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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손실보상제 급물살…‘재원 어떻게’ 난감한 기재부

정총리 “기재부의 나라냐”…‘자영업 손실보상’ 법제화 지시
김용범 “그런 뜻 아니었다” 해명…“손실보상법 충실히 준비”
홍남기 “재정은 위기상황서 최후의 보루지만 화수분 아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일 오후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최근 부동산 시장상황 점검 결과 및 대응방안’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정세균 국무총리가 자영업 손실 보상제 법제화를 추진하라고 기획재정부에 공식 지시했다. 기재부는 일단 수긍했지만, 손실보상 법제화에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고 기준 설정도 복잡해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정 총리는 2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기재부를 향해 자영업 손실보상제에 대한 법적 제도개선을 공개 지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공감대를 이뤘다며 직접 의지를 밝힌 자영업 손실보상제에 기재부가 부정적 기류를 보이자 제동을 건 것이다.

정 총리는 전날 손실보상제 법제화 방침에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법제화한 나라는 찾기 어렵다”며 우회적 반대 의사를 밝히자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고 격노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총리는 이후 연합뉴스TV에 출연해 김 차관을 겨냥 “개혁 과정엔 항상 반대 세력, 저항 세력이 있지만 결국 사필귀정”이라며 질타했다.

이날 정 총리 옆에 배석했던 김용범 차관은 회의가 끝난 뒤 정 총리에게 다가가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해명했다고 한다. 김 차관은 이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선 “총리 지시 말씀대로 준비를 충실히 하겠다"며 "손실보상을 제도화하는 방안을 상세히 검토해 국회 논의 과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반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해외 제도를 소개하고, 취지가 그게 아닌데 대외적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비춰졌다”고 했다. 김 차관은 “그 뜻이 아니었다”고 거듭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2일 “부처 간, 당정 간 적극 협의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홍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린 글에서 “혹여나 입법적 제도화와 관련해 재정당국으로서 어려움이 있는 부분, 한계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알려드리고 조율하는 노력을 최대한 경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결국 백기를 들었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손실보상제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직전 년도 대비 손실액의 50~70% 보상(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 최저임금ㆍ임대료의 20%를 지원하는 방안(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법안으로 나오고 있다.

문제는 재정이다. 민 의원이 제안한 안의 경우 정부가 보상하는데 월평균 24조70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했다. 민 의원은 집합 금지, 영업 제한 기간을 4개월로 가정했는데 총액은 98조8000억원에 이른다. 강 의원의 법안의 경우, 한 달 1조2370억원, 연간으로는 14조8440억원이 필요하다.

코로나19 피해를 정확하게 산출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업체별로 매출액 증감폭이나 임대료·인건비 같은 고정비 등이 다양해 모든 자영업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자영업자 매출이나 소득을 파악하는 데도 불투명한 점이 많다.

홍 부총리는 “영업제한 손실보상에 대한 입법적 제도화 문제와 관련해 이미 몇몇 의원이 입법 초안을 제시한 상태이기도 해 기재부도 어떠한 형태로든지 대응이 필요하다고 보고 내부 점검을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서는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어서 정말 짚어볼 내용이 많았다”며 “제도화 방법은 무엇인지, 외국의 벤치마킹할 입법사례는 있는지, 누구에게 얼마를 지급하면 되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 소요 재원은 어느 정도 되고 감당 가능한지 등을 짚어보는 것은 재정당국으로서 의당 해야 할 소명”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재정이 국가적 위기 시 최후의 보루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명제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다만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기 때문에 재정 상황, 재원 여건도 고려해야 할 중요한 정책변수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분들의 아픔을 최대한 헤아려 영업제한 손실보상 제도화 방안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고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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