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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50년 지나도 아직 비주류 ‘소주’···현지화 성공 숙제

[하이트진로는 지금②]수출 50년 지나도 아직 비주류 ‘소주’···현지화 성공 숙제

등록 2020.11.05 07:00

김민지

  기자

2011년 ‘진로’ 합병하며 국내 최대 주류종합기업 우뚝국내 시장 성장세 한계 해외로 눈 돌려 현지화 마케팅소주맛 익숙치 않은 현지인 호감도↓입맛 사로잡기 숙제소주보다 달콤한 증류주는 인기 해외 매출 5300억 목표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인 유통업이 정체됐고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 마주하며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디까지 미칠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수출 50년 지나도 아직 비주류 ‘소주’···현지화 성공 숙제 기사의 사진

국내 최초 맥주회사로 시작한 하이트맥주(전신 조선맥주)는 2011년 ‘진로’를 합병하면서 소주까지 제조하는 ‘소맥 대통합’을 이룬다. 진로는 1924년 평안남도에서 설립된 ‘진천양조상회’가 모태다. 이후 서광주조-진로주조를 거쳐 1975년 진로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하이트맥주가 흡수합병하면서 지금의 하이트진로가 탄생했다.

하이트진로그룹은 2005년 출범했다. 하이트맥주 컨소시엄이 IMF 위기를 거치며 법정관리에 들어간 진로를 인수해 진로의 최대주주는 하이트맥주로 변동됐다. 당시 인수전에는 CJ, 두산, 롯데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참여했는데 이 중 하이트맥주가 가장 덩치가 작았다. 그러나 하이트맥주의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던 박문덕 회장은 소주 시장 진출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었다. 박 회장은 진로 인수 가격으로 3조4100억원을 제시하는 결단을 내렸고 맥주 사업 노하우도 인정받으면서 진로를 품에 안았다.

2005년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할 당시 공정위는 향후 5년간 통합 영업을 금지했다. 5년 후 이 단서의 효력이 사라지자 두 회사는 합병 작업에 나섰다. 합병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서였다. 하이트진로그룹이 합병 당시 진로를 존속법인으로, 하이트맥주를 소멸법인으로 하면서 하이트맥주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2024년 해외 매출액 5300억원 목표···험난한 여정=진로가 소주 시장에서 굳건한 1위를 다지고 있던 기업이었던 만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도 현재까지 국내 소주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내수시장 한계에 박문덕 회장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실제 지난해 전국 병 소주 판매량도 전년 대비 8.2% 감소해 소주 소비가 크게 줄었다.

이에 김인규 사장은 2016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소주 세계화’를 선언했다. ‘글로벌 비전 2024’를 선포하고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을 올려 글로벌 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소주 세계화 선포 당시 내걸었던 2024년 해외 매출 5300억원 달성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소주 수출은 5862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화로 약 665억원 정도다. 2016년 하이트진로는 2024년까지 무조건 5300억원 목표를 이뤄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4~5년 안에 4700억원가량의 매출성장을 이뤄야 하는 셈이다. 최근 3년 평균 하이트진로 소주 수출성장률은 약 9%라는 것을 감안할 때 2024년 매출은 1000억원 정도가 된다. 목표했던 매출액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소주 사업 부문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약 7%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특히 2017년까지 전체 수출의 40% 이상을 담당하던 일본 시장이 쪼그라들면서 새 수출국에서의 성장 필요성도 두드러지고 있다. 일본경제연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일본 전체 소주류 시장은 6% 이상, 한국 소주는 10.8% 이상 줄었다. 하이트진로의 일본 수출도 ▲2017년 1982만 달러 ▲2018년 1924만 달러 ▲2019년 1572만 달러로 지속 감소 추세다.

◇교민 위주 수요, 메인스트림 진출은 아직=해외로 소주를 수출한 지 5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 ‘소주’라는 주종 자체는 현지인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모양새다. 특히 유럽 소비자들은 소주의 초록색 병도 생소하고 알코올 냄새 때문에 와인처럼 식사에 곁들여 먹는다는 인식도 없다. 소주가 독주라는 인식 때문이다. 소주는 와인과 도수가 많이 차이 나지는 않지만 특별한 맛이 없다 보니 더 독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평이다.

때문에 하이트진로의 해외 시장 공략은 현지 교민 시장을 바탕으로 소주에 상대적으로 친숙한 아시아인들과 아시아마켓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다음 단계가 현지 마트나 현지 레스토랑 등에 입점하는 것인데 이 유통망을 뚫기가 쉽지 않다. 미국에서도 소주는 H마트 등 한인마트 일부와 주류전문 체인점에만 입점해 있으며 아직 월마트나 코스트코와 같은 현지 메인스트림 시장에는 유통망이 구축돼있지 않다. 최근 수출을 시작한 진로 또한 교민사회 위주의 수요다.

동남아시아 국가 위주인 아시아태평양 시장 매출액은 ▲2017년 1119만 달러 ▲2018년 1420만 달러 ▲2019년 1733만 달러로 22%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장은 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꼭 넘어야 하는 현지 시장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 공략을 강화하고 미국·중국·일본 등 기존 수출국은 현지화 전략을 펼쳐 해외 매출을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서는 베트남,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를 전략 국가로 선정하고 주변국으로 수출국을 다변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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