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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폴리켐 인수 완료···日임원 떠난 자리 박준경·주형 남매 꿰찼다

금호석화, 폴리켐 인수 완료···日임원 떠난 자리 박준경·주형 남매 꿰찼다

등록 2021.07.15 14:53

이세정

  기자

이달초 JSR 보유 지분 전량 1513억에 매입EPDM 경쟁력 강화 박차···연구개발 등 속도공동경영 사내이사 일본임원 4명 전원 퇴임 이사회 공석에 오너3세 합류···경영승계 일환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일본 화학회사 JSR과 합작설립한 합성고무 업체 금호폴리켐 인수를 완료했다. 주요 경영진으로 이름을 올리던 일본인 임원들이 회사를 떠난 대신, 박찬구 회장 자녀인 박준경 부사장과 박주형 전무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금호석화는 금호폴리켐 사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오너 3세들은 승진에 이어 자회사 임원까지 겸직하게 된 만큼, 경영보폭을 더욱 빠르게 넓혀나갈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지난 1일 JSR이 보유하던 금호폴리켐 주식 215만주를 1513억원에 취득했다. 금호석화와 JSR이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던 금호폴리켐은 금호석화 100% 자회사가 됐다.

이에 따라 JSR은 금호폴리켐이 1985년 설립된지 약 36년 만에 금호석화와 결별하게 됐다.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생겼다. 금호폴리켐은 지분 정리가 완료된 당일 공동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감사로 등기된 JSR 임원 4명을 해임시켰다. 공석이 된 자리는 박준경 부사장과 박주형 전무가 차지했다. 8명이던 등기이사는 6명으로 축소됐다.

금호폴리켐 조직개편은 올 들어 두번째로, 박찬구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자진 사임한지 약 3개월여 만이다. 박 회장은 지난 4월 금호폴리켐 대표이사 자리를 김선규 부사장에게 넘긴 바 있다. 이는 박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금호석화 대표직을 내려놓은 것과 일맥상통한다.

금호폴리켐은 에틸렌프로필렌고무(EPDM) 등을 생산하는 합성고무 전문기업이다. EPDM은 자동차 부품에 주로 쓰이는 고기능성 특수합성고무다. 뛰어난 내열성과 내오존성, 내약품성이 특징이다. 경제성이 높아 타이어 튜브나 호스, 자동차 범퍼, 선박용 케이블, 전선 및 건설 부자재 등에도 활용된다.

EPDM 생산량 기준 글로벌 4위의 높은 시장 경쟁력을 갖췄지만, 2017년 이후 4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연간 매출액 3280억원, 영업적자 3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영업손실폭이 3배 가까이 줄어든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JSR의 지분 매각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금호폴리켐은 2016년 실적에 대한 배당으로 43억을 지급한 이후 무배당 정책을 유지해 왔다.

금호석화는 완전 자회사가 된 금호폴리켐의 사업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글로벌 EPDM 업체들이 설비 노후화 등으로 생산능력 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회복세가 가시화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전략이다.

금호폴리켐은 이미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품에 사용되는 EPDM을 경량화하고, 소음과 진동 특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친환경적인 제품 생산을 위해 차량 웨더스트립 등에 사용되는 TPV 소재를 재활용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박 회장 장남인 박준경 부사장과 박주형 전무가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것은 경영승계를 준비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두 남매가 박 회장이 금호석화 대표이사에서 퇴임한 지난달 나란히 승진한 것도 승계 일환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부사장은 금호석화 영업본부를 총괄하는 본부장을 맡고 있고, 박 전무는 구매자금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또 박 부사장은 2010년부터 금호개발상사 사내이사를, 박 전무는 2016년부터 금호피앤비화학 사내이사로 각각 올라있다.

두 사람이 동시에 금호폴리켐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은 그룹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경영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금호폴리켐 인수를 결정한 배경에는 ‘신속하고 유기적인 의사결정’의 필요성이 있던 만큼, 박 부사장과 박 전무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이 경영전면에서 물러난 이후 3세들의 승진과 계열사 임원 겸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경영수업 일환인 동시에 지배력을 이양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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