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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피아 CEO’ 사라진 금융지주 빅5, ‘문민 CEO 시대’ 개막

‘관피아 CEO’ 사라진 금융지주 빅5, ‘문민 CEO 시대’ 개막

등록 2020.12.22 13:57

정백현

  기자

농협금융, 차기 회장 후보에 손병환 은행장 낙점금융지주 CEO 빅5 전원 전직 은행장 경력 갖춰각 그룹별 상황 맞는 ‘자율경영’ 성과 창출 기대

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자. 사진=각 사 제공사진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자. 사진=각 사 제공

그동안 전직 금융·경제 관료들의 자리로 여겨졌던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순수 민간 금융인인 손병환 농협은행장이 선임되면서 국내 금융지주 빅5가 전직 관료 없는 ‘완전 문민 CEO 시대’를 맞게 됐다.

농협금융지주는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 회의를 열고 손병환 현 농협은행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다. 손 후보자는 올해 안에 이사회 보고와 임시주주총회 의결 등의 잔여 절차를 거쳐 오는 1월 1일 농협금융 제6대 회장으로 취임한다.

순수 민간 금융인 출신 농협금융 회장 선임은 금융권 안팎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의 신용-경제 분리 이후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했으나 금융지주 회장은 초대 신충식 전 회장 퇴임 이후 줄곧 전직 관료 출신들이 꿰찼다.

농협 출신 인사였던 신충식 전 회장은 2012년 3월 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하자 초대 지주 회장과 농협은행장을 겸직했다. 그러나 취임 후 불과 3개월이 흐른 그해 6월 돌연 농협은행장만 맡겠다면서 지주 회장직을 내놨다. 그리고 2013년 말 농협은행장에서도 내려왔다.

이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에서 고위직을 지냈던 전직 관료들이 회장으로 내려와 농협금융을 맡았고 다른 조직으로 자리를 옮겨 논란이 되기도 했다. 실제로 임종룡 3대 회장은 금융위원장으로, 김광수 5대 회장은 은행연합회 회장으로 사실상 ‘영전’했다.

신충식 전 회장이 불과 3개월 만에 사임한 것을 고려한다면 최소 2년의 임기가 보장된 손병환 회장 후보자는 실질적인 최초의 민간 금융인 출신 농협금융 회장으로 볼 수 있다.

금융권에서는 대체로 손 후보자의 농협금융 회장 선임을 반기고 있다. 서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금융지주가 지난 2019년 빅5 체제로 재편된 후 5명의 금융지주 회장 모두가 순수 민간 금융인 출신으로 꾸려진 것은 처음이다.

순수 민간 금융인 출신 CEO로 인사 구도가 짜인 만큼 당국으로부터의 관치금융 논란을 차단하고 시장 본연의 자율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전직 관료가 사라짐에 따라 민간 금융권과 ‘관피아’의 연결고리가 사실상 끊어진 만큼 금융회사들이 자체적으로 각 그룹의 특성에 맞는 경영으로 성과를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민간 CEO 시대 회귀가 환영받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지주 회장 5명이 나란히 각 금융지주의 자회사 은행장 경력을 갖춘 만큼 은행 중심으로 이뤄지는 금융지주의 경영 성과 극대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농협금융 내부에서는 손 후보자가 그동안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에서 디지털 뱅킹 인프라 구축에 남다른 성과를 냈던 만큼 ‘언택트 금융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 성과가 나오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한편 금융지주 CEO 빅5 중에서 농협금융 회장의 공석이 채워짐에 따라 내년 3월로 김정태 현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하나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하나은행장을 지낸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을 여전히 유력한 김 회장의 후계자로 꼽고 있지만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로 인한 징계와 법정공방 리스크가 있어 다른 후보군들도 서서히 언급되고 있다.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대표 겸 부회장과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국외사업부문 부회장을 비롯한 자회사 CEO급 인사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외부 출신 인사들이 후보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도 있지만 실제 회장에 오를 확률은 낮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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