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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 블랙컨슈머 리뷰 논란 일파만파···배민·요기요는?

쿠팡이츠, 블랙컨슈머 리뷰 논란 일파만파···배민·요기요는?

등록 2021.06.24 15:46

김다이

  기자

배달의민족, 환불 요구 시 고객과 점주 사이 중재자 역할 점주들, 갑질 고객 양산하는 리뷰 제도 개선 한목소리 제도 허점 이용해 ‘배달앱 공짜음식 먹는법’ 올라오기도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쿠팡이츠 입점 점주가 고객의 환불 요구를 받다 스트레스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배달앱의 리뷰와 별점제도가 도마위에 올랐다. 배달앱 입점 점주들은 해당 제도가 고객들의 갑질 무기가 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시민단체는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를 양산하는 배달 앱 리뷰와 별점 제도 규탄’을 내세우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별점과 리뷰 평가에 재주문율 등 객관적 항목을 추가하고, 음식 환불규정도 만들어 달라”며, 쿠팡이츠의 약관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쿠팡은 갑질 이용자 문제 해결을 위한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대책 세부안은 ▲점주 보호를 위한 전담조직 신설 ▲점주 전담 상담사 배치 및 상담 과정 개선 ▲악성 리뷰에 대한 댓글 해명 기능 도입 ▲악성 리뷰 신고 절차 과정 개선 등이다.

이러한 서비스 개선은 고객 갑질에 시달리던 점주가 뇌출혈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발단이 됐다. 서울에서 김밥집에서 한 고객이 주문한 새우튀김 3개 중 1개가 이상하다며 음식을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폭언을 남발했다. 해당 점주는 고객에게 전체 환불을 해줬지만, 고객은 별점 1점과 악성 리뷰를 남겼다. 게다가 손님과 쿠팡이츠 측은 점주가 뇌출혈로 쓰러잔 상황에서도 모든 것을 점주 책임으로 떠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쿠팡이츠 입점 점주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 배달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배달앱에서 리뷰 관련 민원은 누구나 한 번씩 받아봤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쿠팡은 점주가 무조건 잘못했으니 고객에게 사과하라는 식”이라며 “고객 입장에선 최고의 기업이지만 점주들을 죽이는 쿠팡이츠의 시스템을 더 이상은 못참겠다”고 말했다.

리뷰와 별점제도를 악용한 고객 갑질은 쿠팡이츠 뿐만 아니라 배달앱 업계에서 공공연하게 발생하고 있다. 음식을 주문한 고객이 음식에 확인할 수 없는 이물이나 맛을 핑계로 환불을 요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며, 커뮤니티에는 이를 악의적으로 이용해 무료로 배달음식 먹는 방법이 올라오고 있다. 리뷰제도는 다른 고객을 위한 객관적 평가를 위해 시작됐지만, 무리한 요구를 요청하고 들어주지 않을 시 별점 테러와 악성 리뷰를 남기는 블랙컨슈머의 ‘갑질’ 도구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배달앱 개선이 시급하다며, 점주가 불리한 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는 리뷰 시스템이 고객의 갑질용 무기로 사용되고 있다며 플랫폼이 중개 수수료를 가져가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의무가 행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배달업체들은 나름의 점주 보호 시스템을 마련해 블랙컨슈머 근절에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월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상생협약을 체결해 리뷰·별점 제도를 개선했다. 점주가 악성리뷰로 피해를 주장하는 경우 리뷰 게시 중단 신고(권리 침해 신고서 접수)를 할 수 있다. 신고서가 접수되면 해당 리뷰는 블라인드 처리된다. 리뷰에 비속어나 거짓, 과장, 주문과 관련 없는 내용 등이 담기거나 명예훼손, 근거 없는 비방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사안에 따라 주의, 게시물 차단 또는 차단 요청 등이 이뤄진다.

배달의민족은 환불 제도에서도 고객과 점주 사이의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이 환불을 요청하면 우선 점주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점주가 환불을 거절할 경우 회사 비용으로 고객에게 환불을 해주거나 포인트, 쿠폰 등을 지급한다. 즉, 무조건 환불을 해야 한다고 점주를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요청하는 사항을 전달하고 중재를 하는 개념이다.

요기요는 2013년부터 실제 주문과 결제가 완료된 경우에만 리뷰를 작성할 수 있는 클린 리뷰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AI(인공지능) 리뷰 모니터링과 더불어 2단계 리뷰 모니터링으로 주문과 관련이 없거나 욕설, 비방, 유해 리뷰를 자동 블라인드 처리한다. 요기요에는 누구나 리뷰를 신고할 수 있는 ‘리뷰 신고’ 기능도 있으며, 반복적이고 악의적으로 보상을 요청하는 경우 고객의 서비스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이 장기적으로 믿고 쓸 수 있는 앱이 되기 위해서는 리뷰의 신뢰도가 필수적이다. 부풀려진 허위 내용으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상품의 본질이나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사장님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플랫폼의 역할”이라며 “플랫폼 입장에서는 점주도 라이더도 같은 고객인데 쿠팡이츠가 적용하는 정책은 점주에게 너무 많은 피해를 떠넘기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모든 고객의 입장을 고려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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