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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시대’ 여는 애경그룹···채형석 총괄부회장의 고민

‘홍대시대’ 여는 애경그룹···채형석 총괄부회장의 고민

등록 2018.08.06 16:49

정혜인

  기자

애경그룹, 이번주 홍대 신사옥 입주 시작채형석 부회장 올해 “퀀텀점프의 해” 선언항공·화장품·관광 신성장동력 强드라이브백화점 부진·가습기살균제 사태 해결 과제

그래픽=박현정 기자그래픽=박현정 기자

애경그룹이 구로에서 홍대로 사옥을 옮기면서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애경그룹은 최근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항공, 화장품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드라이브 걸고 있다. 계열사를 한 지붕 아래에 모아 시너지를 내고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의 영향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6일 애경그룹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본사를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홍대 인근으로 이전한다. 화학을 제외한 AK홀딩스와 애경산업, AK켐텍 등 계열사들도 홍대 신사옥으로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애경그룹이 본사를 이전하는 것은 구로에 둥지를 튼 1976년 이후 40여년 만이다.

사옥규모는 연면적 기준 약 1만6000평(5만3909㎡)으로 복합시설동(판매시설, 업무시설, 숙박시설, 근린생활시설)과 공공업무시설동 등이다. 그룹 계열회사에서 이용하는 업무시설(7층~14층) 외에 제주항공에서 운영하는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서울 홍대’(Holiday Inn Express Seoul Hongdae) 호텔이 294실(7층~16층) 규모로 들어선다. 또 AK플라자에서 운영하는 판매시설(1층~5층)도 입주한다.

사옥 이전을 앞두고 채 총괄부회장의 보폭도 넓어지고 있다. 채 총괄부회장은 2006년 총괄부회장에 오른 후 경영 일선에서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그 동안 ‘조용한 경영자’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 공식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채 총괄부회장은 어머니인 장영신 회장이 2014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올해 가장 공격적인 사업 구상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에서 열린 애경그룹 신년 임원워크숍에서 “올해가 애경그룹이 대도약을 해야 할 원년”이라며 “2018년 새로운 홍대 시대를 열어 보다 젊고 트렌디한 공간에서 퀀텀 점프를 하자”고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기도 했다. 채 총괄부회장은 올해 전년 대비 20% 성장을 목표로 해 4600억원대의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놨다.

그룹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 한 동시에 본인이 신사업으로 밀어붙인 제주항공 등 주요 계열사가 성과를 보기 시작하면서 채 총괄부회장의 경영 행보에 한층 탄력을 받았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채 총괄부회장 체제 하에서 애경그룹은 지난해 제주항공, 애경유화, 애경산업 등 주요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실적에서 사상 최대 성과를 기록했다.

애경그룹은 올해를 대도약의 해로 선언하면서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해 애경산업과 제주항공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1년 전인 지난해 8월 생활항공, 화학, 유통부동산 등 3개 부문체제를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오너 CEO들의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했다.

당시 유통부동산부문장을 맡고 있던 채동석 부회장이 애경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이동했고 생활항공부문장을 맡고 있던 안용찬 부회장은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이동했다. 채 부회장과 안 부회장은 각각 채 총괄부회장의 동생과 매제다. 애경산업과 제주항공에 오너 경영진이 포진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하게 된 셈이다.

이번 신사옥이 완성되면 제주항공, 애경산업을 내세운 여행과 쇼핑, 생활뷰티 등 애경그룹의 소비재 산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항철도 홍대입구역사에 신사옥과 호텔을 지으면서 제주항공과 애경산업 등 계열사 시너지도 극대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채 총괄부회장에게는 ‘아픈 손가락’으로 떠오른 백화점 사업의 부진 탈피와 가습제 살균제 사고 악재를 해결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백화점 사업은 채 총괄부회장이 1993년 직접 추진한 사업이다. 애경그룹은 당시 애경유지공업의 구로 공장이 대전으로 이전하면서 남은 부지를 활용하기 위해 유통업에 진출, 애경백화점(AK플라자)을 설립했다. AK플라자는 2003년 수원점 개점, 2007년 분당 삼성플라자 인수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현재 평택점, 원주점 등 5곳의 백화점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애경그룹의 백화점 사업의 성장은 더딘 상태다. A플라자 5개 매장의 매출은 2014년 2조1500억원에서 지난해 1조52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백화점을 운영하는 계열사들의 재무상태도 좋지 않다. AK플라자 분당점과 원주점, AK몰을 운영하는 AK S&D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자본잠식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구로본점을 운영 중인 애경유지공업도 2016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가 지난해 벗어났다.

AK플라자는 올 하반기부터 쇼핑몰 형태의 신규점포를 통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목표다. 올해 홍대 신사옥의 AK플라자를 시작으로 세종과 평택에 지역친화형 복합쇼핑몰(NSC)을 잇따라 개점한다.

이와 함께 가습기 살균제 논란도 여전히 끊어내지 못한 악재다.

애경은 SK케미칼로부터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와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함유된 가습기 살균제를 받아 ‘홈클리닉 가습기메이트’를 판매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는 안용찬 부회장(전 애경산업 대표이사)과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AK켐텍이 원료를 납품한 스프레이 피죤에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성분이 검출되면서 피죤, AK켐텍, 환경부 사이에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AK켐텍은 애경산업 다음 상장 주자로 꼽혀왔으나 최근 몇 년간 실적 악화와 소송, 위해 성분 논란 등 악재로 일정이 미뤄졌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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