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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풀무원도 발행··· ‘양날의 검’ 영구채

CJ·풀무원도 발행··· ‘양날의 검’ 영구채

등록 2015.12.29 14:12

김민수

  기자

‘완전자본잠식’ CJ푸드빌 500억원 조달풀무원·오일뱅크·대한항공 등도 앞다퉈 발행채무 대신 자본으로 인정된다는 점 악용이자부담 급증→재무 악화 악순환 우려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던 CJ푸드빌이 영구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에 성공하면서 최근 논란이 된 영구채(Perpetual Bond)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부채비율 조정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다른 한 쪽에서는 채무를 자본으로 둔갑시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CJ·풀무원도 발행··· ‘양날의 검’ 영구채 기사의 사진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CJ푸드빌은 500억원 규모의 무기명식 무보증 후순위 전화사채를 발행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하나금융투자가 주관사로 나선 이번 영구채 발행은 첫 5년간 연 3.89%의 이자가 지급되며, 이후 연 0.25%를 더한 이율이 적용된다. 만기는 2045년 9월23일로 정해졌으나, 영구채인 만큼 만기 연장 횟수는 제한이 없다.

과거 영구채는 은행권을 중심으로 주로 발행되던 채권 가운데 하나였다. 은행의 경우 국제결제은행(BIS) 레버리지 비율을 맞춰야 하는 만큼 영구채 발행을 통해 부채비율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의 비해 신용도가 낮은 국내 일반 기업들은 매년 이자만 지급하는 대신 이율이 높은 영구채 발행에 관심이 적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업황 부진으로 회사채 시장이 과거에 비해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새로운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최근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이다.

일반 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영구채 발행의 물꼬를 튼 기업은 현재 재무구조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 2012년 국내 제조기업으로는 최초로 5억달러의 영구채를 발행해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한 바 있다.

이후 경기 악화가 심화되면서 자금 수혈이 필요한 풀무원식품과 현대오일뱅크, 대한항공, 코오롱인더스트리, CJ제일제당 등이 잇따라 영구채 발행에 나섰다. 두산인프라코어와 같은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중공업 유럽자회사도 최근 영구채 발행을 단행했고, 현대상선 역시 내년 초 발행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원금 상환 부담이 적은 영구채가 단기간 자금 조달에는 효과적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자 부담이 커진다는 데 있다. 기업 신용에 따라 발행 조건에는 다양한 옵션이 첨부되는 데 대부분 특정 시한이 경과하면 이자율이 크게 증가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실제로 최근 이슈로 떠오른 두산인프라코어의 경우 발행 후 5년이 지난 시점부터 연 5%의 금리가 추가되고 7년이 경과하면 연 2%의 금리가 다시 추가되는 조건이 포함됐다. 여기에 채권자에게 5년 이후 원금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풋옵션도 포함돼 있어 신용공여에 참여한 국책은행에도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최근 잇따르고 있는 국내 일반 기업들의 영구채 발행 러시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미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자본으로의 회계처리에만 방점을 둔 영구채 발행의 경우 자본이 아닌 부채로 판단하고 있다. 영구채 발행에 나선 신세계건설이나 대한항공, 두산중공업 자회사 등이 사실상 비유동채권과 동일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무 위험에 빠진 기업들을 중심으로 영구채 발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경우 자칫 연쇄 부도의 우려도 적지 않아 당국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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