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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위기 유테크···소액주주들 “법적 대응”

[stock&톡]상폐 위기 유테크···소액주주들 “법적 대응”

등록 2021.07.12 09:33

수정 2021.07.12 11:59

박경보

  기자

“기업사냥꾼들의 무자본 경영권 인수 의혹”주가 인위상승 후 고점에서 CB 전환권 행사고점서 한 개인투자자 최대 8억 투자하기도前 경영진 “주가조작은 일부의 일방적 주장”

상폐 위기 유테크···소액주주들 “법적 대응” 기사의 사진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유테크의 소액주주들이 경영진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기업 사냥꾼’들이 무자본으로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주가를 조작했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주주 피해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현재 유테크는 감사인의 의견거절로 4개월째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테크는 감사인(우리회계법인)의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의견거절로 지난 3월 17일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이는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며, 다음 사업보고서 제출기한까지 신규 투자자 유치 등 경영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소액주주들의 주식은 휴지조각이 된다.

◇호재성 뉴스에 우르르 몰린 개미···8억 투자한 사례도
유테크의 현재 주가는 1730원으로, 지난해 9월 23일 기록했던 6440원(종가 기준) 대비 73.1%나 급락한 수치다. 유테크의 하루 거래량은 2019년 초 10만~30만주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들어 100만주에서 많게는 2500만주까지 늘어나며 주가가 급등했다. 당시 수급 주체는 대부분 개인투자자들이었고, 최대 8억원 가량의 자금을 ‘올인’한 주주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투자자들이 유테크를 주목했던 이유는 당시 쏟아져 나온 호재성 뉴스 때문이었다. 유테크의 본업은 금형개발과 모바일 전자부품 제조지만, 지난해엔 코로나19 테마주로 엮이며 급등세를 탔다.

유테크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던 지난해 “부진한 사업부를 정리하고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며 마스크 제조 및 유통, 바이러스 사멸 예방제 개발 등의 보도자료를 잇따라 배포했다. 코로나19 예방제를 개발한 미국 ‘셀바시온’과 공동사업 계약 체결, 중국 알리바바에 대규모 마스크 공급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는 회사의 펀더멘털과 상관없는 주가조작용 공수표였다는 게 주주들의 주장이다. 기업사냥꾼들이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주가조작을 공모해 무자본 인수한 뒤 막대한 전환사채 발행과 횡령 등으로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것이다.

유테크피해주주연합 A씨는 “유테크의 실제 사주인 안모씨와 이주석 전 대표를 회계감사 의견거절의 핵심인 횡령·배임과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A씨는 경영진 교체를 위한 임시주총을 열기 위해 주주들의 의결권을 모으고 있다. 새로운 투자자와 경영진을 들여 유테크의 상장폐지를 막고 경영정상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거래정지 이후 자포자기한 투자자들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5월 유테크 매각의 중개자로 나섰던 A씨는 안 씨를 이 전 대표에게 소개했다. 당시 투자관리·환기종목이었던 유테크를 안 씨가 정상화할 수 있을 것로 판단했으나 ‘뒤통수’를 맞았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지인 계좌 동원해 주식 매수 후 인위적으로 주가 상승
A씨가 작성한 고발장에 따르면 안 씨와 이 전 대표는 2019년 7월경 ‘경영합의서’를 통해 처음 손을 잡았다. 두 사람의 경영합의서에는 회사의 자금집행 등 경영 전반을 공동으로 맡고, 안 씨는 회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유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거래소 규정상 관리·환기종목은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할 수 없고 대표이사 변경도 불가능하다. 당시 안 씨가 유테크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건 원칙적으로 불가능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안 씨와 이 전 대표는 ‘경영합의서’라는 묘안을 짜냈다.

당초 안 씨는 ㈜마켓글로벌(구 루이블랑)이 납입하기로 한 유테크 전환사채(CB) 100억원의 절반(현금 50억원)과 추가 발행 CB 350억원 등 400억원에 ㈜마켓글로벌의 발행주식 100%를 인수하기로 하기로 합의했다. 마켓글로벌은 당시 이피에스인베스트먼트의 자회사다.

하지만 안 씨는 자금 부족으로 마켓글로벌을 통한 경영권 인수가 여의치 않자 ‘주가조작’에 눈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의 계좌로 유테크의 주식을 대거 매수해 주가를 올린 뒤 2대주주였던 심춘택 대현에스티 대표까지 끌어들였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의 고발장에는 안 씨는 2019년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약 20개월간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뒤 주식으로 전환한 CB 8~9회차를 시장에서 매각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영합의서의 보증인인 A씨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액면가 100억원의 CB를 300억원에 받고 경영권을 안 씨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30억 들여 만든 투자조합 공중분해···횡령에 이용했을 가능성
특히 안 씨와 이 전 대표는 심 대표가 납입한 CB 및 증자대금 87억원 가운데 30억원을 들여 ‘이피에스1호투자조합’을 설립했으나 현재 공중분해 된 상태다. A씨는 이들이 투자조합을 통해 회사자금 일부를 빼돌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씨는 “2019년 5월 1000원 수준이었던 유테크의 주가는 6~12회 CB를 시장에서 매도한 지난해 9월 23일 7120원까지 올랐다”며 “안 씨와 이 전 대표, 유테크의 현 최대주주인 심 대표 등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주가를 조작한 후 매도해 약 15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공유했고,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현재 유테크의 대표인 이정태 씨는 안 씨의 친인척이며, 사내이사 일부도 안 씨의 친인척과 지인”이라며 “안 씨의 주변인 및 친인척 주식계좌 등을 조사해보면 안 씨의 범법행위가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A씨가 주장하는 모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주가조작 의혹은 A씨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 사실이 아니다”라며 “유테크의 감사의견 거절 및 거래정지는 회사를 떠난 뒤의 일이기 때문에 본인과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M&A 과정에서 금전적인 이득을 보지 않았고, 정말 CB를 300억원에 팔았다면 공시가 났어야 한다”며 “A씨는 M&A를 중개한 대가를 못 받았다며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 씨는 현재 연락두절 상태이며, 이 전 대표는 ㈜에이아이비트의 이사를 거쳐 ㈜지스마트글로벌의 대표를 맡고 있다. 에이아이비트와 지스마트글로벌은 유테크와 마찬가지로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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