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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조 투자보따리 남은 과제는···인센티브 합의

삼성전자, 20조 투자보따리 남은 과제는···인센티브 합의

등록 2021.05.24 14:40

김정훈

  기자

세금 감면, 인프라 등 행정 지원 협상 진행 중김기남 부회장 “조만간 구체적 소식 전할 것”신공장 착공보단 오스틴 사업장 증설에 무게업계 “美 반도체 지원 법안, 삼성 기다릴 수도”

오는 30일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임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오는 30일 파기환송심 결심 공판에 임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 사업 확장을 위해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한미정상회담에서 170억 달러(19조2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 투자를 공식화하면서 세금 감면 등 인센티브에 대한 최종 합의만 남겨놓게 됐다. 삼성으로선 남은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 내는 게 최선의 과제다. 미국 현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텍사스주 오스틴 공장의 신규 투자에 나설 일정을 잡고 있어서 한 두달 내 합의 소식을 전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2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정부와 세제 혜택, 인프라 등 인센티브 협상을 비롯해 오스틴 사업장에 새로 배치할 제품 구성을 놓고 막바지 조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 달러 신규 투자를 하겠다는 것 외에 공장 부지, 착공 및 가동시기 등 구체적인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오스틴, 애리조나, 뉴욕 3개 지역이 삼성 반도체 투자 부지로 거론된 와중에 로이터 등 외신은 오스틴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삼성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김기남 부회장은 21일(현지시간) 열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한 뒤 “조만간 구체적인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말을 아끼고는 있으나 업계에선 사실상 오스틴 지역이 확정됐다는 말들도 나온다. 오스틴 사업장의 경우 이미 차량용 반도체 등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 증설이 까다롭지 않은 데다, 공장 인근 부지 매입으로 투자 준비를 해왔던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애리조나·뉴욕주와 달리 오스틴은 삼성전자가 텍사스주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하고 인센티브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더욱 무게가 실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세부적인 협상은 아직 남아있다”면서 “구체적인 안이 결정되면 외부에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센티브 최종 합의가 된 이후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현지에선 1~2개월 내 협의를 마치고 3분기 중 신규 투자에 나서는 일정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정부 등과 반도체 신규 투자를 통한 1800개 일자리 창출을 조건으로 향후 20~25년간 1조원 미만 세제 감면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규 투자가 과잉 공급이 되지 않도록 미국 내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협상도 연방 정부와 매듭 지어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우리 정부는 한미정상회담에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한국 기업 세액공제 지원 방안에 대한 논의를 주고받았다. 이를 토대로 보면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 확정에 따른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협상 열쇠는 인센티브를 어느 정도로 받아내느냐 여부다. 이달 들어 미국 상원은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 해결과 관련, 520억 달러(58조6000억원)을 지원하는 반도체 지원 법안을 발의해 미 의회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별도로 바이든 정부가 내놓은 인프라 투자 계획을 보면 반도체 생산과 연구를 위한 500억 달러(56조3000억원)의 예산이 포함돼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바이든 정부가 지원하겠다고 발의한 것도 있고, 반드시 반도체 지원 법안이 미 국회를 통과해야 인센티브를 확정할 수 있는 것은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지원 법안이 확정되면 삼성이 인센티브 협상에서 유리해질 수 있어 삼성이 시기를 거기에 맞출지도 모르겠다”고 예상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신공장을 새롭게 짓는 것보단 기존 공장을 활용한 증설에 나설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우리 돈으로 약 20조원에 달하는 투자비는 타 지역에 신공장을 짓는게 아닌 오스틴 공장 증설에 어울리는 금액이란 평가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20조원 규모 투자비만 놓고 보면 공장 증설이 유력하고 신공장을 지으려면 그 이상의 비용이 든다”며 “신공장 설립이 아닌 증설이면 인센티브 혜택이 훨씬 줄어들게 돼 최종 합의까진 시간이 다소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반도체 투자의 관심은 삼성전자가 해외 첫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새로 구축할지 여부에 쏠린다. 삼성전자가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운영 중인 오스틴 공장에 초미세 공정인 5나노(㎚) EUV 신규 라인을 세워 애플, 퀄컴, AMD 등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회사) 수요에 대응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대당 수천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EUV 노광장비를 가져온다면 20조원 투자로는 부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오스틴 공장 기존 라인에는 차량용 반도체나 5나노 이하 미세공정이 필요없는 제품군을 만들고 있다. 신규 투자가 제품 구성을 어떻게 가져갈지는 여전히 삼성전자의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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