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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야심작 허가 취소···자식잃은 이웅열

[인보사 퇴출]코오롱 야심작 허가 취소···자식잃은 이웅열

등록 2019.05.28 12:21

수정 2019.05.28 13:26

이세정

  기자

생명과학·티슈진, 부정 실험결과 의도적으로 숨겨뚝심경영 결과물···‘넷째자식’ 지칭하며 애정 각별바이오 총괄 이 전 회장, 관여 가능성 책임론 제기

코오롱 야심작 허가 취소···자식잃은 이웅열 기사의 사진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자식’이라고 부르며 애착을 보인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 취소를 당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 전 회장의 묵인 아래 불법적으로 허가를 취득한 것이라는 의혹과 함께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첫 유전자치료제인 인보사는 이 전 회장의 뚝심이 담긴 결과물이자 코오롱의 바이오 사업을 이끌어갈 신약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이번 허가 취소로 인보사는 시장에서 곧바로 퇴출되는 수모를 겪게 됐다.

식약처가 허가 취소 조치를 내린 배경을 살펴보면, 이 전 회장이 이번 사태에 관여했을 것이란 의심은 더욱 깊어진다. 특정 실험결과를 배제시키는 등의 결정은 계열사나 연구소에서 독단적으로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또 실험과 관련된 부정적인 결과들이 이 전 회장에게 보고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티슈진은 2016년 10월 2액에 삽입된 TGF-β1 유전자를 유전체염기서열로 분석한 결과, 유전자 삽입개수 및 위치가 다른 사실(14개→35개)을 파악했다. 티슈진은 3개월 앞선 7월에 이미 실험의 중간결과를 생명과학에 보고한 바 있다.

생명과학이 식약처에 인보사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은 그 해 7월인데, 허가 신청을 받기까지 1년이란 시간이 있었음에도 관련 내용을 의도적으로 숨겼다.

식약처는 생명과학이 허가 신청시 제출한 시험결과의 신뢰성도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조사에 따르면 티슈진은 허가 신청 전 장기간 실시한 반복실험에서 특이 유전자(gag·pol)가 검출됐지만, 이에 대한 원인조사 없이 불검출 결과만 선별해 활용했다.

티슈진이 주성분을 두고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라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허가 신청 전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티슈진은 2017년 4월 위탁생산업체의 검사로 인보사의 의약품 성분이 뒤바뀐 사실을 확인했고, 같은 해 7월13일 생명과학에 이 결과를 통지했다.



티슈진이 주성분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안 시기는 인보사가 국내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2017년 7월보다 약 4개월 앞선다. 생명과학에 이 사실을 통보할 시간은 충분했다. 하지만 정작 생명과학에 이 내용이 담긴 메일이 도착한 것은 식약처가 품목허가를 내 준 7월12일보다 하루 뒤라는 점은 석연찮은 부분이다.

이와 함께 생명과학은 인보사의 성분이 연골세포에서 신장세포로 바뀐 경위와 이유에 대해서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이 전 회장은 그동안 “인생의 3분의 1을 인보사에 투자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각별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세 명의 자녀를 둔 이 전 회장은 식약처 허가를 취득하기 전인 2017년 4월에 인보사를 ‘넷째 자식’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이 전 회장은 1996년 회장에 취임한 직후부더 일찌감치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만큼, 신약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2016년 식약처 허가를 취득했을 당시에는 ‘20년 뚝심경영’이 결실을 맺었다며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그룹 바이오 사업을 총괄하며 인보사 개발과 허가 과정을 진두지휘한 만큼, 이 전 회장은 책임론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개발에만 2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자된 데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선점한 상황인 만큼, 인보사의 여러 문제점을 묵인했을 것이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 코오롱그룹은 그룹 차원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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