방식은 정부 비용과 기업 투자비로 운영되고 있다.

산업계에선 현재 기업들이 수소사업을 펼치기엔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공통적으로 거론된다. 각 기업들마다 수소 사업 영역이 다른 데다, 활발하게 관련 사업을 추진하려면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영근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수소 생산과 활용에 비해 저장 및 운송 기술은 상대적으로 투자가 미흡해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린수소를 국내에서 생산할려면 수전해 기술이 필요한데 글로벌 시장 대비 아직 R&D가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대기업 수소사업자들이 수전해설비 기술을 갖춘 해외 업체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이지만 몸값이 이미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2050년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서도 잡음이 나왔다. 경제계나 환경단체 등은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목표가 과도하거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산업 부문은 205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80%를 감축해야 한다. 때문에 제조업 위주인 한국의 산업구조에서 무리한 목표 설정은 향후 일자리 감소와 국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재형 전경련 ESG TF팀장은 “인프라는 공공재여서 개별 기업들이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고 결국엔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이 나와야 한다”면서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도 현실적으로 기업의 기술 개발 등을 파악하고 수립했는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 시장이 아직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개별 기업들이 협력하지 않으면 수소 생태계를 활성화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수소·연료전지연구센터의 김진영 박사는 “수소 사업은 한국이 ‘퍼스트 무버’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는 신규 산업이어서 현재 다양한 각도로 의견 교류가 진행 중”이라며 “궁극적인 답을 찾기 위해 어떻게 움직이는 게 맞는지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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