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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옵션 분쟁’ 교보생명 vs FI···이번엔 공소장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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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피너티 “의뢰인·회계사 의견조율 불가피”
교보생명 “공소장 자의적으로 해석해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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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주주 현황. 그래픽=뉴스웨이 DB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과 재무적 투자자(FI)간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분쟁이 ‘공인회계사법’ 위반 논란으로 번진 가운데 FI와 회계법인 측을 기소한 검찰의 공소장을 놓고 26일 양측이 진실공방을 벌였다.

FI 측이 회계법인과의 공모 혐의에 대해 적정가치 산정 과정에서 이뤄지는 불가피한 의견 조율이라며 반발하자, 교보생명은 FI 측이 공소장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왜곡해 사법당국의 권위를 무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교보생명 FI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 컨소시엄 측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검찰 공소장 관련 입장문에서 검찰이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FI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이하 딜로이트 안진) 관계자들을 기소한 이유에 대해 “공소장은 허위보고라는 조항을 들어 공인회계사법 위반을 문제 삼고 있다”며 “회계사의 기업가치평가 업무 방식이나 성격에 관해 근본적으로 견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FI 측은 “공소장은 회계사가 기업가치를 평가하면서 평가 방법, 비교 대상 기업, 거래의 범위, 기간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뢰인인 어피너티 컨소시엄 측 의견을 참고했으면서도 마치 독자적으로 결정한 것 같은 기재를 한 것이 허위라는 취지”라며 “그러나 적정가치 산정 과정에서 의뢰인과 회계사간 의견 조율을 불가피하고, 이런 사안으로 기소된 사례는 전례를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가격의 적정성이나 평가 기준일에 대한 교보생명의 문제 제기를 수용했는지와 관련해서도 “교보생명이 고발한 내용 중 가격의 적정성이나 평가 기준일 등의 문제점은 기소된 범죄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소장에 범죄 사실로 언급된 공모, 허위 보고, 부정한 청탁, 부당한 이득 역시 전혀 사실이 아니고, 지극히 당연한 수준의 의뢰인과 평가기관 사이의 통상적 소통과 그에 대한 비용에 대한 평가가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9일 딜로이트 안진 소속 회계사들과 어피너티 컨소시엄 임원들을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회계사들이 교보생명 주식 가치를 평가하면서 FI 측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용역을 수행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풋옵션 행사 가격에 대한 평가는 행사일을 기준으로 해야 함에도 딜로이트 안진이 일부 FI의 의뢰로 평가 기준일을 앞당겨 가격을 부풀렸다며 딜로이트 안진을 검찰에 고발했다.

FI 측은 딜로이트 안진을 통해 풋옵션 행사 가격을 주당 40만9000원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는 매입 원가인 주당 24만5000원의 2배에 가까운 것이어서 과대평가 여부를 놓고 신 회장과 FI 측이 논쟁을 벌였다.

FI 측은 의뢰인 부당한 이득을 얻게 하도록 가담하지 않았다면 도저히 산정할 수 없는 금액이라는 교보생명의 고발장 내용과 관련해 “교보생명이 자체적으로 매년 평가해 작성한 회사의 내재가치는 FI 측 감정가인 주당 40만9000원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딜로이트 안진뿐 아니라 다른 FI가 의뢰해 가격을 산출한 회계법인도 비슷한 가격을 제시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40만원대 주식 가격이 확정되면 FI 측이 큰 이득을 보는 것 아니냐는 데 대해서는 “주주간 계약에 따르면 만약 신 회장이 지정한 다른 회계법인이 FI 측이 제출한 가격보다 10% 이상 낮은 36만8920원 이하의 가격을 산출해 제출했다면 딜로이트 안진이 산출한 가격은 무효가 됐을 것”이라며 “하지만 신 회장은 가격을 제시하기는커녕 평가기관을 지정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기소가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중재 판정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는 “현재 검찰에 제출된 모든 증거자료는 투자자 측이 이미 국제 중재에 증거로 제출한 것들”이라며 “검찰이 이러한 자료를 보고 기소 결정을 했더라도 ICC에서는 전혀 모르는 새로운 증거에 입각한 것이 아니므로 중재에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은 참고자료를 통해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딜로이트 안진은 공소장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왜곡할 뿐 아니라 사항에 대한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며 “검찰 공소장에 포함된 내용이나 법원에서 다뤄야 할 내용에 대해 본질을 흐리고 물타기 하는 이들의 행위는 사법당국의 권위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교보생명은 “회계기준 등에 따르면 의뢰인과 회계사간 의견을 조율했을 경우 결과물에 대한 제3자 공유나 배포가 금지된다. 검찰 공소장에는 FI와 딜로이트 안진이 허위의 가치평가 보고서 작성을 위해 공모한 정황이 드러났고 이 경우 중재 판정부를 포함한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며 “이 건에서는 중재 판정부에 보고서가 제출됐을 뿐만 아니라 단순히 양측이 보고서를 조율한 것이나 아니라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가치 산정 과정을 주도했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FI 측이 딜로이트 안진 측에 법률비용을 지급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상식적으로 누가 용역을 수행하면서 법률적 문제에 휘말릴 것을 예상하고 법률비용을 보전하기로 사전에 계약하겠는가”라며 “이들은 이미 자신들의 행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불법 행위로 인해 문제가 되면 법률비용을 보전해주기로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회장 측이 주식 가격 평가기관을 선정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FI와 딜로이트 안진의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의심이 있어 평가기관을 선정하지 않은 것은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추정을 할 수 있다”며 “신 회장이야말로 주자간 계약을 철저하게 따르고 합리적인 의심에 따라 평가기관을 선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0월 교보생명의 기업공개(IPO) 지연에 반발해 풋옵션을 행사했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지난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1조2054억원에 매입하면서 2015년 9월 말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 개인에게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을 받았다.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9.05%), IMM PE(5.23%), 베어링 PE(5.23%), 싱가포르투자청(4.5%) 등 4개 투자자로 구성돼 있다.

현재 신 회장과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어피너티 컨소시엄 측이 ICC에 제기한 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신 회장과 FI 측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었던 ICC의 대면 청문회는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인해 올해 3월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영 기자 j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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