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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더블스타에 끌려다니는 산업은행···금호타이어 향방 ‘안갯속’

올해도 더블스타에 끌려다니는 산업은행···금호타이어 향방 ‘안갯속’

등록 2018.03.21 17:34

차재서

  기자

‘무분규’ 등 불합리한 조항에 노조 반발 “사실과 달라” 해명에도 논란 일파만파 30일까지 합의 없으면 법정관리 불가피 “산은의 섣부른 판단이 문제 키웠다” 지적↑

사진=금호타이어 제공사진=금호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의 향방을 놓고 이해관계자들 간의 대립이 격화되자 산업은행을 향한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채권단과 더블스타 사이에 오간 불합리한 조항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굴욕 매각’ 논란이 불거진 탓이다. 책임 덜어내기에 급급한 산은이 시종일관 더블스타 측에 끌려다닌 게 문제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제시한 데드라인을 10일 앞두고 노조가 예정된 파업을 강행하면서 매각 작업이 더이상 진전되지 않고 있다. 최종적으로 거래가 무산됐던 지난해의 여정을 되풀이하는 모양새다.

이대로 노조가 해외매각에 동의하지 않고 버티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로부터 투자유치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법정관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앞서 채권단은 오는 30일까지 노사가 경영정상화 계획에 합의하지 않으면 자율협약절차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 것은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주고받은 ‘파업 금지’ 등 불합리한 매각 조건이 최근 외부로 유출된 것과 관련이 깊다.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매각 조건에 1주일 이상 또는 회사의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있는 파업이 발생한다면 거래가 성사될 수 없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게 노조의 공분을 샀다.

산업은행 측은 사전에 노조와 공유한 사항이며 투자유치에 반대하는 파업이 생길 경우 투자자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한 것뿐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좀저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유야 어떻든 해외매각 시 노조의 뜻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기존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산업은행으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더블스타 측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면서까지 억지로 거래를 성사시키려 한다는 이유다.

특히 올해는 가격이 6463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인수조건이 더 좋아졌음에도 산업은행은 더블스타 측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거래를 위해 정부와 노조의 협조까지도 얻어내겠다고 언급한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를 놓고는 다소 지나치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그리고 산업은행은 투자조건을 승인한 뒤에도 ‘고용보장’ 등 문제를 놓고 더블스타와 온도차를 보이며 구설수에 올랐다.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고용유지와 노조보장, 단체협약 승계에 대해 “처음 듣는 말”이라며 채권단 발표와 상반된 발언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이동걸 회장은 “더블스타 회장이 숙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인수 당사자가 구체적인 조건을 알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의구심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투자조건 확정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판단한 더블스타 측이 산은으로 다시 공을 넘겼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채권단을 향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가운데 섣부른 판단을 내림으로써 협상력마저도 잃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연초부터 한국GM과 대우건설 등으로 시달려온 산업은행이 하나의 짐이라도 덜어내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거래가 무산된다면 금호타이어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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