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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셀프개혁 부담에 혁신성장본부장 사퇴한 이재웅

카풀 셀프개혁 부담에 혁신성장본부장 사퇴한 이재웅

등록 2018.12.21 15:08

수정 2018.12.21 15:23

주혜린

  기자

“공유경제 아무 진전도 만들지 못해”···답답함 호소표면적 이유는 경제팀 교체, 페이스북에 심경토로 카풀 서비스 둘러싸고 택시업계와의 갈등도 부담민간공동본부장 선임 단계부터 이해당사자 우려↑

카풀 셀프개혁 부담에 혁신성장본부장 사퇴한 이재웅 기사의 사진

이재웅 쏘카 대표가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장직을 4개월 만에 내려논 가운데 사퇴 이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표면적으로 밝힌 사퇴 사유는 정부의 경제팀 교체지만 카풀 서비스를 둘러싼 택시업계와 갈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 대표는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를 위촉했던 부총리 및 혁신성장본부 공동본부장이었던 기재부 1차관이 그만뒀고 내부 공무원들도 많은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경제팀이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도록 이제 민간공동본부장을 그만두겠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추천으로 지난 8월2일 혁신성장본부 민간 공동본부장으로 위촉받아 혁신성장본부 민간본부장으로 일했다. 당시 혁신성장본부에서 이 대표는 민간 측을 총괄하고 정부 측에서는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이 본부장을 맡아 업무를 함께 해왔다. 새로운 경제팀 구성과 .혁신성장본부로 파견되었던 기재부 공무원들의 인사이동이 이 대표의 사퇴 결정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공유경제는 소득주도성장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혁신성장 정책인데 아무 진전도 만들지 못했다”며 “(택시업계 등) 피해를 보는 분들을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으나 이마저 한 발짝도 못 나갔다”고 토로했다.

글과 함께 올린 그림에는 ‘당신의 제안은 혁신적이지만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다. 현재의 실패한 방식들이 더 편하다’는 영어 문구가 적혀 있다. 이는 카풀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출시와 관련해 정부와 정치권이 택시업계의 반대와 현행법에서 얽매여 오락가락하는 태도를 비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 개혁에 소극적인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이 대표의 실망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다.정부는 17일 발표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도 규제 개혁 대상에서 카풀을 제외시켰다.

아울러 택시업계와 지속되는 갈등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이 대표가 민간과 정부의 접점으로써,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혁신성장본부에 전달하고 새로운 규칙을 제안하는 교두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8월 이 대표가 민간공동본부장으로 임명됐을 때 택시업계는 공개적으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것에 절대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비난했다. 택시업계는 “카셰어링 대표 기업의 수장을 혁신성장본부 공동 민간본부장에 선임한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사회적 논란의 상대방인 사기업 대표를 정부기관의 대표로 선임하는 것이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고 경제성장을 주도해야 할 정부의 자세인지 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이재웅 대표는 지속적으로 택시업계의 비난 타깃이 됐다. 이 대표가 이끄는 쏘카와 VCNC가 혁신성장본부의 논의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 기업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차량공유(카셰어링) 사업을 진행 중이고 VCNC는 11인승 차량을 택시처럼 호출할 수 있는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지난 18일 처음 기재부에 사의를 표명했을 때 혁신성장본부는 “더 고민해보자”고 만류했으나 택시업계의 대규모 파업이 진행되는 것을 보며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카풀 논란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차량공유 업체를 이끄는 이 대표가 혁신성장본부에 있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기까지가 저의 능력의 한계인 것 같다. 이제 저는 기업에서 해야할 일을 하겠습니다"라며 “혁신성장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분들을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전달하고자 노력했으나 그것도 한발짝도 못 나가서 아쉽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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