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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하겠다” 조현식, 약속 안지키고 ‘침묵’···한국타이어 분위기만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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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회장 “마지막 소임다하고 사임” 밝혀
정기 주주총회 이후 2주 동안 침묵으로 일관
판교 본사 내부 조직 동요··“조 부회장 연출된 쇼다”
조 부회장, 거버넌스·정도 경영 강조···사퇴 시기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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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한상 교수를 우리 회사의 사외이사이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모시는 것으로 대표이사로서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 사임하고자 합니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 지주사)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 2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서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창업주의 후손이자 회사 경영진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큰 초석을 다지고자 대표이사직 걸고 간곡히 부탁한 것이다. 하지만 조현식 부회장은 주총 이후 아직 뚜렷한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후 지난달 30일 경기도 판교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 부회장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날 조 사장과 조 부회장은 감사위원 겸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두고 표 대결을 벌인 결과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에서 조 부회장이 추천한 인사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됐다.

주총이 끝난 지 2주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조 부회장은 아직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회사에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부회장의 이러한 행보를 두고 한국타이어 그룹 외부는 물론 내부 조직은 술렁이고 있다. 직원들 가운데 지주사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 숫자가 많기 때문으로 읽힌다.

한국타이어 판교 본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조 부회장에 대해 “주총을 앞두고 이한상 교수의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하기 위한 껍데기 선언에 불과한 연출된 쇼로 비친다”, “주주권익을 내세우지만 본인의 이 속만 챙기려는 양치기 소년과 같다” 등 조 부회장에 대한 감정이 불거지고 있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증언이다.

결국 조 부회장은 주총을 앞두고 최대 주주인 동생 조현범 사장을 압박하고 소액주주 및 여론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이벤트성 발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뿐만 아니라 애초 조 부회장은 사퇴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조 부회장의 지근거리에서 다양한 자문을 하는 측근들이 세운 전략의 일환이라는 목소리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조 부회장이 주총 이후 즉각적인 대표이사직 사퇴 의무는 없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27일까지이다.

조 부회장은 누구보다 기업 거버넌스 개선과 정도 경영을 강조한 인물로, 자신이 주주와 약속을 어긴다면 조 부회장이 언급한 사회적, 윤리적 기준의 목소리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업계는 장기화 되고 있는 ‘한국타이어가(家)’ 경영권 분쟁과 지난달 조 부회장의 사퇴 발언 등으로 임직원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더믹,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확산 등 글로벌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진의 회사 안팎 힘겨루기에 내부 직원들 반발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현식 부회장은 주총을 통해 이한상 교수가 감사위원 선임됐고 이전에 주주들에게 본인의 거취를 표명했기 때문에 이른 시일 내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판교 본사 직원들의 사기를 위해서라도 사퇴 결정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조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 이후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이사회 의장이 조현식 부회장에서 조현범 사장으로 변경된 것은 자진 사임 형태가 아니다.

지난 1일 지주사 이사회는 이사회 의장을 조현식 부회장에서 조현범 사장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 및 의결했기 때문이다.

현재 조현식 부회장은 부회장, 대표이사, 등기이사 직위를 갖고 있다. 등기이사 사임에는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다. 하지만 부회장과 대표이사는 자발적인 의사에 따라 사임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현식 부회장이 아직 뚜렷한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자신이 밝힌 주주와의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조양래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개시심판청구는 회사 밖 법원에서 치러지는 부분이지만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를 유지한다면 경영진과 직원들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21일 진행되는 조양래 회장의 성년 후견 심문이 경영권 분쟁의 판도를 뒤집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서울가정법원은 조양래 회장에게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은 장녀인 조희경 이사장이 지난해 7월 청구했다. 조현식 부회장도 같은해 10월 청구인과 같은 자격을 갖는 참가인 신청서를 내며 동참했지만 차녀 조희원씨도 최근 참가인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조현식 부회장은 성년후견 심판과 대표이사직과 관련해 “경영권 다툼의 연장 선상에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이 부분은 사실과 다르다. 건강이 좋지 못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있는 자식 된 도리로 진행하고 있다”며 “대표이사직에 대한 사임 의사는 이미 분명히 했다. 대표이사를 비롯한 부회장, 이사회의장, 사내이사 등은 개인의 의사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므로 주총 이후 회사의 미래를 위한 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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