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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커진 이재용, M&A 대신 파운드리 승부수

사법 리스크 커진 이재용, M&A 대신 파운드리 승부수

등록 2020.09.14 14:32

김정훈

  기자

손정의 ARM, 삼성 아닌 엔비디아 품으로이재용 시선은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집중연이은 재판 부담에···“M&A 동력 꺾였다” 평가IBM·엔비디아·퀄컴 수주, 파운드리 매출은 ‘껑충’

삼성전자가 올해 미국 통신망 설계 업체 텔레월드솔루션즈를 인수한 이후 M&A 움직임이 주춤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커지면서 M&A 동력이 다소 꺾이고 있다는 재계 안팎의 평가도 나온다.삼성전자가 올해 미국 통신망 설계 업체 텔레월드솔루션즈를 인수한 이후 M&A 움직임이 주춤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가 커지면서 M&A 동력이 다소 꺾이고 있다는 재계 안팎의 평가도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규모 인수·합병(M&A)보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해외 출장길이 막히고 사업 환경은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이미 10년 투자를 계획한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 이어 경영권 승계 의혹 재판마저 떠안으면서 M&A 동력은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매물로 내놨던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의 M&A 참여, 또는 지분 투자 등을 보고 받았지만 검토 수준에서 한발 물러났다.

반면 ARM 인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미국의 그래픽처리장치(GPU)회사 엔디비아는 400억달러(약 47조원) 규모 인수 계약을 소프트뱅크 측과 13일(현지시간) 체결하면서 인수를 확정지었다. 이는 반도체 역대 최대규모 거래다.

반도체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2016년 11월 미국의 전장기업 하만을 80억달러(약 9조원)에 인수한 이후, 조 단위 투자가 집행된 대형 M&A가 없었던 터라 이번 ARM 인수전에 참여할지 관심이 쏠렸다. 삼성이 움직이지 않는 사이,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시대 반도체 설계·제조업체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전문가들은 삼성을 둘러싼 경영환경을 보면 해외 투자가 쉽지 않은 시기라고 지적한다. 미중 무역갈등, 코로나19 여파, 사법 리스크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M&A 동력은 상당히 떨어져 있고 대규모 투자에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이 해외로 뻗어나가는 과감한 M&A 여력이 다소 떨어졌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삼성을 둘러싼 사법·정치적 리스크를 보면 현재 삼성은 아무래도 국내 투자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여건”이라며 “M&A는 바깥으로 나가는 우리 돈이 많고 고용 창출과 직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을 보는 시각이 국내에 갇혀 있는데, 글로벌 속에서의 삼성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지난 5년간 M&A 과정을 보면 해외 업체 인수 움직임은 해를 거듭할수록 줄어든 게 사실이다. 삼성전자의 신성장분야인 전장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하만을 품에 안은 이후로 몇몇 국내외 업체 인수에 나섰지만 1조원 이상 집행된 M&A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재계에선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2017년부터 시작된 삼성과 이 부회장을 향한 사법 리스크를 꼽는다. 박영수 특검의 재판부 기피 신청으로 파기환송심이 중단된 사이, 다음달 22일부터는 승계 의혹 재판이 시작된다. 법조계에선 파기환송심 재판 진행 상황을 고려하면 승계 재판은 적어도 3~4년은 소요될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삼성은 앞으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야 할 상황이 왔을 때, 재판 부담을 계속 떠안게 되면 투자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는 이 부회장이 최근 크고 작은 M&A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재판 부담이 커지면 오너의 역할인 미래 먹거리와 인재 발굴에 전념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을 향한 국내 투자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이 부회장이 해외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이지만, 평택사업장 증설 등 국내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투자 계획은 충실히 이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과 9월 두 달간 IBM(파운드리), 엔비디아(파운드리), 퀄컴(파운드리) 및 버라이즌(네트워크장비) 등에 10조원이 넘는 수주 릴레이를 펼쳤다. 오는 2030년까지 국내에선 133조원을 쏟아붓기로 한 비메모리 반도체 경쟁력 강화 방안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33조원 중 파운드리 투자에만 98조원을 계획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는 파운드리 세계 1위인 대만 TSMC 추격에 대한 이 부회장의 결연한 의지도 반영됐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연간 매출은 지난해까지 11조원이었다. 그동안 TSMC가 100% 맡겼던 퀄컴 물량 등을 따오면서 내년에는 파운드리 매출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시장 전망도 나온다.

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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