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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그룹, 장남·형제 승계 사이서 딜레마

[3세경영권전쟁]동국제강그룹, 장남·형제 승계 사이서 딜레마

등록 2014.05.21 14:18

수정 2014.05.21 14:19

정백현

  기자

오너 4세 장선익 씨 미국서 경영 수업 한창···지분율 변동에 주목4세 승계 이전 동생 장세욱 사장에 경영권 이전될 가능성도 충분동국제강-유니온스틸 계열분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듯 힘들어

올해 4월 집계된 재계 순위에서 27위(공기업 제외)에 자리한 동국제강그룹은 지난 1954년 창업 이후 60년간 오직 철강 사업 분야에만 몰입해 온 철강 전문 기업이다.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주력 계열사의 업종은 철강업에서 바뀌지 않았다.

업계 1위 포스코가 국내 철강 산업 역사를 열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민간 기업으로서 용광로에 첫 불을 지핀 기업은 동국제강이다.

고 대원 장경호 창업주는 ‘자손이 긍지를 갖고 이어 받을 수 있는 사업,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애국 사업’을 하겠다는 뜻을 갖고 철강 사업에 뛰어들었다. 철이 ‘산업의 쌀’인 만큼 쇠를 달구면 국가 공업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창업주 대원이 일으킨 동국제강은 2세 고 송원 장상태 전 회장으로 경영 역사가 이어졌고 오늘날 3세 장세주 회장이 안정적으로 그룹을 꾸려나가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제 3세 경영을 넘어 4세 경영 시대를 서서히 준비 중이다.

동국제강그룹, 장남·형제 승계 사이서 딜레마 기사의 사진


◇‘4세’ 장선익 씨 지분 증가 여부에 주목 = 공정거래법에 의거해 집계된 동국제강그룹의 계열사 수는 총 16개로 대부분 철강업과 연관된 회사들이다.

주력 계열사인 동국제강과 컬러강판 업계 1위 유니온스틸, 항만하역사업과 철강 제품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인터지스, 시스템 통합(SI) 업체인 DK유엔씨 등이 동국제강그룹에 소속된 주요 회사들이다.

이 회사들의 지분은 대부분 오너 일가가 소유하고 있다. 동국제강의 최대주주는 장세주 회장으로 14.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999년부터 동국제강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 중인 일본 JFE스틸 인터내셔널 유럽이 2대주주(14.88%)이며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유니온스틸 사장이 3대주주(10.22%)로 있다. 장세욱 사장은 유니온스틸 사장과 함께 동국제강 전략경영실장 자리도 겸직하고 있다.

나머지 오너 직계 일가의 지분은 1인당 1%를 넘지 않는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동국제강은 장세주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인 장선익 씨가 0.44%의 지분을 갖고 있고 차남 장승익 군이 0.1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눈여겨봐야 할 인물은 장선익 씨다. 장선익 씨는 1982년생 오너 3·4세 중에 손꼽히는 ‘잠룡’ 중 한 명이다. 동생 장승익 군은 아직 고교생이기 때문에 경영에 나설 상황이 아니다.

장선익 씨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수석부장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장남 유석훈 씨 등과 더불어 서울 청운중학교 47회 동기동창으로 알려져 있다.

0.44%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는 장 씨는 현재 동국제강 미국지사 뉴욕지점에서 근무하면서 경영 경험을 천천히 쌓고 있다. 그동안 장선익 씨가 밟아온 경영 족적을 보면 숙부인 장세욱 사장과 많이 닮아 있다.

재계에서 흔치 않은 육군사관학교 출신(41기, 예비역 소령)의 장 사장은 1996년 예편 후 아버지 고 장상태 전 회장의 부름을 받고 동국제강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그 후 미국지사로 발령돼 현장 경영 경험을 쌓은 뒤 그룹의 핵심 중역을 맡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장선익 씨도 조만간 국내로 복귀해 동국제강 본사의 중요 업무를 맡거나 계열 자회사의 경영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장세주 회장은 물론 장선익 씨의 나이가 아직 젊고 장 씨가 갖고 있는 계열사 지분도 상당히 미미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때문에 재계와 철강업계 안팎에서는 장선익 씨의 지분 증가 여부에 따라 동국제강그룹의 4세 경영 승계 구도에 대한 밑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다.

◇‘2대주주’ 장세욱 사장의 행보는? = 업계 일각에서는 4세 경영 승계 이전에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사장 형제 간 경영권 승계가 먼저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측하고 있다.

장세욱 사장은 올해 한국식 나이로 53세가 됐다. 62세가 된 형 장세주 회장보다 9살이 젊다. 그야말로 한창 일할 나이의 CEO다.

장세주 회장이 70대에 접어들고 장 회장의 직계 4세 선익 씨의 승계 작업이 지지부진할 경우 장세욱 사장에게 경영권이 넘겨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장 사장은 전방지역에서 포대장으로 근무한 육사 출신 장교답게 자신에게는 매우 엄격하지만 철강업계 안팎에서는 직원들과의 스킨십 경영을 즐기는 섬세한 CEO로 통한다.

장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유니온스틸은 업황 악화와 강판 생산 원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전기료의 인상으로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주변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구나 동국제강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혁신 작업을 일선에서 진두지휘하는 등 그룹 경영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장세주 회장 이후의 경영권을 장세욱 사장이 맡을 가능성도 높다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의 앞날에 대한 또 다른 추측도 있다. 형제 간 계열 분리 가능성이다. 동국제강그룹은 과거에도 오너 형제가 계열 분리 작업을 펼친 적이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오너 2세인 고 장상태 전 회장이 2000년 숙환으로 별세한 뒤 세 갈래로 나뉘어졌다. 창업주 대원의 5남 장상건 회장의 동국산업과 6남 장상돈 회장의 한국철강은 각각 2001년 계열 분리해 새 살림을 차렸다.

때문에 장세욱 사장이 유니온스틸 등을 앞세워 분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니온스틸은 컬러강판 분야에서는 나름의 경쟁력을 갖춘 업체다. 형의 그늘을 벗어나 독립해도 충분히 시장에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장 사장이 유니온스틸의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은데다 유니온스틸 외에는 이렇다 할 자립 기반이 딱히 없기 때문에 형제 간 계열 분리 가능성은 현재로서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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