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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생존’ 발목 잡는 창업주 일가의 굴레

이상직 조카인 자금담당 간부,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
이 의원 일가와 전·현직 경영진도 검찰 수사대상 올라
법원, 이달 중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경영공백 우려
두 차례 무산된 M&A, 오너가 논란·정치적 리스크 작용

그래픽=박혜수 기자

생존법 찾기에 번번이 실패한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창업주 일가 논란까지 맞닥뜨리며 위기가 고조되는 분위기다.

창업주 일가의 소극적인 고통분담과 불법 논란, 정치적 리스크 등은 직전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더해 횡령·배임혐의까지 제기되면서 정상화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항공업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전주지검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횡령) 혐의로 이스타항공 간부 A씨를 구속했다.

이스타항공 재무팀장으로 자금관리를 맡아온 A씨는 창업주 이상직 무소속 의원의 조카로, 2017년 이스타항공의 장기차입금 조기 상환해 회사 재정에 안정성을 해치는 등 회사와 직원에게 금전적 손실을 끼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스타항공 노동조합과 국민의힘 등의 고발로 이번 수사에 착수했다. A씨는 경영진 고발 사건의 피고발인 중 한 명으로, 검찰은 수사 중 위법행위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최근까지 이스타항공 경영진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고 압수수색을 실시한 점은 경영 정상화 차질 가능성을 키우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 의원 자녀가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 주식을 헐값으로 매입한 의혹과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임직원을 상대로 이 의원에 대한 후원금 납부를 강요한 의혹, 회사가 기업회생 절차에 이른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영진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된 만큼, 이 의원은 물론 전·현직 경영진도 검찰의 칼날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이 의원을 A씨의 공범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 경영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8일 최종구 사장의 갑작스러운 대표이사 사임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최 사장은 이 의원이 한 때 경영한 KIC그룹에서 인연을 맺은 최측근이다. 신임 대표에 오른 김유상 부사장도 이 의원 측근이다. 김 부사장은 이 의원이 19대 국회에 활동할 당시 보좌관 출신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4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에 법원은 이스타항공에 대해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회생절차 개시 여부는 이르면 이달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이스타항공이 가입한 항공동맹의 적절한 활용, 이스타항공 보유 보잉사 B737-800 맥스 기종의 운영 재개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에 따른 여행 수요 기대감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법원을 설득하고, 회생절차를 이행하려면 윗선 경영진의 역할과 임무가 중요하기 때문에 ‘컨트롤타워’ 부재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이스타항공은 앞서 두 차례의 매각 과정을 밟았지만, 모두 무산됐다. 경쟁 LCC인 제주항공과 추진하던 합병작업은 작년 7월 최종 결렬됐다. 당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이 미지급금 해소 등 선결조건을 완수하지 않았다며 계약을 파기했다. 대주주인 창업주 일가가 고통분담을 회피하고 있고, 이 의원과 이스타홀딩스 편법 증여 등 각종 논란에 대해서도 거부감을 드러냈다.

최근까지 이어진 호남 기반 중견기업과의 재매각 협상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 상환 압박 등 내부적 요인과 이 의원을 둘러싼 정치적 리스크 등 외부적 요인이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6월 말 이스타항공 임금 체불과 편법 증여 논란이 불거지자 오너가가 보유한 이스타홀딩스 지분을 모두 회사 측에 헌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는 이스타항공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지분헌납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의원 일가는 여전히 대주주다. 추가적인 사재출연도 없었다.

업계 안팎에서는 끊임없는 구설과 잡음에 시달리는 이스타항공이 새 인수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 회복 시기가 불투명하고, 이 의원 일가와 얽히는 것에 대한 잠정적인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게 한 관계자는 “오너가는 이스타항공에서 완전히 손을 뗐고, 남은 경영진마저 상황이 좋지 않다”며 “직원들은 회사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며 상당한 희생을 감내하고 있지만, 낙관적인 결말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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