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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GS칼텍스 맞잡은 '홈픽' 서비스 현장 가보니···

[르포]SK에너지-GS칼텍스 맞잡은 '홈픽' 서비스 현장 가보니···

등록 2018.07.16 17:14

임주희

  기자

픽업 요청 1시간만에 방문한 픽업 기사 매일 오후 5시 일괄 집화로 업무·비용 절감고객-택배기사 불편 해소···새로운 가치 창출

GS칼텍스 삼성로주유소에 위치한 홈픽 사무소 앞에서 김영민 줌마 대표와 직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GS칼텍스 삼성로주유소에 위치한 홈픽 사무소 앞에서 김영민 줌마 대표와 직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오전 9시 30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 앉아 카카오톡 앱을 열고 ‘홈픽(Homepick)’을 친구 추가했다. 배송 신청서에 이름과 휴대번호, 픽업 주소지와 배송지를 적은 후 원하는 픽업 시간대를 오전 10시부터 11시로 지정했다.

주문한 음료가 나오고 얼마 후 “픽업 왔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홈픽에 소속된 픽커(Picker)가 카페 문을 열고 들어와 택배 보낼 물건을 수거해 갔다. 몇 번의 터치 후 커피를 마시는 동안 택배 발송이 끝났다. 전 과정이 채 1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며칠 전 반품 경험이 떠올랐다. 반품 신청 후 택배기사 방문 시간이 맞지 않아 결국 물건을 집 문 앞에 두고 출근을 해야했다. 출근길에 내놓은 물건은 오후 늦게 택배 기사가 수거해갔다. ‘수거했습니다’라는 택배 기사의 문자가 오기 전까지 마음 한켠엔 분실에 대한 불안함이 남아 있었다. 반면 홈픽의 경우 시간적 불편도 마음의 짐도 없었다.

생활 속에서 택배를 보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흔한 방법은 방문 택배다.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방문 시간을 선택할 수 없어 택배 기사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단점이 있다. 택배 기사가 도착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포장 상태, 택배비 등을 두고 실갱이를 벌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다른 방법은 직접 편의점이나 우체국 등을 이용하는 경우다. 원하는 시간에 택배를 보낼 수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다. 물건이 무겁거나 부피가 큰 경우, 35도를 웃도는 요즘 같은 날씨엔 택배 보내기를 포기하는 편이 낫다.

이러한 고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등장한 서비스가 바로 ‘홈픽’이다. GS칼텍스와 SK에너지가 최근 런칭한 택배 서비스인 ‘홈픽’은 양사의 핵심 자산인 주유소 네트워크 및 보유 자산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연구를 통해 나온 첫 협력 모델이다.

양사는 개인 고객 중심의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던 스타트업 기업 ‘줌마’와의 협업, 5:5 비율로 제공한 주유소 네트워크를 ‘줌마’가 일정액의 사용료를 내고 택배 집화 거점으로 활용한다.

C2C(개인간) 기반 택배 서비스인 홈픽은 택배 집화 부담으로 인해 물품 발송에서 수령까지 고객의 택배 접수·대기 시간이 길다는 단점을 극복 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또한 새벽부터 늦은 밤 시간까지 집화 및 발송으로 인한 택배 기사들의 살인적인 업무량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홈픽의 프로세스는 ‘고객-1시간내 픽업-거점주유소로 집결-17시 택배사 수거-고객’이다. CJ대한통운이 물품을 수거하고 GS칼텍스와 SK에너지 주유소 공간을 이용하지만 전체 프로세스 통제는 줌마에서 수행한다.

홈픽은 간편하게 접수와 결제를 하고 시간을 지정하게 되면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실시간으로 1시간 내 픽업이 가능하며 무게와 부피에 상관없이 단일 요금을 받아 고객이 택배를 보내는 과정에서 겪는 불편을 최소화했다.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추가 포장을 통해 물건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주유소 입장에선 유휴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 이명희 SK에너지 네트웍 사업개발팀장은 “SK에너지의 경우 단순 계산하면 주유소 한 곳당 평균 수익은 250~300만원에 불과하다. 수익이 좋지 않다보니 연간 500~1000곳이 문을 닫고 있다”라며 “홈픽의 경우 5평 이내의 장소가 필요한데 주유소는 유휴공간을 지역 임대료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 평균 수익의 1/3 수준의 수익을 거두는 구조로 새로운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물류 집화 인프라 거점이 부족한 스타트업은 전국 곳곳의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윈윈(win-win)이다. 특히 저렴한 비용으로 도심의 주요 요소에 장소를 임대한다는 점은 자본이 많지 않은 스타트업에겐 행운같은 혜택이다.

홈픽은 현재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서비스되고 있지만 오는 8월 중 전국으로 서비스 지역이 확대될 경우 고객 편리 증대는 물론 새로운 일자리가 다수 창출될 전망이다.

김영민 줌마 대표,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김영민 줌마 대표,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김영민 줌마 대표는 “픽커 한명당 하루 50~60개 수거가 가능하다. 현재 서울·경기·인천 시범 서비스를 위해 약 160명이 픽커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600여명까지 픽커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향후 데이터가 쌓이면 빅데이터 기반으로 추가 고용과 고객 편의를 향상시키는 방안 등을 설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픽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협력의 시작점이다. 양사는 주유소 외에 보유한 자산 모두를 대상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의 경영철학에 교차점이 있는 만큼 다양한 협력이 기대된다.

김남중 GS칼텍스 위디아 팀장은 “최 회장의 경우 공유 경제에, 허 회장의 경우 상생 경영에 관심이 있었다. 특히 저희의 경우 연초부터 주유소를 어떤식으로 물류거점화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교감을 이루게 됐고 양사가 함께 한다면 더 좋은 성과를 내고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홈픽 외에 새로운 물류 프로젝트를 몇 가지 더 진행하고 있는데 시너지가 날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희 팀장은 “C2C로 시작해 양사 주유소를 로컬물류 허브로 만들 생각”이라며 “이 외에 누구라도 주유소를 원한다면 열어놓고 다양한 제안을 논의할 것이며 과감하게 도입하고 효율화에 나설 것이다. 또한 GS칼텍스와 함께 솔루션을 발견해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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