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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명품 브랜드’의 콧대 높은 가격정책

도 넘은 ‘명품 브랜드’의 콧대 높은 가격정책

등록 2021.03.24 16:55

김다이

  기자

루이비통 올해 들어 네 번째 가격 인상 단행시도때도 없는 가격 인상에도 명품 수요 ‘훨훨’시내 주요 백화점, 매년 명품 매출 4% 증가

도 넘은 ‘명품 브랜드’의 콧대 높은 가격정책 기사의 사진

콧대 높은 명품 브랜드들이 매년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특히 3대 명품으로 불리는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 주요 제품들은 수시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천정부지 치솟는 가격에도 불구, 재고가 없어서 못 파는 기이한 사태가 심화 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이 올해 들어 네 번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루이비통은 지난 23일 가격 핸드백 등 주요 제품 가격을 5~8% 인상했다. 배우 김희애가 드라마 ‘부부의세계’에서 들고나와 유명해진 ‘카퓌신’ 핸드백 가격은 5~6% 올라 540만원~666만원이 됐다. ‘트위스트백’ 역시 가격을 5~8% 인상해 417만원~482만원의 가격에 책정됐다.

앞서 루이비통은 올해만 세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올렸다. 지난 1월에는 스테디셀러 제품인 ‘알비BB’ 가격을 4~10%까지 올렸고 ‘포쉐트 악세수아’, ‘멀티 포쉐트 악세수아’ 등의 제품 가격을 최대 25.6% 인상했다. 2월에는 ‘나노 스피디’ 등 일부 가방을 약 10% 인상한 뒤 사흘 만에 루이비통 방도(미니 스카프) 등 소품류 가격을 올렸다.

올해 1월 에르메스도 주요 제품 가격을 5~10% 상향 조정했고, 프라다도 일부 제품 가격을 2~4% 올렸다. 지난달에는 디올이 주요 상품 가격을 최대 16% 올렸다. 지난해 9월 이후 약 5개월만의 가격 인상이다. 같은달 샤넬은 ‘트렌디 CC백’ 등 주요 제품 가격을 5~10% 가량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가격 인상에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시작된 ‘보복소비’가 명품으로 향하면서 명품 판매는 더욱 증가했다. 높아지는 가격에도 고객 수요는 식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샤넬 인기 제품은 항상 물량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때문에 자주 가격이 오르는 샤넬 가방을 구매해 되파는‘샤테크(샤넬+재테크)’족도 생겨났다.

코로나19로 시장경제는 악화하고 있지만 ‘코로나 무풍지대’라는 말을 입증하듯 때아닌 명품은 호황을 맞았다.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2020년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 57개 점포 합산 매출은 2019년보다 9.8% 감소했지만,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15.1%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베블런 효과’(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가격 인상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명품 가격에 불만을 가지면서도, 가격이 언제 또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한 심리가 작용해 명품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명품 매장 직원들은 “우리도 언제 갑자기 가격이 오를지 모른다. 오늘 사야 가장 저렴하다”라고 설명하며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특히, 혼수로 명품 장만을 앞두고 있는 고객들은 결혼준비에 앞서 가장 먼저 명품 구매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 11월 결혼을 앞둔 직장인 A씨는 “뉴스를 틀면 하루가 멀다 하고 명품 가격 인상 소식이 들려오는데 언제 또 가격이 오를 지 모르니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가장 먼저 명품 매장을 찾게됐다”며 “내가 보고 온 명품 가방이 다음날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했지만, 이미 사기로 마음먹은 이상 최대한 빨리 사는 게 이득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샤넬은 5월과 11월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지만, 이는 오히려 ‘오픈런’ 현상을 만들어냈다. 압구정·잠실 등 강남 일대의 백화점 앞에는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 전부터 고객들이 줄을 서는 현상이 이제 일상이 됐다. 보통 오픈런 현상은 인기 한정판 제품이 출시되거나 봄·가을 등 가격 인상이 이뤄지는 시기에 일어난다. 그러나 최근 샤넬 매장 앞에는 가격 인상과 무관한 오픈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백화점도 코로나 사태로 인한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명품 매출 덕분이었다. 지난해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명품이 견인해 전체 매출을 소폭 끌어올렸다. 롯데백화점은 아예 본점을 리뉴얼하면서 1층 화장품 매장을 드러내고 해외 명품 브랜드로 채우기로 했다. 향후 해외 명품 비중을 33%에서 50%까지 늘릴 계획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여행이 줄면서 최근 면세점 구매 수요가 백화점으로 이동했고, 매년 명품 매출은 4% 가까이 늘고 있다”며 “가격이 오르더라도 명품이 혼수용품으로 들어가는 상품군인 만큼 명품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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