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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월세·반전세 전환에 임대차법 악재까지···‘씨마른 강남 전세시장’

부동산 건설사

[르포]월세·반전세 전환에 임대차법 악재까지···‘씨마른 강남 전세시장’

등록 2021.06.29 19:54

수정 2021.06.29 19:57

주현철

  기자

“전세 매물 없어”···강남권 공인중개소 한 목소리전세값 불안 심리에 수급난까지···시장 불안 만연반포 등 강남재건축發 이주수요에 임대차법 영향집주인들 보증금 확 올리거나 반전세로 돌리기도 값비싼 강남 전세 못견뎌 경기권으로 이주하기도“보유세 부담 등으로 월세전환···전세난 확산 우려”

사진 출처 = NH 하반기 부동산 인프라 전망 보고서사진 출처 = NH 하반기 부동산 인프라 전망 보고서

“반포지역 전세 매물 자체가 거의 없고 시세 형성 자체가 비싸서 대부분 들어오기 힘든 실정이다.” <반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강남권에선 전세 매물 자체는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더욱이 전세값 자체가 너무 올라서 가을 이사철에도 크게 수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서초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으로 발생하는 이주수요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강남권 부동산에서 전세거래는 손에 꼽을 정도다.

강남권 다수의 부동산을 방문해 본 결과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임대3법 통과에 따른 여파와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이주 수요까지 시장에 반영되며 전세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것.

반포 지역 내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매물들을 보면 대부분 월세 또는 반전세식 형태로 나오고 있고 설령 전세로 매물이 나와도 현재 30평 기준 22억에서 26억정도 하다 보니 수요가 적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세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매물 자체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데다 소수의 매물의 경우도 비싼 가격으로 형성돼 전세 거래 수요가 적었던 것이다.

실제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3주(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폭은 지난주 0.11%보다 다소 둔화했지만 2019년 7월 이후 104주 연속 오름세이다.

반면 전세 물량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6월 3주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10.4로 나타났다. 110선 아래를 유지하던 3월 4주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사이의 점수를 나타내는데 100을 기준으로 점수가 높으면 전세를 사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체감되는 전세 물량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강남 재건축發 전세가 불안심리에다가 전세매물 감소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에선 전세난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임대차법 시행 이후 재차 전세난이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문제는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을 더욱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저금리 기조 속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가 인상되면서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려는 집주인이 많아지면서 순수 전세도 줄어든 상황이다. 임대인들이 보유세 부담 등에 맞춰 전세 대신 월세를 내놓거나 전세 보증금을 올리는 방법으로 대응하면서 최근 전세 신고가가 쏟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강남구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가을철 본격적인 이사 철이 시작되면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 같다”며 “강남권에선 전세 매물 자체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전세 매물자체가 부족한건 임대차법 영향으로 전세 물량이 줄어든게 가장 크다”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모습. 사진= 주현철 기자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모습. 사진= 주현철 기자

여기에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에선 대규모 이주가 시작되면서 이주수요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뉴스웨이가 이주를 시작한 반포주공1단지(1·2·4주구)를 방문한 결과다. 주변을 둘러보니 ‘조합원 이주 개시’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이사를 준비하는 흔적들이 보였다. 반포주공 1단지는 2100호 규모로 실제로 이달 1일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여기에 하반기에는 3주구(1490호)가 관리처분인가 신청 결과가 나오는대로 이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렇듯 강남 재건축 이주 등으로 수요가 증가했으나, 공급은 제한적으로 이뤄지다보니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모양새다. 반포 지역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신규 전세 물량은 없는데 2000가구 이상 이주 수요가 발생하니 인근으로 이사는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모습. 사진= 주현철 기자반포주공1단지(124주구) 모습. 사진= 주현철 기자

이날 단지 내 주민을 만나본 결과 비싼 가격 때문에 경기도로 이주한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반포주공 한 주민은 “강남권 내에서 매매도 그렇고 전세도 비싼 가격 때문에 구하기가 힘들어 경기도쪽으로 나간다”고 말했다. 급등한 전셋값과 턱없이 부족한 매물의 영향이다. 강남發 전세난이 하남이나 성남 등 수도권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해지는 대목이다.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를 공급할 유인이 부족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임대차법과 보유세 부담으로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 하니까 유통 물량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하반기에는 입주 물량도 감소하고, 보유세 부담에 집주인들이 월세 전환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울 같은 경우는 전세 물량 품귀를 빚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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