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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
등록 :
2021-02-23 15:51

수정 :
2021-02-23 16:06

횡보하는 코스피…‘3월 조정설’ 힘 실리는 세 가지 이유

①증시 개미 이탈 ②금리 상승 우려 ③백신 기대감 이미 반영
강세장 꺾인 코스피…“단기 조정 불가피…실적 기반한 투자해야”

2월 들어 코스피가 3000선에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침없는 랠리를 이어가던 1월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기관의 매도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그간 증시를 떠받치던 개미들의 이탈도 빨라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대세 조정은 아니라고 보면서도, 실적에 기반한 투자전략 다변화는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3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0.31%(9.66포인트) 내린 3070.09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초 3056.53에 출발한 지수는 지난 16일 3163.25로 고점을 찍은 뒤 3000~3100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월초대비 고점까지 상승폭은 3.49%에 그친다. 지난 1월 8.98%의 상승폭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1월 22조 사들인 개미, 2월엔 비트코인 ‘기웃’=월 코스피에서 눈에 띄는 점은 개인 자금의 이탈이다. 개인 투자자는 지난 1월 한달간 코스피에서 22조3338억원을 순매수했지만 2월엔 6조357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월말까지 3거래일이 남긴 했지만 1월에 비해 기세가 꺾였다.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지난달 12일 74조4559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현재는 65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개인 자금의 상당 부분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으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은 최근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이 투자 계획을 밝히며 5만7000달러(약 6358만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국내 3대 가상화폐거래소(빗썸·업비트·코인원)의 최근 한 달 거래량이 190조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는 2월에도 이어졌다. 연초 이후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6조2109억원, 기관은 22억6336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작년 12월 23일 이후 39거래일 연속 매도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역대 최장 기간이다. 이 기간 코스피에서 팔아치운 물량만 12조4685억원이다.

◇커지는 금리 상승 그림자…기술주 하락 우려=금리 상승 우려도 발목을 잡고 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4%에 육박하며 연간 전망치 상단인 1.5%에 근접했다.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금리 상승은 주식시장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10년물 국채금리가 1.5%를 넘으면 시장의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은 심화될 수 있고 주식시장에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상승은 성장주 주가에도 위험요소다. 통상 성장주는 미래의 이익을 현재 주가에 반영하기 때문에 이익 할인율인 금리가 오르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이 2% 넘게 빠진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금리 상승이 가져올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원자재 가격 급등, 이에 따른 기업 이익 감소를 야기할 수도 있다.

2월 코스피가 힘을 잃으면서 3월 조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작년말부터 대두된 ‘1분기 조정설’이 2월말을 시작으로 3월부터 본격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백신 기대감이 증시에 이미 반영된 만큼 향후 추가적인 상승 재료가 나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금리가 추가로 상승하면서 업종별 성과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성장주는 큰 폭으로 하락했고 가치주는 상승했다”며 “재정정책이 어느 정도 규모로 나올지,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로 용인할지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조정은 불가피…무리한 포트폴리오 수정은 ‘독’”=전문가들도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식 시장의 중장기 방향성이 훼손된 것은 아니며 추세적인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급등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만큼 단기조정의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식시장이 단기 과열국면에 위치해 있다고 해도 중장기 추세는 지속될 것이란 믿음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조정 국면에서 무리한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작년 4월 이후 11개월동안 섹터별 월간 수익률을 보면 배터리 중심의 소재, 플랫폼 중심의 정보서비스 기업이 주도업종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같은 주도업종은 조정 이후에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인 높다는 분석이다.

그는 “일부에서는 가치주 또는 중소형주로의 전환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것으로 보지만 이번 조정국면을 거치고 맞이할 확장국면에서도 강세장을 주도했던 업종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무리한 로테이션 전략은 실수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 상승으로 주식 시장이 대세 조정세로 진입하는 두려움에 갇히기 보다는 실적장세에 진입하며 투자전략 변화가 더 중요하다”며 “우선 급격한 포지션 변화를 경계하면서도 이익 성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그린에너지, 미디어·엔터 업종의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밝혔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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