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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SK 배터리 전쟁 이번엔 일자리···바이든 거부권 앞두고 ‘화력전’

LG-SK 배터리 전쟁 이번엔 일자리···바이든 거부권 앞두고 ‘화력전’

등록 2021.03.12 10:50

임정혁

  기자

LG “5조원 이상 투자···1만여개 일자리 창출”SK의 조지아주 장기 투자·고용 프로젝트 ‘맞불’4월11일 예정된 대통령 거부권 앞서 물밑 경쟁“美 전기차 시장 2035년까지 연평균 25% 성장”

LG-SK 배터리 전쟁 이번엔 일자리···바이든 거부권 앞두고 ‘화력전’ 기사의 사진

LG와 SK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이 미국 일자리 창출 경쟁으로 옮겨붙었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구광모 LG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의 미국 집중 전략이 ‘강 대 강’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12일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에서 2025년까지 독자적으로 5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4000여명 직접 고용을 포함한 1만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사의 물밑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직접 고용 인원의 경우 기존 미시간 공장 1400명과 오하이오주에 있는 GM과 합작법인 1100명을 합치면 6500여명에 달한다”며 “특히 상반기 내 최소 2곳 이상의 후보지도 선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도 3조원을 투자에 건설 중인 조지아주 공장에서 2024년까지 26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최대 5조원 이상 투자를 비롯해 6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친환경 사업을 중심으로 고용 확대에 방점을 찍은 가운데 현지 일자리 창출은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10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SK이노베이션에 최종 패소 판결을 내리면서 향후 60일간은 바이든 대통령의 고심 기간으로 남았다.

먼저 바이든 대통령이 다음 달 11일 안으로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ITC 판결은 그대로 확정돼 SK는 향후 10년간 수입금지와 영업비밀 침해 중지 명령을 받아들여야한다.

이 경우 SK는 미국 연방고등법원에 항소하는 방법이 있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600여 건의 ITC 소송 중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경우는 1건이다. 2013년 삼성전자가 애플에 제기한 특허권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이 자국 기업인 애플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반대로 바이든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ITC 판결은 무효화된다. 이렇게 되면 양사의 대립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민사를 통해 결론 날 가능성이 높다.

사실상 합의를 두고 양측의 온도 차가 다른 만큼 대통령 거부권이 갖는 무게감은 결정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보톡스 합의 사례와 같이 현금, 로열티, 지분 등 주주와 투자자들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다양한 보상 방법이 가능하다”며 구체적으로 SK한테서 합의금으로 받아낼 수 있는 여러 채널을 열어둔 상태다.

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배터리 사업을 지속할 의미가 없거나 사업 경쟁력을 현격히 낮추는 수준의 요구 조건은 수용 불가능할 것”이라며 “소송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입장을 달리했다.

이는 수조원대를 요구하는 LG의 제시안을 SK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지아주 공장 건설에 3조원을 투입했는데 그와 비슷한 규모의 합의금까지 내놓으면서까지 영업을 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런 배경 속에서 LG와 SK 모두 물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를 놓고 촉각을 기울여 오던 터라 이번 LG의 미국 투자와 고용 확대 방침은 결정적인 승부수라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특히 양사 모두 현재 투자 중이거나 이번에 투자하기로 한 규모에서 나아가 장기적으로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 그에 상응하는 규모 확대를 약속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사실상 LG와 SK가 “올인했다”라는 뒷말도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30만대에서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 연평균 25% 성장이 예상된다. 양사 모두 놓칠 수 없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소송까지 겹쳐 갈 길이 바쁘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합의의 문은 열려 있다고 공식적으로 말하지만 일선에선 투자와 고용으로 미국 정부를 향한 영향력 높이기가 치열하다”며 “이번 LG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은 SK가 앞서 제시한 조지아주 투자와 고용 계획과 마찬가지로 분명히 미국 정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최근 계속해서 성장하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이전부터 검토해 온 계획을 이번에 발표한 것이지 단순히 경쟁사와 소송 등을 고려한 결정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SK 관계자도 “조지아주를 비롯한 미국 시장 투자와 고용 창출을 장기적으로 해나간다는 방침엔 변함이 없다”며 “앞으로도 조지아주 등과 미국 시장에서 협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정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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