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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파운드리에 20조 투자보따리···해외 첫 EUV 공장 세운다

삼성전자, 美 파운드리에 20조 투자보따리···해외 첫 EUV 공장 세운다

등록 2021.05.22 06:35

수정 2021.05.22 07:52

김정훈

  기자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서 투자계획 확정김기남 “한미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美정부 지원·관심 필요”로이터 “3분기 착공···5나노 EUV 공정 들어설 것”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삼성전자가 22일 그동안 발표 시기만 남겨놨던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증설에 20조원 투자를 확정지었다. 우리 정부가 바이든 미 행정부에 요청한 세제, 인프라 등 투자 인센티브 지원 약속과 함께 신규 투자는 텍사스주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21일 오전 9시(현지시간) 워싱턴 DC 상무부에서 열린 한·미 기업인 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BRT)에서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공장 구축에 총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현지에서 “최근 디지털 가속화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반도체 없이 5G나 인공지능과 같은 미래산업은 발전하기 어려운 만큼 한미 반도체 공급망 강화에 대해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조만간 구체적인 소식을 전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삼성전자의 신규 투자 확정과 함께 이미 예고됐던 4대 그룹의 40조원 규모 투자 약속 이행이 함께 확인됐다. SK는 반도체 계열사 SK하이닉스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인공지능(AI), 낸드 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해 10억달러(1조13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기업은 합작 또는 단독으로 140억달러 (15조8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 현대차는 현지 전기차 생산, 충전인프라 확충 등에 총 74억달러(8조3500억원)를 투자키로 했다. 4대 그룹의 투자 보따리는 당초 계획보다 많은 총 394억달러로 우리 돈으로 44조원에 달한다.

재계에선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삼성전자가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공급망 긴급 화상회의에 두 차례나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참석함에 따라 정상회담 직후 20조원 규모 신규 투자 일정을 내놓을 거란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재용 부회장을 대신해 삼성전자 경영진으로는 김기남 반도체 총괄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경제사절단에 합류하면서 그러한 관측에 힘을 보탰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현지 브리핑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회의에서 북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미국의 시스템반도체 기업과의 협력 강화로 시장을 넓히고 신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정부가 핵심 경제 파트너로서 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뜻을 모으면서 삼성전자가 텍사스 주정부와 논의해왔던 인센티브 지원 규모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 초부터 신규 투자를 놓고 향후 20년간 약 9000억원 규모의 세제 혜택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도 미 현지에서 흘러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최종 투자처가 오스틴 인근으로 결정났으며 3분기 공장 착공에 들어가 2024년 완공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지 정보를 토대로 로이터가 먼저 소식을 전하면서 삼성전자의 구체적인 투자 설명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한미정상회담 직전까지도 미국 내 반도체 투자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고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삼성전자의 오스틴 공장은 미국에서 운영되는 유일한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1998년 준공됐다. 삼성전자는 사업확장을 고려해 지난 2018년부터 꾸준하게 오스틴 공장 부지 인근 10만㎡가 넘는 토지를 지속적으로 매입해왔다.

로이터 등 현지 언론은 오스틴 공장 증설에 20조원을 쏟아붓는 삼성전자가 5㎚(나노·1㎚는 10억 분의 1m)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라인을 구축할 것으로 보도했다. 해외에 있는 삼성 반도체 공장에 초미세 EUV 공정이 들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5나노는 그동안 삼성전자가 상용화한 반도체 공정 중에선 가장 앞선 ‘선단’ 공정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오스틴 공장은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신규 공장 설비 구축에 필요한 사내 인력은 오스틴에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5나노급 첨단 공정을 구축하면 퀄컴·애플·아마존·테슬라 등 미국 내 대형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회사) 기업들의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참석해 “양국 간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산업”이라며 “미국 기업들은 반도체 설계와 인공지능, 빅데이터, 미래차 등 최첨단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한국 기업들은 반도체 생산과 저탄소 경제의 핵심기술인 배터리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나 레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의 투자에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미국이 반도체 지원 법안에 포함돼 있는 인센티브가 삼성 등 4대 그룹의 투자에도 적극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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