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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탄 확보 총력 펼치는 기업들···총수 머릿속엔 Only ‘투자’

[포스트 코로나19]실탄 확보 총력 펼치는 기업들···총수 머릿속엔 Only ‘투자’

등록 2020.05.06 07:38

수정 2020.05.06 07:53

이지숙

,  

임정혁

,  

김정훈

  기자

산업계 “단기 유동성 확보·장기 산업변화 대응”재계, 자산 매각후 현금 확보···성장 기회 모색삼성 ‘이미지센서’, SK ‘바이오·제약’ 투자 관심

코로나19 이후 주요 기업들의 자산 매각이 줄을 잇고 있다. 2분기부터 실적 충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 이후 기회를 위한 현금 확보에 속속 나서는 분위기다.코로나19 이후 주요 기업들의 자산 매각이 줄을 잇고 있다. 2분기부터 실적 충격이 예상되는 가운데 위기 이후 기회를 위한 현금 확보에 속속 나서는 분위기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마련한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손경식 회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해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투자 활성화와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손 회장의 발언은 자동차, 전자, 철강, 정유 등 주요 제조업이 올 2분기 대폭적인 매출 감소와 영업이익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코로나 이후 기업의 대응 전략을 되짚어보게 했다.

때마침 두산그룹이 핵심 계열사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그룹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인 만큼, 재계에선 총수들의 경영 방침과 기업의 생존 전략이 주목받는 시점이다.

산업계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갖고 있는 단기 현황으로는 유동성 확보, 장기 현황으로는 산업 트렌드 변화에 따른 적응 전략, 신사업 투자 등을 꼽는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을 지낸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기업들이 현금 관리와 구조 혁신 두 가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는 생산·제조가 없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에 수요자가 있는, 인구가 많은 시장에서 제조가 발생하는 또 다른 형태의 국제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우리 입장에서는 중국과의 경쟁 관계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권혁민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전략팀장은 “단기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생존 전략 차원에서 고정비 줄이는 노력이 선행되고 최대한 유동 자금을 확보하는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기존 산업 패턴에서 바뀐 새로운 사업 형태가 많이 나올텐데, 기업들이 신사업 기회를 찾고 새로운 수요와 니즈에 맞춘 사업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사태 직후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SK그룹의 계열사 SK E&S는 이달 중국 민영 가스업체(차이나가스홀딩스)의 지분(10.25%)을 전량 매각해 1조8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SK가 확보한 자금은 최태원 회장이 동남아 등 관심 있는 곳에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SK네트웍스는 주유소 사업권을 매각해 1조3000억원을 현금화 했다. 석유제품 소매판매사업 관련 부동산은 코람코자산신탁에, 주유소 영업 자산은 현대오일뱅크에 각각 넘겼다.

LG는 전자·화학·상사 등 LG관계자가 보유했던 베이징 트윈타워 지분을 처분해 1조3700억원을, LG CNS 지분을 매각해 1조원을 각각 확보했다.

기업들의 비핵심 자산 매각도 잇따르고 있다. 실적 악화에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한진은 종로 송현동 부지를 비롯해 렌터카사업 및 영종도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의 매각을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강남 잠원동 하이스코 사옥 매각에 나섰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적 영향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진 않았기 때문에 보수적으로는 현금을 좀더 확보하고 비용을 줄이고 리스크에 대비하는 게 맞다”면서도 “또 다른 측면에서 다른 기업들이 보수적일 때 오히려 적은 비용으로 좋은 조건의 선투자가 가능하다면 역발상으로 접근해보는 것도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뿐 아니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위기 상황이 끝나면 신규 투자와 사업 기회 발굴에 나설 것이란 재계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사상 첫 연간 투자 금액이 20조원을 넘어선 삼성전자는 즉각 현금화 할 수 있는 유동 자금이 100조원이 넘는다. 이에 따라 삼성은 언제든 공격적인 투자 기업 일순위로 거론된다.

시스템반도체 부문 133조원, 퀀텀닷(QD)디스플레이 사업에 13조원 투자를 각각 진행 중인 이재용 부회장은 소니가 장악하고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용 이미지센서에 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뉴스룸에서 스마트폰 카메라 6억화소 이미지센서 사업에 도전한다는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이미지센서는 렌즈로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반도체로, 소니에 이어 2위인 삼성은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에 약간 못 미치고 있다.

현대차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대변신을 선언하며 2025년까지 61조원의 투자 계획을 내놨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투자 방향성은 내연기관의 수요 위축 전망에 따른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탈바꿈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전기차용 배터리 선두업체인 LG화학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오히려 더욱 강력한 투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LG화학은 지난 23일 산업은행 등 금융기관과 손잡고 향후 세계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 5조5000억 유로(약 7000억원) 규모의 그린론(Green Loan) 조달 계약식을 가졌다.

그린론은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고효율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분야로 용도가 제한된 대출 제도다. LG화학은 이를 활용해 폴란드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만 배터리 분야 시설투자에 약 3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SK바이오팜 상장을 준비하는 최태원 회장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도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최 회장은 최근 해외 주재원 간담회에서 “코로나19를 계기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어떻게 가속화할지, 신규 사업은 어떻게 발굴할지, 투자 전략은 어떻게 재검토할지 현장에서 느끼는 아이디어를 많이 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내 의약품 제조·도매를 맡고 있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본부가 공고한 ‘합성항원 기반 코로나19 서브유닛 백신후보물질 개발사업’에서 우선순위 협상자로 선정됐다.

SK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투자 방향이 바이오·제약 부문에 좀더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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