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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 중시’ 한진家 역사, 3세 승계에도 영향?

‘장자 중시’ 한진家 역사, 3세 승계에도 영향?

등록 2014.01.29 07:32

수정 2014.01.29 12:37

정백현

  기자

한진그룹 오너가의 가풍은 유교적 경향이 강하다. 그 경향을 볼 수 있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장자 상속 우선 원칙’과 ‘아들 중시 원칙’이다.

1920년 서울에서 태어난 정석은 8남매 중 차남이다. 위로 형(고 조중렬 전 한진건설(현 한진중공업) 고문)이 한 명, 아래로 여동생 네 명과 남동생 두 명(조중건 전 대한항공 부회장, 조중식 전 한진건설 사장)이 있다.

㈜한진 등 한진그룹 계열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사진=정석기업 제공㈜한진 등 한진그룹 계열사가 입주해 있는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사진=정석기업 제공


정석은 1945년 11월 인천에서 ‘한진상사(현 ㈜한진)’를 창업해 오늘의 한진을 키워냈다. 정석은 홀로 선원 생활을 하면서 번 돈으로 한진상사를 창업했고 어느 정도 기틀이 잡힌 뒤 형과 두 동생들을 그룹 경영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이 있다. 바로 정석의 여동생들이다. 당시 정석의 여동생들은 기업 활동에서 배제됐다. 정석은 남자 형제들이 기업을 이끌고 여동생들은 남편을 내조하는 역할에만 임하도록 했다.

다만 매제들을 경영이나 그룹 관련 사업에 참여시켰다. 첫째 매제인 전윤진 씨는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에서 감사로 일한 적이 있고 셋째 매제이자 학자 출신인 박태원 전 카이스트 이사장은 한진그룹 소유의 인하대학교 총장을 맡은 바 있다.

정석은 4명의 아들과 1명의 딸을 뒀다. 1990년대 중반 수송업을 중심으로 회사의 사세가 넓어지고 네 아들들도 어엿한 중년의 성인으로 성장하면서 정석은 항공·육운, 조선, 해운, 금융 등으로 나뉜 한진그룹의 사업을 아들들에게 떼어줬다.

그룹의 핵심이자 뿌리인 항공업과 육상 운수업은 장남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선업은 차남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해운업은 삼남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 금융업은 막내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갖게 됐다.

정석이 장남인 조양호 회장에게 그룹의 핵심인 항공업과 육상 운수업을 넘겨준 것은 그만큼 장자 상속 원칙을 강조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생전의 정석은 주요 사업에 대해 조양호 회장을 중용했고 여러 현장에 조 회장을 동석시키며 경영수업을 진행했다.

자신의 여동생들을 기업 활동에 내세우지 않았던 것처럼 정석은 장녀 조현숙 씨도 경영 활동에 내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매제들에게 사업 일부를 맡긴 것처럼 판사 출신의 사위 이태희 변호사에게 특별한 임무를 줬다. 대한항공의 법률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이 변호사는 1983년 대한항공 007편 격추사고 등 각종 항공사고와 연관된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이러한 집안의 역사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조양호 회장도 아버지가 활용했던 경영 승계 방법을 자녀들에게 그대로 쓸 가능성이 높다.

조양호 회장은 장남 조원태 한진칼 대표 겸 부사장과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장녀 조 부사장은 2010년 초등학교 동창이자 성형외과 의사인 박종주 씨와 결혼해 얼마 전 쌍둥이 아들을 낳았고 30대 초반인 차녀 조 전무는 아직 미혼이다.

창업주 정석이 해외 출장 때 젊은 시절의 조양호 회장과 자주 대동했던 것처럼 조양호 회장 역시 아들 조원태 부사장과 해외 출장에 나서고 있다.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조원태 부사장이 향후 경영권 승계에 한 발 더 다가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계열사 지분 경쟁에서도 조원태 부사장이 여자 형제들보다 근소하게 앞서있다. 세 남매의 계열사 지분율은 대부분 같다. 그러나 세부적인 주식 숫자에서는 조원태 부사장이 가장 많고 조현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 순으로 차이가 갈린다.

다만 세 자녀들의 계열사 지분이 대부분 1% 안팎이라는 점이 향후 경영권 승계에 있어 적잖은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관계자는 “조양호 회장이 아직 젊고 대내외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 후계 승계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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