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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줄어드는 스팩상장’ 올해 상장폐지 13건 달해

‘규모 줄어드는 스팩상장’ 올해 상장폐지 13건 달해

등록 2018.09.06 07:57

이지숙

  기자

신규상장 6건, 작년 20건 대비 크게 줄어스팩 합병 통해 코스닥 입성 기업 ‘0건’하이투자·KB증권 스팩 ‘관리종목’ 지정

기업들의 상장 통로 중 하나였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의 규모가 크게 줄고 있다.

신규 상장과 인수합병 건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합병 기업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 스팩은 줄을 잇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6년 12개였던 스팩 신규상장은 작년 20개로 늘어났으나 올해의 경우 5일 기준 6개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그래픽=최은남 기자그래픽=최은남 기자

9월 현재까지 대신증권이 2개의 스팩을 상장했으며 유안타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IBK투자증권이 각각 1개의 스팩을 상장했다.

스팩 합병상장은 별도의 공모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조달자금을 심사청구 단계에서 확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코스닥 직상장 대비 상장기업의 부담이 적은 편이다. 시장 인지도가 낮은 기업의 경우 기업가치 평가에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말부터 코스닥활성화를 위해 금융당국이 코스닥시장 상장요건을 완화하고 상반기 공모시장이 호황을 누리며 스팩 합병상장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4월 코스닥 상장요건 개편을 통해 계속사업 이익이 있고 자본잠식이 없어야 한다는 상장요건 조항을 없앴다. 이에 따라 기업은 세전이익이나 시가총액, 자기자본 조건을 충족할 경우 상장이 가능하게 됐다.

코스닥 상장의 문턱이 낮아지자 올해 8월말 기준 스팩 합병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은 단 한곳도 없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이 코스닥 상장 기준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고 있고 코스닥시장이 부진한 만큼 스팩 상장 수요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주류인 IT·바이오 종목은 수요예측을 통해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것이 유리한 만큼 스팩상장 보다는 직접 상장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스팩 합병상장을 통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곳은 케이엠제약(아이비케이에스제3호), 인산가(아이비케이에스제8호), 본느(에이치엠씨아이비제3호), 에치에프알(하나금융7호), 마이크로텍(골든브릿지제4호) 등이다.

올해 상장을 준비하던 비올(한국제4호)과 비에이엔터테인먼트(하이에이아이1호)는 심사를 철회했다.

스팩 합병상장 기업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도하차 기업까지 생기며 올해 스팩상장을 통해 상장하는 기업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한해 동안 26건이 청구돼 이 가운데 15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상장됐으나 올해는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에이엔터테인먼트의 중도포기로 스팩합병이 무산된 하이에이아이1호스팩의 경우 상장폐지 위험이 높아졌다. 하이투자증권의 하이에이아이1호스팩은 지난 27일 스팩 상장예비심사청구서 미제출 등의 이유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관리종목 지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

하이에이아이1호스팩은 2015년 12월3일 설립돼 2016년 3월 상장됐으며 스팩은 상장 후 3년 안에 비상장 기업과 합병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돼 상장폐지를 코 앞에 둔 상황이다.

2015년 10월26일 설립돼 2016년 2월29일 상장된 KB증권의 케이비제9호스팩도 지난달 22일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특히 KB증권의 케이비제9호스팩이 상장폐지될 경우 KB증권은 올해만 ‘케이비제8호스팩’ ‘케이비드림3호’와 함께 3개 스팩이 짝을 찾지 못해 문을 닫게 된다. 키움증권도 올해 2월 키움스팩3호, 6월 키움스팩4호가 연이어 상장폐지됐다.

올해 들어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상장폐지 된 스팩은 총 13개에 달한다.

단 스팩은 상장이 폐지되더라도 최초 공모가(2000원)에 연 2%대 금리를 더해 투자자들에게 되돌려 주는 만큼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위험은 없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의 경우 스팩 설립 후 청산까지 약 3년간 운영경비 등이 발기인들의 손실로 계산되며 발기인 지분율대로 안분배정된다. 자금을 모아놓고 합병기업을 물색하는 만큼 손실비용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증권사의 경우 금전적인 손해는 크지 않지만 스팩 상장폐지가 이어질 경우 트랙레코드가 훼손되는 만큼 이미지 하락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들은 좋은 기업과 합병해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만큼 트랙레코드를 많이 쌓아놓은 증권사를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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