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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기 파문 사과 없는 LG전자, 구본준 부회장 책임론 대두

세탁기 파문 사과 없는 LG전자, 구본준 부회장 책임론 대두

등록 2014.09.18 14:44

수정 2014.09.18 15:46

최원영

  기자

‘국제적 망신’ 비판여론 확산··· ‘노이즈마케팅 도 넘었다’ 지적도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이달 초 IFA 2014가 열린 독일 베를린에서 발생한 문제로 LG전자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조성진 LG전자 사장과 임원이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전략 드럼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구본준 부회장에 대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 검찰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 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조성진 LG전자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에 대한 수사에 들어간 상태다. 조 사장이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 파손 논란의 핵심 쟁점은 고의성 여부다. 조 사장 등 LG전자 임직원들이 고의적으로 세탁기를 파손한 것으로 드러나면 검찰이 기소할 수 있다. 추후 양사가 법무인력을 총동원해 법정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지난 IFA기간 중 유럽 최대 양판점 자툰사와 독일 베를린 유로파센터 및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발생한 삼성세탁기 크리스털 블루 손괴 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업무방해, 명예훼손,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조성진 LG전자 사장 등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일 베를린 소재 자툰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LG전자 임직원들이 삼성크리스털 블루 세탁기를 파손시키다가 적발돼 매장 측에 세탁기 4대에 대한 변상조치 하면서 시작됐다.

이 사건 이후 삼성전자는 다른 매장의 제품을 점검하던 중 자툰 슈티글리츠 매장의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 3대가 동일한 형태로 손괴돼 있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현지 경찰에 신고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이 슈티글리츠 매장 측과 CCTV를 확인한 결과 양복차림의 동양인 남자 여러명이 제품을 살펴보다가 그중 한 명이 세탁기를 파손시키고 떠나는 장면을 확인했다. 체중을 실어 수차례 도어를 누르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는 것. 충격적인 건 제품을 파손시킨 사람이 세탁기 박사라 불리며 LG 트롬세탁기를 탄생시킨 조성진 LG전자 사장이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슈티글리츠 매장에서 제품을 파손시킨 사람이 조 사장이라는 점을 확인했지만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일단 사안을 확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LG전자가 이 사건이 발생하고 언론에 보도된 직후 대응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해당 임직원이 대형 매장을 방문해 전자제품을 둘러보던 중 삼성제품이 유독 도어가 흔들려 테스트 차원에서 만지다가 파손했다는 의혹을 사게됐다”고 밝혔다.

LG전자측은 “당사가 특정 회사의 제품을 파손시켜 그 제품 이미지를 실추시킬 의도가 있었다면 굳이 당사 임직원들이 직접 그런 행위를 할 이유가 없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업계는 헤프닝으로 그칠 수 있는 문제가 가전업계 최대 관심사가 되고 세계 언론에도 연일 보도되는 이슈로 진행 된 것을 이같이 사과 없는 LG전자측 대응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고의성 여부를 떠나 LG전자가 민감한 시기에 민감한 지역에서 세탁기를 파손한 것에 대해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잘못이 없고 삼성전자의 전략 드럼세탁기의 내구성에 하자가 있다는 식의 해명으로 삼성전자를 고소에 이르게 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LG전자가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를 파손시켜 소비자들에게 원래부터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제품이미지를 실추시켰을 뿐 아니라 여기에 더해 거짓해명으로 삼성전자의 전략 제품을 교묘히 비하해 당사 임직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제품인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는 120도 정도에 그친 기존 드럼세탁기들과 달리 170도까지 문이 열리도록 한 게 자랑이었는데 그 부분을 LG전자가 교묘히 건드리며 노이즈마케팅을 펴고 있다는 얘기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조 사장이 세탁기를 파손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자료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초 삼성은 영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지만 여론이 삼성과 LG의 양비론으로 몰고가는 경향이 있어 LG전자측 동의가 있다면 공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일부 언론에선 이후 LG전자가 뿌린 보도자료에 주목하며 노이즈마케팅 여부에 무게를 싣기도 했다. LG전자는 지난 15일 ‘LG가전, 미국 바이어가 선정한 최고 제품 선정’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자사의 세탁기와 냉장고가 미국가전 전문매체 ‘트와이스’ 선정 2년 연속 최고 제품으로 올랐다는 내용이다.

사실 이 자료는 약 한달 전 LG전자 미국법인에서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배포한 보도자료였는데 삼성세탁기 파손문제가 불거지고 삼성제품의 도어 내구성이 약하다는 해명을 한 시점에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며 내놓은 자료라서 일각에선 ‘노이즈마케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론은 애플 등 외국기업의 선전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전자기업인 양사가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며 서로 이미지만 실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LG전자의 수장인 구본준 부회장도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5일 구 부회장은 독일 베를린을 방문해 자사의 IFA 부스를 둘러보며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삼성전자측 주장이 맞다면 이에 앞서 조사장과 소속 임원이 이미 한차례씩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한 이후다.

업계에선 이때 구 부회장이 이 사건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아니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건을 수습하고 확대를 막기위해 노력해야 했음에도 단 한마디 사과도 없어 LG전자 전체 이미지 실추를 가져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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