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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장남 김동관 독주체제 속 ‘숨고르기’

[3세 경영권 전쟁]한화그룹, 장남 김동관 독주체제 속 ‘숨고르기’

등록 2014.02.19 07:00

수정 2014.02.19 09:11

최원영

  기자

3형제 중 유일하게 경영참여···‘태양광 진두지휘’둘째 동원 해외유학·셋째 동선 승마선수로 활동경영과 무관한 위치···본격 승계작업시 역할 관심

재계순위 10위 한화그룹은 모태사업인 군수산업을 비롯해 차기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태양광산업, 한화생명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중 하나다.

한화그룹은 모체인 한화화약주식회사를 세운 고(故) 김종희 창업주 이후 장남 김승연 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다. 글로벌 인맥과 탁월한 협상력,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던 김 회장 슬하에는 3명의 아들들이 있다.

김 회장의 아들들은 장남인 1983년생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 85년생 차남 동원, 89년생 삼남 동선 씨가 있다.

현재 장남인 김 실장은 그룹이 대표사업으로 육성 중인 태양광 산업에 중책을 맡아 이를 꼭 성공시켜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져 있다. 그동안 다보스포럼에서 영 리더로서 역량을 내보이기도 했다. 반면 차남과 삼남은 경영에 있어 아직 특별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 않다. 삼남 동선 씨는 현재 한화갤러리아승마단 소속 승마선수다.

한화그룹, 장남 김동관 독주체제 속 ‘숨고르기’ 기사의 사진



◇10년전부터 후계구도 준비=장남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은 현재 ㈜한화 지분 4.4%인 33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차남 동원 삼남 동선씨는 각각 1.67%인 125만주를 갖고 있다. 김 실장이 동생들이 합한 것보다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한화그룹 계열사 지분 확보는 지난 2003년 10월부터 시작된다. 당시 한화증권은 보유 중이던 ㈜한화 지분 1.99%를 장남 김 실장에게 매각했다. 이어 2004년 9월에는 ㈜한화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김 실장와 두 동생인 동원, 동선 씨에게 매각하며 3형제 지분을 늘려나갔다.

또 김 회장은 지난 2007년 이들 3형제에게 ㈜한화의 주식 300만주를 증여했다. 당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는 세 아들에게 각각 150만주, 75만주, 75만주 등 총 300만주를 증여했다. 당시 시가로 총 2022억원 어치다.

김 회장이 한화의 주식을 장남에게만 특별히 많은 주식을 증여한 것을 두고도 차기 후계자로 김 실장이 낙점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3형제는 또 2005년 6월엔 적자기업이던 한화S&C 지분 100%를 3형제가 각각 확보했다. 장남 김 실장은 50%를 갖고 있고 차남과 삼남은 각각 25%씩을 확보했다.

비상장 계열사 한화S&C의 지분 100%를 아들들에게 넘긴 김 회장이 추후 한화S&C를 자산승계용 고리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회장과 가족들이 한화를 지배하고 한화는 한화건설과 한화케미칼을 지배하고 있으며 한화와 한화케미칼, 한화건설이 대부분의 계열회사를 지배하는 형태다.

김 회장의 한화 지분율이 22.65%에 달하는 데 비해 세 아들의 지분율은 장남 동관 씨가 4.4%, 차남 동원 씨와 삼남 동선 씨가 각각 1.67%에 불과해 그룹을 장악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상황.

따라서 한화S&C가 한화의 지분을 계속적으로 매입해 실질적 지주회사가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후계구도 0순위인 장남 김 실장은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곧바로 공군통역장교에 자원해 군 복무를 마쳤다.

지난해 8월 한화큐셀로 자리를 옮겨 태양광 발전사업 영역 확대와 신시장 개척 등 중책을 맡고 있다. 2010년 8월에는 중국의 솔라편파워홀딩스를 인수해 한화솔라원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지난해에는 독일의 큐셀을 인수해 세계 3위의 태양광 셀생산능력을 보유하는 등 명실상부 태양광 메이커로 올라섰다.

앞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발전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신시장 개척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김 실장에 대한 승계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승연 회장의 패기, 3세까지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지 33년이 지났다. 김 회장은 재계에서 2세 경영의 성공적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며 뛰어난 경영 수완을 보여줬다.

김 회장의 선친인 故 김종희 창업주는 군수산업으로 지금의 한화그룹의 토대를 닦았다. 국가를 일으켜 세우는 일에 사명감을 가졌던 김 창업주는 이리역 폭발사고가 발생하자 모든 책임을 지고 그룹 전체를 내놓겠다는 선언까지 했었다.

김 창업주는 원산상업학교를 졸업해 조선화약공판에 입사, 이후 1952년 부산 피란 시절 한국화약(오늘날 한화)을 창업했다. 이를 바탕으로 무역과 건설, 정유, 기계 등 기간산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오늘날 한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 회장은 그런 선친의 정신을 이어 받았다. 젊었던 2세 경영인 김승연 회장은 과거 한양화학을 인수하며 그의 두둑한 뱃심을 세상에 내보였다. 특유의 협상력으로 불안하게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을 잠재우며 ‘김승연 체제’를 안정시키고 이후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외환위기 당시에는 생존을 위해 많은 계열사를 정리해야 했다. 당시 구조조정으로 많은 직원들이 일터를 잃게 되자 사내방송에서 “선대 김종희 회장이 한화를 창업한 이래 이런 대규모 구조조정은 없었다”면서 “나는 그들의 가정에 많은 고통을 준 가정파괴범이며 만일 내가 경영을 잘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란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시 기업을 살리기 위해 경영권 포기각서까지 마다 않았던 일화는 유명하다. 선친의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제 그 정신이 3세 경영인에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아직 형제간 어떤 불화도 없는 한화家가 출혈 없이 안정적인 후계자 승계를 이어갈 수 있을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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